아침 햇살은 변함없이 쏟아져 내려온다. 

두터운 구름에 가려졌다 다시 나왔다를 반복한다. 

빛이 있냐 없냐에 따라 사진의 느낌이 달라지듯 기분도 좀 오르락 내리락이다. 

우선 기분 좋은 사진 한 컷부터 올리면서 기운을 끌어올려 이 끄적임을 이어나가 보련다. 

고개를 들고 올려다 본 시각이다. 빠알간 단풍잎이 희멀건 하늘을 덮어준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왜, 어찌하여, 

아침 8시에 이같은 풍광을 눈으로 보고 사진으로 찍어 남길수 있었는가? 

이것은 학교 구내 식당 실내에서 취식할 수 없다는 학교측 공지에서 비롯되었다. 

8일부터 14일까지 온라인 수업을 했지만 기숙사 단지 내 식당은 정상 이용이 가능했었다. 

14일 저녁 9시 반(저녁 수업은 9시 5분에 끝남), 반급 단체방에 반장이 학교측 공지를 전달했다. 

[15일부터 실내 체육시설 사용 금지, 구내 식당 실내 취식 금지, 매일 핵산검사.] 

학교가 소재한 도시 구역에 [중급  위험도]로 판정된 장소가 생긴 탓에 학교를 포함한 구역 기타 장소들이  [저급 위험도]로 되었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이런 상태 유지하지? 확실한 답은 없다. [중급 위험도]에서 [일상화 관리]로 돌아가야만 가능하다. 

어제 밤 중의 기막혔던 기분은 한잠 자고 난 아침이 되니 절반이 해소된 듯 했다. 

(그러니 사람은 잠을 잘 자야 한다. 잠을 잘 자는 것도 삶의 복이라 누군가 그러드라.)

그래서 오늘 조식 체험을 사진으로 기록 할 기분이 있었다. 

(에세이 탈을 쓴 사진 일기)

조식을 먹는 학생들이 앉아있어야 할 테이블과 의자는 갈길을 가로막고 공간을 분리하는 바리케이트가 되었다. 

학생들은 마스크를 쓴 채 줄을 서서 조식을 비닐주머니로 포장해 구매해간다. 나도 그 줄에 섰다. 

실내 취식이 안되니 구내 식당을 이용하러 온 학생수도 전에 비해 적어진 느낌이다. 

(개학 후부터 매일 아침 활기차게 북적이는 학생 식당에서 해결한 나로써는 이 광경이 더 서글픈듯…)

이렇게 죽 한그릇에 작은 뽀즈 하나에 계란 후라이를 넣은 기름떡을 사들고 걸었다. 

(학생들이 하루 세끼 모두 포장해 간다면,,, 이런 비닐, 플라스틱 쓰레기는 또 얼마나 더 많이 쌓일가…)

기숙사 룸메는 아직 꿀잠 중인데 부스럭 거리면서 먹기도 무엇해서 어디에서 먹을가 고민을 하다가 

눈 앞에 보인 광경,,, 나도 저 공간의 일부가 되기로 바로 결정하고 서슴없이 동참했다. 

단풍잎 아래 조찬이다!!! 실외 취식은 옹기종기 가능하네~ 

자리 잡고 앉아 올려다 본 풍광이 이 글의 맨 첨에 올린 단풍잎 사진이다. 

앞에는 가방 멘 남학생들이 한두마디 대화하면서 조식을 먹고, 

뒤에 앉은 해피 스마일 양말 신은 여학생은 노트북을 펼치고 보면서 조식을 먹고 있다.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아주 잠깐, 아주 잠깐 들었다. 그러다가… …  

그러다가 쪼그리고 앉아 취식하는 어린 여학생 두 명의 모습을 보고… 

아… 웃프다… 별것 아닌데, 그냥 생생한 현실을 다시 직시하면서 후다닥 조식을 다 먹었다.  

낭만이란 필터를 내 눈에 장착했는지… 

메마른 현생을 육감적으로 보내려고 “낭만”을 남용했는지… 

빛이 내리쪼이면 찬란해 보인다. 빛이 사라지면 차가워 보인다. 

같은 시점에서 찍은 두 사진이 빛이 있고, 그림자가 없고에 따라 이토록 다르다.

보는 시각의 차이라고는 하지만 빛이 들어오고 말고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침 시간의 이같은 소소한 체험을 공유해야 겠다. 

내가 “단풍잎 아래 조찬”을 했던 공간을 다시 돌아보면서 풀샷 하나 남겼다. 

해피 스마일 양말 신은 여학생은 여전히 노트북을 열심히 보고 있다. 

기숙사에 돌아와 글을 쓰려니 쉽지 않다. 

새벽에 잠든 룸메가 10시까지 쌔근쌔근 잠자는 소리에 잠자는 공간의 분위기에 정신이 맑아지질 않는다. 

다행히, 다행히 도서관은 갈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책가방을 메고 나왔다.

씩씩하게 걸으면서 산소를 들이키면서 상쾌함을 다시 장착한 후 도서관 자습공간 책상 앞에 자리 잡고 앉았다. 

이 글을 써내려 오면서 점점 차분해 진다. 

책 읽고, 글 쓰고, 공부하는 일상을 감사한 맘으로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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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작가님의 심경이 너무 공감됩니다. 4.5월 상해전체가 록다운되였을때. 하루에 한번 핵산검사땜에 밖에 나갈수 있었는데. 그때 쇼취안에서 흩날리던 벚꽃과 빠알갛게 망울진 해당화와 아파트단지에 피여있는 들꽃을 보면서 소소한 낭만을 느꼈습니다. 요새는 바람에 실려오는 계화꽃향기에 마음이 설레이구요.
    우리 함께 화이팅!

  2. 사진으로 보여지는 대로 말하자면 ㅋㅋ. 올려다본 단풍잎, 해피 스마일 양말 신은 여학생, 투고한 죽과 뽀즈를 담은 비닐봉투, 빛이 있고 없는 시각의 차이…. 등 gookaa님 시선이 머무르는 곳들과 순간순간들은 참 여유로움(?)이 느껴집니다. 하하, 물론 학업이 빡셀것이고 압력도 있을것이지만, 할건 하면서 또 이런 순간들을 즐기는 모습. “학교로 돌아가서 학원생활 다시 할수만 있으면 이렇게 하리라…” 라는 저의 생각들과 일치해서 말해 봅니다. ㅋㅋ 계속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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