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무를 한동안 지켜보았다. 올린 글들을 보다보면 매우 품격있고 젊음의 생기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이렇게 멋진 사람들이 모여서 소통하는 공간이 있어서 감동이다. 그래서 나도 나의 첫 에세이를 게재해본다.)
여러분들의 맛집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깔끔한 사진에 재치넘치는 글귀, 줄이 쭉 늘어진 웨이팅 등등이 있겠다. 나는 최근 한편의 영화처럼 디렉팅이 되었던 식사경험을 한적이 있다. 저자는 한국에 거주하고 있고 분당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다. 회사들이 즐비한 이거리는 저녁이 되면 회사인들이 술한잔 기울이며 회포를 푸는 풍경을 볼수 있다.
어느날 우리 차장님하고 대리가 엄청난 숨겨진 술집을 "뚫었"다고 한다. 요리가 너무 맛있는건 물론이고 심지어 예약도 안되고 일행 4명 이상은 같이 못들어가고 가고 테이블 나눠 쓰지도 못한다고 한다. 뭐 이런 술집이 다있나라고 생각하면서 나름 궁금하고 기대가 됐다. 차장하고 대리는 연속이틀 다녀가시고 서비스전이 이렇게 나온다며 친절하게 사진까지 보내준다.
며칠후 우리는 그 술집을 가기로 약속했고 대리는 퇴근 10분전 부터 나를 다그친다. 그 술집은 인기가 많아 퇴근 땡하면 나가야 된다고 한다(ㅋㅋㅋ). 나도 빠르게 업무를 마무리하고 차장, 대리 그리고 나 이렇게 우리회사 드링킹 클럽 3인방이 뭉쳐 술집을 재탐방했다 
술집이름은 밥상술집이라고 좁은 골목에 들어있었다. 너무 눈에 안띄여 진짜 여기사람 아니면 신경 하나 안줄 정도다. 어릴때 퇴교후 PC방을 쌩하고 가는 학생들마냥 술집을 총총해서 갔더니 자리는 넉넉하였다. 테이블은 7개 정도이고 깔끔해보이지도 않고 메뉴도 우리가 다 봤을법한 평범한 메뉴였다.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예고편을 들어서 아쉬움은 없었다. 하지만 그중에 벽에 붙어있는 패기있는 문구들이 내 눈길을 끌었다. 문구들을 읽다보니 손님이 최우선이 아닌가? 여긴 뭐가 이렇게 당돌하지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 문구들은 이러하였다.
- 5인미만 환영합니다. 테이블 붙이기 사절! 일행 따로 테이블 잡고 앉기 사절입니다!
- 저희 업소는 남은 음식을 절대로 재사용 하지 않으며, 물통 등도 돌려쓰지 않습니다.
- 다른 손님에게 불편함을 줄수 있는 심한욕설, 과한 애정표현은 자제부탁드립니다.
- 영업시간은 오후 5시부터 새벽 1시까지 입니다.
- 저희집은 안주가 요리입니다. 시간이 조금 더 소요됩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아깝지 않도록 정성껏 만들고 있습니다.
두분이서 식당을 운영하셨고 서빙하는 이모는 들어가자부터 손에 무언가를 찔끔짜준다. 방역을 위한 손소독제인줄 알았는데 식전위생을 위한 핸드워시였다. 손을 깨끗하게 씻고 우리는 계란말이, 골뱅이 무침, 오뎅탕을 시키고 소주 두병을 시켰다. 기다리는 동안 아니나 다를까 금새 손님들로 자리를 꽉 채웠다. 조금만 늦었어도 자리하나 잡기 힘들었겠다. 대리가 얘기 하기를 여기는 음식이 늦게 나온단다. 하지만 여기서 음식을 기다리는 손님들은 지극히 당연하다는듯이 평온하게 대화를 이어가며 차분함을 잃지 않는다. 이런 상황은 안봐도 비디오다. 재방문 고객들로 이루어진 소위 말하는 나만 알고싶은 식당이다. 알쓸신잡을 보다가 유시민 작가 자신은 제주도에서 맛집을 찾을때 제주도 현지 차량이 많이 서있는 식당에 간다고 하였다. 사실 나도 블로그에서 찾아서 줄서서 먹었던 식당보다 현지인이 추천한 화려하지 않은 식당에 만족감을 더 느낀다.
우선 서비스로 단품으로 팔아도 될만큼의 큰 전이 나왔고 음식도 일찍가서 너무 늦지 않게 나왔다. 계란말이 속은 반숙이였고 치즈와 데리야끼소스에 하모니를 이루어 입에서 채씹기도전에 목으로 넘어갔다. 여기에 약간의 느끼함을 중화시키는 소준한잔에 피로를 풀어주고 행복감이 몰려온다. 이모가 골뱅이 무침을 들고 오는데 넉넉한 양에 입이 뜨악해졌다. 위에는 각종야채들이 산처럼 수북히 올라가있었고 젓가락으로 한번 떠올렸는데 소면이 용암처럼 꾸물거리며 올라온다. 맛또한 강하지 않아 자꾸 흡입하게 되었고 사근사근 씹히는 야채와 배가 감칠맛을 돋구었다. 이모는 중간중간 테이블 돌아다니면서 오늘 요리가 괜찮은지 확인한다. 평범한 메뉴지만 색다른 느낌이였고 다른 요리들은 또 어떠한 즐거움을 선사해줄까 궁금해졌다. 지인분들의 예고편과 같은 소개, 가게 인테리어, 주위 손님들, 식당주인 등이 스토리가 되어 기대-의심-의아함-만족-행복 등 여러 감정선을 자극한 반주를 겸한 식사였다.
맛집의 탄생은 여러가지가 있다. 유명블로그나 리뷰를 이용한 퍼포먼스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 식당은 화려하지 않다. 심지어 요구사항도 많고 영업시간도 짧다. 식당을 경영하는 분들이 모든 퍼포먼스적인것들을 줄이고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핵심으로 여기는 가치에 집중을 한것이다. 그리고 단골손님과 식당경영을 하시는 분들이 함께 퍼포먼스를 완성하였다. 언제나 선택과 집중은 중요하고 필요한것 같다.

음식이 친절해서 가게가 패기있는거였군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손님도 욕심내어 많이 안받고 우리는 우리를 알아주는 손님을 위해 요리를 해준다 이런 느낌이 인상적이였습니다~!
그런 맛집 인상적이지요. 계속하여 패기있는 에세이들도 기대합니다~
군침이 도는군요~ 저도 꼭 한번 가보고 싶어요!
잘 읽었습니다.
선택과 집중 — 이 중요하고 필요한 것을 몸소 실천하는 용기와 여유를 가진 분께서 운영하는 술집인가 봅니다.
어쩌면 골목 안의 작은 가게라 유지 가능하고 또 요즘처럼 바삐 돌아가는 세상에서 손님들에게 스스로 찾아가고, 기다리고, 맛보는 오붓한 모임에 흔쾌히 시간을 투자하는 체험을 준 것이 이 술집이 제공한 또 다른 별미인 듯 싶습니다.
자고로 공들인 것은 소중하니깐요~
공감합니다 ㅎㅎ
우리 모두가 한두곳 정도는 가지고 있을만한 맛집에 대한 실제 경험담, 재밋게 잘 읽었습니다. 용암처럼 올라오는 소면, 기회가되면 꼭 먹으러 가봐야겠습니다 하하
네 평범한 메뉴를 맛있게 하는 가게입니다. *^^*
오호~ 술이 잘 넘어갈 것 같은 가게네요! 지인들과 함께 갈 수 있는 단골가게가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인것 같습니다.
자기만 알고싶은 가게가 있다는건 소확행인거 같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