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 캉캉을 볼 수 없었다.
집을 들어서는 순간 캉캉은 1층과 지하 사이 계단 틈새로 나를 유심히 바라보다가 내가 "캉캉아~" 라고 부르니 인츰 알아보고 그제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나를 반긴다.
"언니를 잊지 않았소? 언니를 알아보우야?"
캉캉은 흥에겨운 몸짓으로 퐁퐁 뛰면서 맞장구친다.
요것이 내가 여태껏 고생한 것을 아는지 내 옆에 오기만 하면 손등과 팔목을 한참 핥아 준다.
캉캉은 엄연히 말하면 나보다 10살 어린 동생의 반려견이다. 대학교 입학을 위해 나는 북경에 가게 되었고, 항상 나의 꼬리표였던 동생은 언니와의 이별을 처음 겪게 되었다. 나는 동생이 눈에 밟혀 마침 친한 친구집 반려견이 새끼를 낳았다는 소식을 듣고 한마리를 분양해도 되는지 여쭤보았다. 친구는 막내 푸들이 남았는데 코가 검정이 아니라 옅은 갈색이고 체형도 아담하지 않고 조금 길쭉하여 형제들 사이에서도 외톨이 신세라 괜찮겠냐고 물었다.
내 눈엔 이쁘기만 했다.
그렇게 나는 북경으로 떠나기 전에 동생한테 캉캉이를 선물로 주었다. 9살 넘짓한 동생은 감격스러운 얼굴로 살포시 캉캉을 쓰다듬었다. 캉캉의 이름은 아버지가 동생 이름에서 "강(康)"의 한자를 따와 지은 것이다. 이렇게 캉캉은 동생의 분신이자 꼬랑대(꼬리표)가 되었다.
어느덧 11년이 지났고, 현재 우리 캉캉은 노견에 가깝다. 그동안 나는 가끔 방학에나 집으로 돌아와 며칠동안 캉캉과 놀아주곤 했다.
그러다 코로나로 인해 지난 3년 동안 한국에 머물면서 언뜻 "캉캉이 기억 속에 내가 없어지면 어떡할까?" 이런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동생이 한국으로 놀러 왔을 때 우리는 홍대 점집에서 캉캉이가 나를 여전히 기억하는지 재미삼아 여쭤보았다. 점집 선녀는 당연히 기억한다고 말했고, 동생과는 서열이 비슷하여 애증의 관계지만, 언니에 대해서는 늘 측은한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내가 잠을 잘 때 나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본적도 많았다고 말한다. 재미로 보았던 캉캉의 신점이 자매의 눈물샘을 터뜨리고 말았다.
3년이 지나도 여전히 가족으로 기억하고 있는 캉캉이를 보며, 맘속 한구석이 뭉클해진다. 얼마나 할 말이 많고 할 수 없는 말이 많았을까.
나는 동생과 묻는다.
"캉캉은 왜 문뜩 문뜩 내 얼굴을 지긋이 쳐다볼까?"
"그게 얘가 나이 들어서 자꾸 보는거래, 사람 얼굴 기억하려고.."
"근데 왜 이런 눈빛으로 볼까?"
(동생한테 사진 보여줌)
"어머 왜 언니 볼 때는 뭔가 슬퍼??"
(동생 또 눈물샘 터짐)
캉캉아.
도대체 너는 나의 눈에서 무엇을 읽어낸거니?
언니를 바라보는 캉캉
강아지밥 헛주지 않았음다에 ㅎㅎ
에 ㅎㅎㅎ
캉캉이를 보고 생각난 그것은 나의 외할머니의 눈빛.
아련하다고 해야할까..인자하다고 해야할까
저의 친정 부모님의 반려견도 푸들, 캉캉이랑 같은 털색임다~
나이 8살, 이름은 곰돌이 ㅎㅎㅎ
곰돌이 이름 너무 귀여운거 아님까???ㅎㅎㅎ 부모님 사랑을 듬뿍듬뿍 받을 것 같아요!
완저~~ 나랑 동생이 다 고향집에 없으니까 부모님 사랑 독차지함다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