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받는 느낌이야, 너한테.
그게 딱히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나도 알수가 없어.
소리없이
조용히
빈번하게
자꾸 자꾸 요즘 그런 생각이 들었을뿐이야.
자고 깨나면
거실 소파 곳곳이 터져있고
솜뭉치가 온 바닥에 날아다니고
오줌은 패드 밖으로 젖어있고
책상 의자 밑은 다 갉아먹혀 가늘어지고
신발은 너덜너덜해지고
구석에 옮겨진 똥은 말라서 부스러져있고
멘붕 온 나를 빤히 쳐다보고
꼬리를 흔들던 니 모습이 거의 잊혀져가는 걸 보니
내가 위로받을 때가 온 거 같기도 하고..
너무 점잖아진 너를 보면
웃기고 안쓰럽고 그래서 더 괴롭히고 싶고
가끔은 좀 까불고 나에게 반응을 해줬으면 싶기도 해.
그땐 너한테
소리도 질러보고
훈육한답시고 구석에 벌도 세우고
나 혼자 울기도 하고..
그랬었는데.
이젠 내가 울고 있으면
내 옆에 붙어 앉아있어주고
스트레스로 우울해하면
그 억울한 눈빛으로 나를 빤히 쳐다봐주고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있으면
창문유리틈으로 미리 반기기를 하고
집청소를 해놓으면
모든 정리된 물건이 대부분 제자리에 있고
심심해서 건드려 놓으면
인형처럼 눈만 껌뻑껌뻑
한숨만 폴폴
가끔 귀찮으면 트림도 하는 니가
정말 킹 받아서
사랑스럽다는 생각까지 들어.
산책 자주 못 나가도 체념하고
너를 옆에 두고 맛있는 걸 맨날 먹어도
자기한텐 차려지는 게 없다는 걸 알아버린
니가 불쌍해
요즘은 피곤하면
너를 베개삼아 베고 누워있는 게 내 낙일 정도로
너는 무덤덤해졌지
마음이 힘들때
니 귀를 만지고 있으면
피로가 풀려
너는 근데 왜 내가 귀를 만지면
눈을 감고 잠을 청하는지 궁금해
너의 작은 머리통을 만지고 있으면
마음이 평온해져
보들보들한 뭔가가 내 손안에서
포개지는게
위로가 대.
뭐든 훌쩍 크면 어릴때가 그립다는데
나는 솔직히 말야,
지금의 니가 좋아
내가 좀 너무햇지?
2살에 이 정도면 엄청 조숙한거 맞지?
울고 싶은 일이 생기면
너를 베고 우는 습관이 생겼어
말랑말랑한 배가
내가 훌적일때마다
힘이 살짝씩 들어가는데
또 크게 움직이면 내가 놀랄까바
아주 미약하게 움직여주는 게
울다가도 웃음이 나와
그래서 갑자기 막 웃으면
배가 파르르르 떨리면서
머리는 번쩍 들리고
눈은 똥그래지고
암튼 너 욱겨
가끔 너 발다닥 냄새를 맡으면
스트레스가 풀려
꼬순내 같은게 짜증나면서도 중독성이 있는 같애
지난 주말부터
뒷마당에서
저녁이면 맥주 한캔을 마시기 시작했어
그리고 너도 조금씩
홀짝이게 했지
술 맛을 니가 알지는 모르겠지만
여름맥주는 시원한만큼
피로회복제이기도 해
너는 어느새 훌쩍 커 있고
나는 어느새 너한테서 행복을 얻고 있고
고맙다야!
당신의 눈동자에 건베..가 아니라
너의 콧등 얼궈놓기
삐짐 안 놀아줘서.
솜뭉치를 떠받들고 있는 모습 웃겨요. “내 글쎄 또 이랬단데“ 하는 같아요
맞아요 ㅎㅎㅎ 글으 쓸라구 그저 준비자료를 수집햇지요
위로가 필요한 당신을 글자 몇개로라도 위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