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12월이다. 금방 시작한것 같은 2018년도 어느덧 마지막 달이 다가왔다. 매사에 최선을 다해서 달려왔고 많은 일들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12월이 되여 한해가 지나갈 때쯤이면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아마 년초에 세운 많은 계획들 때문일것이다. 다룰줄 몰랐던 악기를 하나 배우겠다고 한 자신과의 약속, 동남아로 함께 여행을 가겠다고 한 가족과의 약속, 한번은 얼굴을 보며 앉자던 친구들과의 술자리 약속… … 돌이켜보면 하지못한 일들과 지키지 못한 약속들이 항상 먼저 떠오른다. 이는 많은 연구결과들이 보여준 사람의 심리중 하나이다. “순간의 힘”이란 책에서도 작가 칩 히스는 “사람들은 부정적이거나 나쁜것을 긍정적이거나 좋은것보다 더 심각하게 생각고 오래동안 기억하고 있으며, 또 10번의 격려보다 1번의 부정적인 지적에 더 신경을 곤두세운다”고 했다.

하지만 올해 년말 정리를 계기로 하여 나는 이런 생각들을 바꾸어 보기로 했다. 더 많이 일어난 긍정적인 일들과 생각들을 더 자주 떠올리고 기억하기로 했다. 올 한해 내가 찍은 사진들중에서 의미있는 순간들을 골라 월별로 정리하고 기록하면서 말이다. 사진 찍을때의 그 특별했던 순간으로 돌아가 보람과 성취감을 느껴보려 한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작성한것이 바로 이글 – “사진으로 보는 나의 2018년”이다. 

2018년 스마트폰 사진첩

 

1월: CES2018 – 라스베가스

키워드: 라스베가스, CES2018, 로봇, 트렌드, 출장

2018년 1월의 어느 특별한 순간

소비자 가전 전시회(Consumer Electronics Show, 줄여서 CES)는 해마다 1월이 되면 라스베가스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는, 대중에게는 공개가 되지 않는 견본시이다. 주로, 미국의 소비자 기술 협회로부터 지원을 받는다. 이 전시회에서 수많은 제품 프리뷰가 쏟아지며 새로운 제품들이 들어선다. – 위키

올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소비자의 편리와 미래의 생활방식을 위하여 많은 회사들이 투자와 연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아직 출시 예정일도 잡혀있지 않고 또 몇년뒤에는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바뀌어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위험도 있지만 많은 제품들이 연구되고 있고 개발되고 있다는것에 감사했고 감탄했다. 미래 생활방식과 가전제품들의 트렌드를 읽을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한해를 특별하게 시작할수 있는 동기를 얻는 순간이기도 했다.

 

2월: 설날 그리고 Super Bowl

키워드: 설날, 고향음식, 명절, Super Bowl, 超级碗

2018년 2월의 어느 특별한 순간

중국에서 제일 큰 명절인 설날과 미국에서 제일 큰 이벤트인 미식축구 결승전 – Super Bowl(超级碗)은 항상 비슷한 시기에 진행된다. 이렇듯 중요한 2개의 이벤트가 있었던 2월에는 이곳 저곳에서 많은 파티를 했었던거 같다. 게임을 즐기면서 함께 열심히 살고 있는 친구들과 한잔을 기울일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주위에 있는 친구들이랑 함께 고향음식을 해먹을수 있어서 행복했다.

 

3월: Lakers 홈 – Staple Center

키워드: Staple Center, 대학롱구, DTLA

2018년 3월의 어느 특별한 순간

어느날 출근을 했는데 Tony(팀 리더 )가 요즘 핫이슈인 대학교 롱구게임을 보러 가자고 했다. 알고보니 그가 가족들이랑 가려고 티켓을 끊었는데 그들이 갑자기 일이 생겨서 가지 못하게 된것이다. 남는 티켓을 누군가에게 다시 팔기도 귀찮고 그냥 함께 가자고 했다. 대학교 롱구를 현장에서 관람하는것은 난생 처음이였다. 미국에서는 대학롱구도 인기가 엄청 많다. 미식축구나 롱구가 다른 나라보다 앞서고 있는것은 이런 스포츠 인재 양성시스템이 잘 되어있기 때문일것이다. 중학교, 고중, 대학을 거쳐서 배양되는 어린 선수들, 그들에게 아낌없는 지지를 주는 팬들, 꿈에 그리던 Lakers 홈 Staple Center와 같은 실제 NBA클럽의 경기장에서 뛸수 있는 기회, 이러한 시스템속에서 이런 스포츠들은 진보할수밖에 없다.  

 

4월: 첫번째 이사

키워드: 이사, 벌써 1년, 다운타운

2018년 4월의 어느 특별한 순간

샌프랜시스코에서 LA로 이사 온지도 벌써 1년 반이 되여 아파트렌트 기한도 거의 끝이 났다. 이사를 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왔다. “첫번째 이사”라고 하는 이유는 계속하여 아래 8월의 글을 읽어보면 알게 될것이다. 온라인으로 이사짐회사의 리뷰랑 평점을 다 읽어볼수 있고 몇개의 회사를 비교하면서 예약을 할수 있는 좋은 세상이라서 이사하기란 생각보다 쉬웠다. 옮기려 하는 짐들의 정보들을 자세하게 입력하면 수요되는 트럭의 크기, 인수, 시간을 대략적으로 계산하여 예산을 보내준다. 예산을 받는것은 공짜이기에 3개 정도 받아서 비교하였던거 같다. 이사 당일, 5시간만에 LA다운타운까지의 이사를 끝낼수 있었다. 힘들고 절차가 많아 보여도 정작 때가 되여 맞다드리고 나면 누구나 다 잘할수 있는 그런 경험이였다. 성공적으로 첫번째 이사를 끝마쳤다.

 

5월: DTLA 생활

키워드: 엘에이, 다운타운, 커피숍, 로망

2018년 5월의 어느 특별한 순간

LA다운타운으로 이사온데는 와이프의 다운타운생활에 대한 로망이 있었기때문이다. 나도 한번쯤 한 도시의 다운타운에서 살아보는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교외에 비해 여기는 걸어서 갈수 있는 식당과 커피숍들이 널려 있고 무료로 이용할수 있는 박물관과 여러가지 주제의 헬스장들이 있다. 일찍 퇴근한 저녁이거나 주말이 되면 한곳, 두곳 예전에 가보지 못했던 장소들을 탐색해 나갔다. 이때까지도 8월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랐다. 미리 알았더라면 아마 더 많은 곳에 다녔을 것이다.

 

6월: 집 보러 다니기

키워드: 집, 10년

2018년 6월의 어느 특별한 순간

미국에 온지 10년이 되는 해이다. 학교도 졸업했고 회사에 취직하여 일한지도 벌써 5년이 되였다. 언제부터인가 주위에서 친구들이, 그리고 친구의 친구들이 언제, 어디에, 어떤 가격으로 집을 샀다는 소식들이 자주 들리기 시작했다. 아마 5년쯤 일하고 나면 회사생활이 안정되고 생활방면에서도 조금 더 정착이 되여서일것이다. 새로 이사한지 두달도 되지 않은 우리였지만 “덩달아” 집을 검색하고 집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이때까지는 집을 사려는 생각이 일도 없었다. 에이전트도 만나보고 우리들의 월급과 모아놓은 돈으로 어떤 정도의 집을 살수 있는지 알아만 보고 싶었을 뿐이였다. 

 

7월: 2018월드컵

키워드: 책, 서점, 월드컵

2018년 7월의 어느 특별한 순간

참 신기한 7월이였다. 2018년 월드컵 결승전도 있었고 많은 일들이 있은 7월이였지만 나의 사진첩에는 7월에 찍은 사진이 별로 없었다. 세어보니 거의 20장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의미있는 순간이 찍혀서 참 다행이다. 그 순간은 바로 알라딘 서점에 들려 다음번에 읽을 책들을 미리 골라놓은 것이다. 이것마저 없었으면 내가 7월에 뭘했는지에 대하여 진지하게 의문해야 할 정도였다. 너무 바쁘게 보내면서 주위의 특별한 순간들을 저장하지 못했던 한달이였던거 같다.

 

8월: 두번째 이사

키워드: 이사, 새집, 입주

2018년 8월의 어느 특별한 순간

지금 생각해보면 7월에 사진이 없는 이유는 아마 집을 사기 위해 동분서주 한 탓인거 같다. 그 대가로 모든 서류상의 일들을 끝마치고 열쇠를 받아서 입주할수 있는 8월이 되였다. 커튼도 없었던 텅 빈짐,  오랜만에 해보는 못질, 더이상 렌트가 아닌 자기집을 하나씩 가꾸어 가는 보람, 모든걸 첨부터 0에서 100으로. 이사는 불과 몇개월전에 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뚝딱 끝낼수 있었다. 빈집을 하나씩 채워가기 시작한 8월이였다.

원래 살았던 아파트에 대하여 조금더 말을 하자면 새로운 아파트라서 입주할때 혜택이 있었다. 12개월을 계약하면 첫 두달은 무료로 있을수 있는 것이다. 집 구조도 마음에 들었고 좋은 계약이였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건 우리가 1년사이에 집을 살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못했기에 12개월 계약을 했었다. 몇개월 뒤인 8월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채 말이다. 지금와서 계약을 깨는 쪽이 되였으니 위약금도 물어야 되고, 공짜로 있은 2개월의 렌트비용도 함께 모두 물어야만 했다. 꽤 되는 위약금이지만 세상만사가 어떻게 하나하나 계획대로만 진행되겠는가? 가끔은 불쑥불쑥 찾아오는 예기치 못한 상황과 일들을 맞이하게 되는데, 이런 일들로 인하여 나의 Comfort Zone을 깨고 앞으로 나아가며 성장할수 있는 것이다. (comfort zone: 한 사람에게 안정감과 편안함을 주거나, 주변 환경과 지금의 생활에 대하여 만족을 느끼게 할수 있는 생활환경.)

 

9월: 설레임

키워드: 새집, 집밥, 집 꾸미기

2018년 9월의 어느 특별한 순간

새집으로 입주한지 1개월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다. 집을 장식하기 위하여 휴일과 주말마다 둘이서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실내에서 자라는 식물도 사고, 가구도 사고, 바비큐 그릴도 사고… … 사실 아직도 자기 집이 생겼다는거에 실감이 나지 않고 입주하여 살고는 있지만 나의 집이 같지 않은 그런 신기함이 있는 한달이였다. 모든게 새롭고 또한 설레였다. 집밥도 더 많이 해먹으려 했고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하려고 노력했다. 더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시간이였다.

 

10월: 할로윈

키워드: 호박, 농장, Halloween

2018년 10월의 어느 특별한 순간

할로윈에 대한 많은 이벤트에 참가했었지만 농장체험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온뒤 거의 한시간 반 운전해서 도착한 농장. 사진에는 호박들만 있지만 사실 동물농장도 있고, 또 라이브 밴드가 있어서 음악도 즐길수 있는 그런 농장이였다. 분장하고 파티에 가거나 클럽에 가는것과는 또다른 경험이였다.

 

11월: 첫 크리스마스 나무 + 첫 터키구이

키워드: 추수 감사절, 터키, 크리스마스 나무

2018년 11월의 어느 특별한 순간

예전부터 나만의 집이 생기면 꼭 해보겠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할수 있었던 11월이였다. 추수 감사절의 대표적인 음식인 터키(火鸡)를 오븐에 직접 구웠고, 성탄절을 맞이하는 대표적인 이벤트인 크리스마스 나무 장식을 시작하였다. 모두 다 처음해보는 새로운 경험들이였다.

 

12월: 년말 여행 – 하와이

키워드: 하와이, 호놀룰루, 바다, Refresh

2018년 12월의 어느 특별한 순간

1월부터 12월까지의 순간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처음”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거 같다. 하지만 하와이 여행도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는 회사의 여러 일들과 나의 개인사정으로 인하여 장거리 여행을 다녀올 기회가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12월 초반까지도 계획에 없었던 여행이지만 행운스럽게 나에게 힐링의 시간이 주어졌다. 바다를 좋아하는 나에게 하와이는 그야말로 천국이였다. 바다수영, 스노클링, 서핑 배우기, 파란 하늘과 바다가 이어져 있는 해변에 누워있기… 12개월동안 많은 일들에 최선을 다한 나에게 주는 선물인것만 같았다. 내년을 위하여 충전할수 있는 힐링의 시간이였다.


2018년의 여러 순간들을 정리하면서 든 생각으로 이 글을 마무리 지으려 한다. 

“사진을 될수록이면 많이 찍자. 어차피 전화에는 사용하지 못한 용량들이 남아 돌고 돈다. 나중에 지우더라도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사진을 찍기에 노력하자. 가끔 짧은 동영상으로도 순간을 기록하자. 나중에 돌아봤을때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특별한 순간들이 될수 있으니까. 친구들이나 가족들과의 만남,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들, 여행지에서 본것들… … 등 2019년에도 많은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많이 기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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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범이

UX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느끼는 생각과 경험들을 글로 적습니다. 때로는 주제를 벗어나는 글을 쓰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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