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
▅ 박목월
우리 고장에서는
오빠를 오라베라 했다.
그 무뚝뚝하고 왁살스러운 악센트로
오오라베 부르면
나는 앞이 칵 막히도록 좋았다.
나는 머루처럼 투명한 밤하늘을 사랑했다.
그리고 오디가 새까만 뽕나무를 사랑했다.
혹은 울타리 섶에 피는 이슬마꽃 같은 것을…
그런 것은 나무나 하늘이나 꽃이기보다
내 고장의 그 사투리라 싶었다.
참말로 경상도 사투리에는
약간 풀 냄새가 난다.
약간 이슬 냄새가 난다.
그리고 입안이 마르는
황토흙 타는 냄새가 난다.

시를 감상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다른 언어로 번역해 보는 것도, 패러디 해 보는 것도 시를 잘 감상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라 하겠습니다. 박목월의 시 <사투리>의 연변 버전을 소개합니다.


룡정 사투리
▅ 박오래비(룡정)
우리 고장에서는
오빠를 오라버니라 했다.
그 무뚝뚝하고 툭툭한 어조로
오라버니 하고 부르면
앞이 칵 막히도록 좋았다.
나는 머루처럼 투명한
밤하늘을 사랑했다.
그리고 룡정 승지에 가득한
줄기가 새하얀
이깔나무를 사랑했다.
혹은 울타리 옆에 피는
개나리꽃 같은 것을…
그런 것은
나무나 하늘이나 꽃이라기보다
내 고장의 그 사투리라 하고 싶었다.
참말로
연변의 사투리에는
약간 무르익은 썅수리 냄새가 난다.
그리고 약간의 옆집 풍노불에 끓어나는
된장국 냄새도 난다.
그리고… …또… …
채사밭의 구수한 거름 냄새도 있는 듯 싶어서
언제 들어도 어릴적 그 추억이 있어서
더없이 친절하다.

사투리
▌곰세마리(룡정 세린하)
우리 동네에서는
오빠를 오래비라고 했다.
그 무뚝뚝하고 도투바이같은 악센트로
오래비라 부르면
나는
중둥이 칵 맥히도록 좋았다.
나는 개눈깔사탕처럼 빛나는
밤하늘을 사랑했다.
그리고 비 온뒤면 무얼이 돋아나는
싸리낭기를 사랑했다.
혹은 울타리 도투굴옆에 자라는
깜태같은 것을…
그런 것은
나무나 하늘이나 열매라기보다
울 동네의 그 사투리라 싶었다.
참말로
연변 사투리에는
약간 양로챌 냄새가 난다.
약간 퀘퀘하지만 구수한 명태 냄새가 난다.
그리고 입안에 퍼지는 염지꽃 냄새가 난다.

사투리
▌ 김경화
우리 동네서는
아버지를 아부지라구 했다.
해가 뉘엿뉘엿 질때쯤이면
소방울소리 들려온다
햇볕에 새카맣게 탄 애들이 아부지 하고
소리지르며 달려나가면
흙냄새 나는 아버지는 너부죽하게 웃으셨다.
내가 살았던 그 동네 앞강에는
하마도 있고 뚝장개도 있고
돌쫑개도 있었다.
봄이면 참도스깨가 젤 먼저 나오고
가을이면 머루 다래 주렁져
우리들의 동년은 풍성했다
그것들은
내 생의 굽이굽이
내 곁을 맴돌며
나를 외롭지 않게 한다
이런것들이야말로
내 고장의 사투리가 아닌가 싶다
우리 동네
사투리에는
쪼금 풀 냄새가 난다.
쪼금 이슬 냄새가 난다.
그리고 추억에 잠겨보면
어느새 가슴이 먹먹해지는
내 고향의 흙냄새가 난다.

사투리
▌KIM
우리 모태서는
오빠를 오라바이라 했다
그 무뚝뚝하고 드살이 센 말투로
오라바이리고 부르무
나누
기딱막히게 좋았다.
나누 멀기처럼 빤빤한
밤하늘을 사랑했다
그리구 오디가 따닥따닥한
뽕낭기두 사랑했다.
혹은 배재옆에 피는
며느리 닦기 같은 것을…
그런 것은
낭기나 하늘이나 꽃이기보다
우리 모태 그 사투리라 싶었다.
정말로 연변사투리에는
된장냄새가 난다
영채김치 냄새도 난다
그리고 집중촌 똥물갠 냄새도 좀 난다

사투리
▌뭉시리
우리 동네에서는
오빠를 “야!”라고 했다
벌깨 같은 어투로 왁살스레
그래도 “오빠!”라 부르면
그네들은
갑자기 오솝소레해지며
완다산 우유사탕을 내밀었다
나는 유리다마를 확 뿌려놓은 듯한
밤하늘을 사랑했다.
그리고 집 옆 언덕에 무더기로 돋아난
무슨들레를 좋아했다
혹은 도투굴옆에 자라는
뱀꽃 같은 것을…
그런 것은
나무나 하늘이나 꽃이라기보다
울 동네의 그 사투리라 싶었다.
참말로
연변 사투리에는
약간 개즙 냄새가 난다
코끝을 파고드는 강렬한 내기 냄새
부드러운 표준어가
세련된 곡조처럼 넘실대는 도시에서
나는 가끔 그 찐하고 강렬하여
왁살스러운 사투리가 그리웠다

사투리(훈춘버전)
—choi
우리 동네선 오빠를 옵빠라고 햇쓰꿔이
마른장재낭기를 정개마디로 꺾는 듯한
후투한 소리루 웨기무
난 앞이 콱 막히게 됴왔습지므.
난 멀기처럼 새카만 밤 하늘으 볼디 됴와했다
그담에 시꺼먼 과실이 드릉기드릉기 달리는 뽕낭기도 우추사게 됴와했다
그담에뚜 장재 옆파리에 피는 각씨 같은 해사한 가투루한게도
그런 게 낭기나 하늘이랑 꽃이라기보담 우리 동네 그 와드드한 사투이라 합지비.
전마 함경도 사투리에느 좀 렁맨가튼 메밀냄새가 날가 하꿔이
근담에 렁맨 추미 냄새뚜 난다이
근담에 하느바디가 델 거 가튼
찌덕이 화리에서 굽는 냄새뚜 납지비
사투리(룡정, 연길)
우리 모태에서는
할머니를 할머이라 하고
어머니를 어마이라 하고
아버지를 이부지라고 했다.
아침이면 아침마다
우리 아부지는
고방을 향해
어마이, 깨까잠두?
하고 아침 문안을 하셨다.
고방 미닫이가 드르륵 열리고
할머이께서 단정히 가르마를 탄 머리에
쪽지머리를 올리고 비네를 꽂으믄서
야, 홍하 애비 잘 잤소.
하면서 정지칸으로 나오시곤 했다.
나는 그 아침이 참 좋았다.
이랬소, 저랬소는
아즈바이, 아재들끼리
또는 어른들이 다 큰 아래사람한테나 하는 말투였다.
나도 빨리 커서 누군가에게 이랬소, 저랬소 소리를 듣고 싶었다.
나는 바라던 대로 빨리 컸고
그 모태를 떠나게 되였고
언제부터인가
내게 이랬소 저랬소 할 사람도 없고
아침마다 내가 깨까잠두? 하고 인사 드릴 할무이도 더는 안 계신다.
내가 살던 그 모태
감태가, 땅꽈리가 맛있는 그 모태
할머이, 어마이, 아부지,
다들 깨까잠두?
…
사투리는
그냥 말이 아니라
내 고향이다.
사투리
-강금희
姜今姬Janny
(朋友)
울동네서는
할아버지를 아바이라고했슴다
향에서 모여서 운동대회 할때면
나는 백양나무 그느지아래 아바이를 찾아다녔슴다
잘 다려진 분홍치마 입고 아바이하고
소리지르며 뛰여가면
아바이는 썰료 지갑 안에서 20전을 꺼내여 용돈으로 주었슴다
내가 살았던 동네에는
철공장도 있고 삼육구 장마당도 있고
영화관도 있었슴다
청명엔 천지꽃이 만발했고
추석엔 돌배가 주렁주렁 했슴다
아무것도 모르던 그때는 산소가는 길이 즐거웠슴다
그것들은
내 곁을 맴돌며
이 생에 잊혀지지 않는
동년의 추억임다
이런것들이야말로
나를 행복하게하는 내 고향의 사투리가 아닌가 싶슴다
울동네
사투리에는
쪼금 천지꽃 냄새가 남다
쪼금 백양나무 냄새가 남다
그리고 추억에 잠겨보면
어느새 가슴이 먹먹해지는
고향집 저녁 냄새가 남다
사투리
-清风居士
우리 동네에선
이모를 아재라 하고
고모도 아재라구 하꾸마
더 희구한건
조금만 곱은 여자면
온동네가 다 아재라고 부르꾸마
부르기 쉬운게 개똥녀라해도
아재하고 부르면
기분 상해 아프던 마음도
스르르 녹아나며
해시시 흐믈 넙적 좋아하는
우리 동네 아즈마이들…
밤발을 하고
좁고 어두운 골목길을 지나다가
조무래기들이 배재굽에, 길에
줄줄이 싸놓은
똥무지를 밟고
애개개 소리를 치며
악을 쓰던 아재가
옆집 똥개에게 쫓겨
죽어라고 도망치고는
혼자 시무룩이 웃던 동네…
아재들이 마을앞강에
줄지어 앉아
빨래 방치를
팡팡 휘둘러대며
깔깔 웃으며 나누던 걸죽한 쌍소리…
이런 것들이
내 기억속에 주렁져
구수한 동년이 되고
고향이 되였으꾸마 .
쬐끔 똥냄새 나고
쬐금 토간장 냄새 나고
쬐금 영채김치 냄새 나면서
쬐금 드살이 세 보여도
가슴이 뭉클해 나는 그 것…
바로 연변사투리임다.

아래에 더 이어주세요
이거 너무 재밌어서 저도 저번날에 댓글 달았는데 ㅋㅋ
그걸 여기다 달아주세여
밤중에 정신줄 놓고 쓴거라 다시 보니 참 부끄럽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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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와 그외의 것들 (연길)
우리 연길에서는
삼촌을 삼추이라고 불렀다.
특히 둘째 삼추이는 나를 고바해서
새학기되면 지나간 역세를 뜯어서
새타얀 면으로 책뚜껑을 씌워주고
북조선 선전용 글씨체처럼 사기나게
조선어문이라고 써주고
영사하게 내 이름도 댄대가이 크게 써놔서
아르 울게놓기도 했다.
그램 삼추이는 다시 정중앙에
서있는 토끼를 그려넣어
나를 헤써하게 만들었다.
나는 또 가을이면 큰길에 쌓이는 석탄산을 오르내리는 일을 사랑했다.
그리고 땐스에 나오는 런짜이뤼투를 즐겨봤다.
혹은 엄마가 입는 베리벤또 완삐스 같은 것을…
산과 들을 달리는 예쁜 추억 대신
연길아는 이런 것들에 대한 기억이 더 많아서 난처하다.
참말로 연길아의 사투리는
사투리만이 아니다.
온갖 소자산계급적인 것들로 버무러져 있고,
그렇다고 그게 내탓은 아닌거 같다.
엄마 베리베또 초매 끝을 잡고 잔치집에랑 따라댕겼지요. 하객들 틈에서 과줄이나 색과자 같은 것을 들고 먹으며 .
몽실이 버전에서 ‘유리다마를 확 뿌려놓은 듯한’이 참 좋아요
사투리
60리 평강벌에서
오빠라는 말은
지내 얘쌔개했다.
신랑재라 불러주면 청쓰고
그보다는
자 니 새기야?
이 말 한마디에
돌아서서 헤써해했지.
나는 달려도 달려도 줄맞춰 반짝이는
논벌의 거울빛을 좋아했다.
이파리처럼 파랗다가 시월에 슬써 띠는
사과배의 짝짝이 홍조도 좋아했다.
손가락 사이를 비틀면서 빠져나가는
찍찍이 미꾸리의 촉감도 좋아했다.
그런 것은 들이나 산이나 냇가이기보다
내 고향벌의 그 사투리다 싶었다.
정말로
연변말에서는
약간 달크무레한 배 향이 난다.
약간 구수한 누룩 내음도 난다.
그리고 매워서 씩씩거리면서도
영혼이 코끝까지 촉촉해지는 온면 냄새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