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그 사람이 또 찾아왔다.
나는 기쁨과 걱정이 뒤엉킨채 그 사람을 바라본다.
그의 말과 행동은 여전히 섣불르고 실망스러웠다.
그런데 왜 나는 여전히 그가 반갑는가?
사랑일까? 익숙함일까?
꿈이다.
참으로 다행이다.
다행인가?
꿈이여서 다행인가?
꿈을 꿔서 다행인가?
이제 꿈에서도 온전한 형태의 사랑을 내어주지 않는 것을 보니
나의 무의식 마저 사랑에 대한 파편들을 붙잡을 수 없는가 보다.
사랑은 예술적이다.
그것은 영감과 같이 어느 순간 강림한다.
바랄 수도 피할 수도 없는 그러한 것이다.
하지만 훤히 그려진 미래에 어떻게 투신할 수 있겠는가?
이럴 때마다 나의 앎이 고맙고 원망스럽다.
상상만해도 끔찍한 미래를 미리 차단해줘서.
끔찍하지 않을 수도 있는 미래를 미리 차단해줘서.
도대체 사랑이 강림하는 것인지
삶의 번뇌가 휘몰아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