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언니가 나한테 민족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나는 그 질문에 대해 아주 진지하게 답했다고 생각하지만 그 어떤 개인적인 감정에도 치우치지 않은 평형성을 이룬 답변이였기에 사실 특별히 기억에 남지 않았다.

그와 달리 언니가 솔직하게 드러낸 본인의 마음은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같은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대상앞에서 우리는 아이처럼 흥분하고 속절없이 무너지는 같슴다. ”

적어도 내가 이 말을 깊이 이해하는 한 나 또한 그 평형성의 기울임에서 자유로워 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다시,

“민족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왜 우리는 유난히 그 없어도 될 법 한 “민족”이라는 개념에 그토록 연연하고 집착스럽고 뿌리치기 어려워할까?

아마도 그것은 우리가 이 개념을 대 하는 마음가짐과 연관 되었을 것이다.

우리에게 “민족”이란 종족의 번식을 위한 유전자적 본능도 단순한 상상의 공동체도 아닌 이른바 ”이상을 담은 집“과 유사한 것일 수 있다.

여기서의 핵심은 이상도, 집도 아닌 그 “담아냄”에 있다.

우리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곳, 우리가 그 어떤 죄를 지어도 영원히 추방하지 않는 곳, 따라서 이곳은 그 어떤 이상도 담아내는 영원한 집이다. 

이쯤에 오면 민족의 위력이 왜 거센지, 왜 같은 민족사람들이 흩뿌려져 있어도 민족성을 지켜낼 수 있는지, 또는 같은 민족끼리 증오하고 싸우면서도 그 민족성에서 벗어 날 수 없는지 알 법도 하다.

민족은 정말 탈법적인 존재다. 그만큼 무궁무진한 잠재성을 갖고 있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따라서 어떤 곳에서는 이것을 위험으로 보고

어떤 곳에서는 이것을 이용가능 한 것으로 보고

어떤 곳에서는 이것을 자기자신과 동일시 한다….

민족의 수용성으로 인해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우리 민족의 좋은 기억들을 간직하고 이어갈 권리도 주어진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를 아이 처럼 흥분시키고” “속절없이 무너지지게“ 만드는 이 민족을 애정 또는 애증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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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ean312

인간 되기를 꿈꾸는 지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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