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 오래 잊고 있던 단어라 입에 담기조차 민망해 나는 주제이구만.

A: 그렇구만. 네 ‘전남친’은 잘 지내고 계시니?

Y: 잘 지내고 있겠지 아마도?!

A: 나는 ‘전남친’이랑 매일 보면서 지내.

Y: 오호라~ ‘전남친’과 그렇게 친밀하게 지내고 있다니 신기한 걸? 혹시 네가 말하는 ‘전남친’의 의미가 내가 생각하는 거랑 다른 걸까?!

A: 으응. ㅎㅎ 현남편, 전남친. 뭔가 남친이라는 말이 좀 더 설레는 느낌을 준달까?

Y: 그렇긴 하네. 남편도 전남친이 맞긴 하지! 나에게 ‘전남친’이란 말은 한때는 많은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하는 말이었어. 시간이 지나니 왜 그렇게 거기에 얽매었었나 싶기도 해. 과거를 과거대로 흘러 보내고 나니 또 아무렇지도 않은 게 되더라고.

A: 너에게 필요한 만큼의 시간이 흘러서 그런가봐. 사귈 때는 좋았던 감정들이 부정적으로 바뀌는 건 참으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고, 지나간 감정들을 떨쳐내는 것도 참 쉽지 않은것 같아. 시간이 해결해주는 부분도 있지만, 미지의 시간들도 혼자서 감당해야 하니.

Y: 그 순간에 최선을 다했다면 더는 소모할 감정이 남아 있지 않아 더 쉽게 털어버릴 수 있는 것 같아. 비단 연애 뿐만 아니라 현실 생활에서도 ‘최선’에 대한 스스로의 한계점이 있다면, 항상 극단을 겪어봐야 직성이 풀렸던 경험에 비춰보면. ‘전남친’의 의미가 갈수록 빛바래져 가는 게 설렘이란 감정을 점점 잃어가는 과정인 것 같기도 해서 씁쓸해 나기도 하네.

A: 오오!! 심오하구나!! 알 것 같으면서 잘 모르겠어. 나는 이젠 기억이 잘 나지도 않아. 전남친들에게 느꼈던 감정이 지금은 0이야. 좋았던 것과 싫었던 것들이 이젠 흔적마저 사라진 기분이랄까. 한 사람과 오랜 시간을 지내다보니 늘 현재에 집중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Y: 아무래도 ‘전’남친이니 잊혀지는 게 너무나 당연한 일인 듯 싶어. 현재 함께하는 사람에게 집중하고,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내는 것이야 말로 성숙한 어른이 되어가는 필수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어.

A: 맞아. 나 요즘 동영상들을 보면서 느낀 궁금함인데, 너는 헤어진 관계가 우정으로 남을 수 있다고 봐?

Y: 많이 퇴색한 우정으로 아주 희박한  가능성 하에 남을 수 있다고 보긴 해. 그런데 그런 빛바랜 의미의 우정이라면 굳이 이어갈 필요는 없어 보여. 너는 어떻게 생각해?

A: 나이가 어리면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어. 다 큰 어른들의 연애는 오히려 우정으로 유지되는 관계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아, 또 성숙한 어른들이면 우정이 가능하려나? 애인으로는 연애하기 적합한 상대가 아니지만 인간으로는 괜찮은 사람이라면. 그런데, 내가 먼저 우정이니 뭐니 말을 꺼내는 일은 없을 것 같아.

Y: 관계가 끝나고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후면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라고 봐. 그러나 헤어지고 나서 바로 직후부터 바로 친구가 될 수 있다면 정말 두 사람 사이 사랑이 1도 없었고 미련이 없는 상태거나, 아니면 반대일텐데. 그럼에도 우정으로 남고자 하는 그 오묘한 심리를 나는 아직 이해 못하겠어.

A: 그래그래. 헤어지고 나서 ‘우리 친구로 지내자’하고 이튿날에 아무렇지 않게 인사하고 지낼 수 없는 것 같아. 내 성격으로는. (위에 질문은 픽고의 웹드 보면서 느낀 거였어.)

Y: 나도 그건 마찬가지야. (오호 나도 거기 채널에서 ‘30대 꼰대’ 편을 본 기록이 있어 ㅎㅎㅎ)

A: 지금의 바람은 ‘전남친’이랑 잘 지내는 거… 하하하하하(아 정말? ㅎㅎㅎ 나도 그 편 봤어!! 나는 최근에 ‘재회 연애’ 에피소드를 보다가 ‘내향인 짝사랑 몰아보기’를 다시 봤어. )

Y: 그렇지! 현재에 집중하기! (여기 채널에서 공감 가는 것들을 많이 다루는구나.)

A: 그럼그럼!! 아 마지막으로 궁금한 거 하나만 더 물어봐도 돼?

Y: 당연하지!

A: 너는 결혼하기 전과 결혼하고 나서의 애칭이 달라?

Y: 나는 전후로 차이가 없이 ‘자기야’라고 부르고 있어. ‘여보’라고 부르려고 노력해봤는데 영 입에 안붙더라고~ 그리고 남편은 나의 얼굴이 동그란 약점을 이용해서 ‘땡글쓰’라는 자신만의 애칭을 부르고 있어. 그래서 나는 반대로 ‘길쭉쓰’라고 부르지… 너희 부부는 어떤 애칭을 사용하고 있어?

A: 와, 재밌다. ㅎㅎㅎㅎ 너의 얼굴이 땡그랗다는 거에는 절대 동의하기 어렵지만, 애칭이 너무 귀여워. 나는 ‘여보야’라고 자주 부르고, 남편은 나를 뭐라 부르는지는 감히 내 입으로 꺼내기가… ㅎㅎ 그리고 별명을 많이 만들어서 불러. 성에 뭐든 다 가져다 붙여서 불러.

Y: ㅎㅎㅎ 애칭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거리감이 확 줄고 재밌어지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아.

A: 우웅. 맞아 맞아. 재밌어. ㅎㅎ


[아래의 제목을 클릭하시면 ‘바로보기’가 가능합니다.]

Y_손절할 결심

A_모르겠어, 사랑


썸네일 BY 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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