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국 가족

사랑입니다.


2020년 7월부터 2021년 일년 내내 나의 건강상태는 아주 나빴다. 

그 와중에 항상 나의 건강을 염려해주시고 건강을 챙겨주신 고마운 한국 가족이 있었다.

바로 나의 선녀 친구(아티스트)의 부모님이시다. 

나의 선녀친구와 어느 아트 프로그램에서 인연을 맺은 뒤 친하게 지내면서 친구의 부모님도 뵙게 되었다. 친구를 선녀라고 부르는 이유는 농담으로 우리가 전생에 선녀 자매 같다고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어서이다. 선녀의 부모님은 나한테 "우리를 한국 엄마 아빠로 생각하고" 자주 집에 놀러 오라고 하셨다. 나는 자주 놀러 갔다. 갈때마다 집밥먹고 후식으로 과일을 먹은 뒤 차한잔 마시면서 소파에 앉아 영화를 보았다. 영화를 다 보면 아파트 바로 옆에 있는 큰 호수 주변을 산책하면서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나눈다.  

선녀 부모님은 박학다식한 분들이셨다. 나한테 추천한 책만 해도 몇 십권이 된다. 매번 한국 부모님집을 가게 되면 나는 한국 문학과 중국 문학 나아가 외국 문학과 영화에 관한 수 많은 지식과 소스를 수확하게 된다. 

선녀의 엄마를 뵙기 전에 친구는 그의 엄마와 내가 닮은 점이 많아서 소개해주고 싶다고 말했었다. 그리고 처음 뵈었을 때, 뭔지 모른 친근감이 느껴졌다.

그렇게 나는 친구의 엄마와 아빠의 한국 딸(그리고 이야기 나누는 친구)가 되었다. 

나는 타지에서 대학 생활을 하는 여러 친구들 처럼, 19세 이후 방학에만 집에서 지냈다. 한국에 오면서 일년에 한번, 코로나가 터지면서 지금까지 거의 2년동안 집에 갈 수 없었다.

나는 선녀의 부모님을 뵙기 전까지 내가 매우 독립적이고 집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대학생 때부터 내가 부모님께 연락드리지 않으면 부모님도 나에게 선뜻 연락하지 못하셨다. 공부하는데 방해될까봐…이렇게 말하신다. 때론 쿨하셔서 고맙고, 때론 내가 연락안하면 먼저 연락하는 것을 어려워 하는 모습이 이해가 안갔다.  

그렇게 나도 점점 부모님한테 연락하는 것이 뜸해졌고, 이러한 일상에 이상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선녀의 부모님을 뵙고 대화를 나누면서, 내가 얼마나 부족한 딸인지 알게 되었다. 부모님들은 항상 그런 것 같다. 항상 자식한테 못해줘서 미안하고 미안하고 미안하다고 하신다. 선녀의 부모님도 마찬가지셨다. 딸한데 미안하고 이젠 한국 딸을 잘 챙겨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신다. 

왜 부모님들은 매번 자식한테 미안하다고 하실까? 나와 선녀친구는 서로에게 이 물음을 건넸다.

선녀는 몇년 전 연변에 처음 왔었다. 그 당시 잠시 우리집에서 머물렀고 나는 개학 준비로 먼저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 후 선녀가 우리집에서 무엇을 보고 겪었는지 나는 알리가 없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선녀는 자신의 어머니한테 나를 잘 챙겨주시라고 신신 당부를 하였고 나는 그 덕에 지금까지 선녀 가족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나와 선녀는 서로의 부모님을 보면서 우리의 부모님을 알아가고, 너무 가까워서 보이지 않았던 것을 다시 보게 된 것 같았다. 참아 본인의 딸한테는 말하지 못하는 말과 내색하지 못하는 걱정들을 딸의 친구한테는 부담없이 털어 놓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부모님으로부터 우리의 부모님과 소통하는 법을 배운 듯 했다.

선녀 부모님께서 보내주신 새해 음식
2021년 가장 소중한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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