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끝내는 서럽게 울었다.
그동안 참았다면서.
– 고중 입시가 큰 압력이긴 하지. 특히 너에게는 어마어마한 압력으로 느껴질거야. 어른인 우리에게도 만만치 않은데 말이야. 이미 힘든 네게 우리의 몫까지 떠밀려고 한건 잘못했어.
그러고보니 계절이 바뀌고 운동시간 조정으로 고민하면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아이를 향해 푼것 같다. 나도 보통인간이니, 이럴 때가 있으니 봐달라고 했다.
에미는 봐줄만 한데 아빠는 못마땅해하는 티가 너무 난다고 했다. 아빠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럴수 있냐고 한다. 내 아빠가 어떻게 이런 사람이냐고 한다.
– 어떻게 하면 좋을가? 아빠를 바꿀래? 요구가 뭐야?
= 말을 곱게 하고, 성숙한 사람.
– 그게 다야? 내가 노력할게.
= 그게 어찌 가능해요!
– 왜? 내가 너무 늙었나? 힘내볼게.
= 풉… 안된다는걸 알지만 말만 들어도 좋네요.
破涕为笑가 이런거구나.
***
힘을 빼는 노력을 해보기로 했다.
노력하는 모습은 대충 이러하다.
= 어문 선생님이 어찌 이럴수 있지? 숙제를 이리 많이 내다니. 제정신인가?
– (네가 제일 좋아하는 어문 선생님 아니야? 대신) 그러게 말이다. 어문샘이 정상 아닌가보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 풉…
아이가 하학하는 길에 슈퍼에서 닭다리를 사먹었다고 한다. 지난번에 그 슈퍼에서 그 닭다리를 사먹었더니 이튿날 온라인수업 통보를 받았다고 하면서 '행운의 닭다리'를 먹고 왔단다.
= 아직도 통지가 없어요? 우리 학교만 오프라인 수업인가봐. 온라인 수업하는 애들도 있는데, 우리 쇼취는 봉쇄 안한대요?
– (미친년… 대신) 아오… 그러게 말이다. 무슨 이런데서 살아. 주변 쇼취가 봉해도 왜 우리 쇼취만은 정상출입이라니? 아니, 1,2,3기 이렇게 큰 단지 중에 그냥 우리쪽만 봉해도 되는데말이다. 우리 단원에도 격리하는 집들이 있는 같던데, 좀 더 기다리면 우리도 갇힐수 있지 않을가?
= 풉…
아이가 잘생긴 남학생 한명을 발견했다고 했다. 다른 반급 학생이라 운동장에서 가끔 마주치는데 어제는 친구들이랑 세명이서 같이 걸어가다가 마주 달려오는 그 애를 봤다고 한다. 아쉬운건 세명 중 가장 바깥쪽에 서서 두 어깨를 사이두고 擦肩而过했다는 것이다.
그 친구들 중 한명이 갑자기 격리통보를 받아 오늘 학교에 오지 않는다면서 부러워했다.
= A도 오늘은 학교에 안와요.
– 그럼 B는 온대?
= B는 온대.
– 아오, 잘됐다야. 오늘은 어깨 하나만 사이두고 擦肩而过 하겠네. 생각해바, 걔네 둘다 안오면 너 산책 안나갈거잖아, B가 온다니 둘이서 산책 나가면 딱 좋겠다.
=풉…
햐… 나도 좋다.
더 바랄게 없다.
이런 홀가분함이 오래 갔으면 좋겠다.

하하하하핳핳 오늘은 어깨 하나만 사이두고 擦肩而过 하겠네.
모든 게 생각하기 나름이네요, 오래가길 바라면서 저도 마인드컨트롤 배우고 갑니다.
언니 같은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