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면 꼬박 몇시간씩 抖音 동영상을 찍기도 하고, 만화인물을 그리기도 하고, 내게 줄 목도리를 뜨기도 하던 아이가 이번 겨울방학에는 온라인게임에 푹 빠졌다.

그리고 밤낮이 바뀌였다.

오후에 운동하기로 약속했으나 해가 지도록 깨나지 못해 취소하기도 했다.

줄말이 왜 위궤양에 걸리지 않는지 아냐고, 사람들은 긴장한 상태에 오래 있으면 몸이 아프다고, 네가 게임을 하는건 몸이 싸움이나 도망을 하려는 시스템에 있는거라 그동안에는 면역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피곤해도 잘 느끼지 못하니 시간이 길면 회복하기 힘들다고, 보라고, 알람도 들리지 않을 정도가 아니냐고 잔소리를 했다. 

그리고 비꼬움 반, 기막힘 반으로 말했다.

– 래일 운동시간에는 일어날수 있겠어? 허허허

그리고 얼굴을 돌렸는데 몇초후 아이가 내 팔을 흔들었다.

일찍 일어나길 바라면서 또 일찍 일어나는걸 믿지 않는건 뭐냐고, 그렇게 말하는게 아빠랑 다를게 뭐냐고 했다.

– 아… 전에 책에서 읽은 적이 있기는 해. 원하는 것을 직접 말하라고 했지. 원하지 않거나 두려운 것으로 빙빙 돌아 얘기하지 말고. 그래, 난 네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났으면 좋겠다. 밥 잘 먹고, 운동 잘하고, 공부도 하고 이빨 잘 닦고

짜슥, 지 할말 다 하는거 보니 궁리는 있구나.

***

남편에게 말했다. 목도리를 떠주느라 방에 하루종일 박혀있을땐 괜찮더니 게임을 한다니 아니꼽네. 

공부에 몰입하면 얼마나 좋겠냐고 하면서 남편은 공부는 머리를 써야 하고 어렵기도 해서 아이가 쉬운 것을 골라 시간을 보내는거라 한다. 게임은 쉽게쉽게 그리고 눈에 뜨이게 점점 잘하도록 만들어졌으니까.

말로는 섣달그믐날까지 게임하고 설날부터 방학숙제를 한다는데, 그렇게라도 했으면 좋을텐데, 나는 역시나 그러길 바라면서도 믿지는 못하는 것 같다.

생각은 자유이고 모든 생각을 다 드러낼 필요는 없지. 생각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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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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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줄말이 왜 위궤양에 걸리지… 면역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 무슨 잔소리를 이렇게 고급지게 한답니까? 농담이고 ㅋㅋㅋㅋ 사실 아이 사춘기에 대처하려고 노력하는 모습과 방법들이 보이고 리스팩합니다. 사춘기 곧 잘 이겨내길 바랍니다.

    1. 감사합니다. 노력하고 있네요. 게임하는 화면을 옆에서 보라고 요청하는 모습에서, 잘하고 싶고 잘하는걸 보여주고 싶어하는 마음을 짚어내기도 하면서요… ‘이게 무슨 재미지, 이 시간에…’ 이 말을 꾹 참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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