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딘 걸음이었지만 숨 가쁘게 달려왔던 2022년, 아직 보낼 준비도 못했는데 벌써 2023년이라고 한다. 미련없이 2022년을 보내줘야 하지만, 어쩐지 지나간 시간들이 아련함에 사무쳐 2022년을 돌아보려고 한다.

2021년 5월19일에 오픈식(위쳇계정에 첫 글을 올린 날)을 올린 노랑글방이, 어느덧 600일(2023년1월8일 기준)을 맞이하게 되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랑 받을 수 있어서 행복한 날들이었다. 함께 만들어 온 시간보다 만들어 갈 날들이 더 많은 노랑글방의 A와 Y를, 앞으로도 많은 기대와 응원을 해주기를 감히 부탁드려 보며, 그동안 찾아주고 읽어준 모든 분들께 온마음 다해 깊이 감사 드린다.

눈하트Photo By 차차


글방은 어느새 A와 Y의 아지트가 되었다. 누군가 읽어주지 않아도, 찾아주지 않아도 계절따라 변하는 우리들의 모습과 이야기를 기록하면서 그 자체로 힐링과 쉼을 느꼈다. 바쁠 때는 자주 찾지 못했지만, 이따금씩 돌아왔을 때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물러 주었다.

여기엔 항상 햇볕이, 이슬이, 청량한 바람이, 포근한 내음이 머무른다. 용기로 무장한 두터운 마음 필요 없이 그저 얇은 처마만 있으면 되는 곳. 그 아래서 무심하게 지은 이름의 A와 Y가 스스럼없는 대화를 나누며 그 둘만의 ‘벽’을 지어간다.


-A에게 힘이 되어준 말은,

“거창한 다짐이나 마음 먹을 용기가 필요한 일들보다는 그저 우리가 더 자주 웃고, 뜬 눈으로 밤을 덜 지새우며 잘 먹고 잘 자는 일들에 더 크고 분명한 의미가 있지 않을까”는 말이였다.  한해를 돌아보니 웃은 날도 많았지만, 뜬 눈으로 밤을 새는 날도 여전히 많았다. (*출처: 그래도 희망찬 새해잖아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들 하지만, 썩 동의하고 싶지 않다. 중요한 것은 꺾여도 ‘재도전’을 외칠 수 있는 용기라고 생각한다. 한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해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그 용기를 장착하고 2022년에는 꺾였어도 2023년에는 재도전을 외치면서 힘찬 도약을 준비하련다.

-Y가 ‘느슨함을 못 지키는 이유’

“수많은 수식어들에 둘러싸인 지금, 난 조금은 무뎌지고 뻔뻔해져야 겠단 생각이 들었다. 비난과 칭찬 모두 결국 과정일 뿐. 전체를 뒤흔들 만한 힘이 없음을 상기하면서.” (*출처: 느슨함을 지키는 이유.)

그때와 달라진 관점이 있다면, 유별난 수식어를 부여해서라도 세상의 주목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 색다른 포인트를 짚어내는 일이 참으로 어려웠다. 기준들을 걷어내고 싶은 반항심이 있는 반면에 나 역시 일을 하면서 새로운 수식어를 쥐어짜내고 있었다.

그래, 느슨한 것 보단 아직은 팽팽한 삶이 나한테는 훨씬 어울리지. 그 숨막히는 잣대와 싸우기보다, 조금은 버겁더라도 거기에 맞는 시늉이라도 해보면서 투쟁 아닌 투쟁을 해가고 있다. ‘언젠가는 이 외줄타기가 재밌어지는 날도 오겠지’라고 자기 위안도 해보면서.


600일의 시간동안, 많지는 않지만 60편의 글을 발행했다.

글속에 담은 우리만의 진심은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다. 

그 믿음으로 2023년을 이어가려 한다. 

기대에 설렌다.


썸네일 BY 한씨: https://grafolio.naver.com/works/2395348


노랑글방 위쳇계정도 운영하고 있답니다. 많이많이 들러주세요~.

‘구독’과 ‘좋아요’는 사랑입니다. ^^

Norang Geul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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