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잃어버렷던 봄
잃을뻔 한 여름
무척이나 쌀쌀해진 날씨
불쑥 들이닥친 가을

준비없이 맺혀진다
피멍이 든 락엽마다
주눅이 든 얼굴마다

령롱햇던 투명구슬
한숨마냥 맺혀졋다가
안스럽게 괴여든다

락엽으로 미리 계절을 예언해준
슬퍼야만 햇던 단풍나무

이별을 끌어모앗던 늙은 그늘은
타락한 그림자마냥 후줄근히 지쳐잇다

억울하기만 햇던 가을바람
물끄러미 하늘가에 걸터앉아
뜬구름만 윙윙 쥐여뜯고 잇구나

수심 가득 들어찻던 이슬
슬픈 사연 머금어준 방울

한땐 야무지기만 햇던 꿈들의 조각은
이제 곧 잔인한 겨울과 맞부딪히고
착각으로 비참하게 얼어터져
새하얗게 부서지고야 말리라

무모햇던 죄값 다 치르고 난 그뒤에야
비로소 제철의 승리로
한해가 겨우 다 지나가리라

한바퀴를 돌려줫던 저 태양
감아올린 태엽도 다 풀어헤친채
타이밍을 다시 맞출 시간이 오면

나잇살를 거꾸로 얻어먹은 시간이
삼라만상을 다 휘감아 버린채
원점으로 다시 복귀할 시간이 오면

봄날의 뜨거워진 눈물은
분명 초심으로 녹아들어
땅속깊이 스며 흘러내리고

이슬은 아마도 촉촉한 봄비가 되어
이 땅위에서 새롭게 환생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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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朴文寿)

고향의 봄이 그리운 타향살이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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