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빨래통 머리에 이고

강변으로 나선다 

방망이 휘여잡고

빨래판 부여잡고

창검과 방패

강물과의 전쟁

술고래 남편 

불여우 시누이 

시집살이 온갖 설움 

몽둥이 하나로 팬다

수다쟁이 동네아줌마 

치마자락 걷어맷다

양다리 쩍 벌리고

돌걸상에 앉앗다

이집저집 흉보며

후련하게 속푸네

말끔이 씻겨나간

울분 한보따리

방치로 쳣다

응어리진 슬픔

가난햇던 서러움

비틀어서 짯다

눈물이 흘러흘러

빨래터가 씻겨나가던 날

세월이 흘러흘러

이혼율이 솟아오르던 날

세탁기란 괴물이

빨래감을 한입에 삼켜먹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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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朴文寿)

고향의 봄이 그리운 타향살이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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