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
남철심

내가 없는 속으로 비집고 들어와
땀 나게 하는 소소한 일상들의
갑작스런 놀라움에 기다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사이
모자이크를 걸어버린 기억의 얼굴에서
잠깐 아침에 삶아놓은 시간의
쫍쪼름한 맛을 범해버린 죄를 씻으려
두 마리의 벌레가 만나 지금의
모양으로 만들어지기까지 길지도 않은
꼬리를 잘라버리고 도망가는
헛 기침의 임자는 누구인가?

꽃떡
남철심

오후 두 시의 나무에서 콜록이던 참새가
발목을 잡힌 뒷골목에 숨어
떡고물 찍어 먹는 방앗간을 겨누어
총을 든다
벌거벗고 홀라당 죽어버린
이쑤시개의 가는 허리를 뚫고
비좁은 가랭이 사이로
말더듬 앓던 햇살이 기어간다
질려버린 사람의 냄새에
방부제를 쏟아부어도
영원은 가벼운 다툼으로 끝나고
시도 때도 없이 분주한 질주의 악다구니에
징그럽게 꽃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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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너와 나, 우리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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