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태탕

그새 많이 추웟다
와락 끌어 안는다

땅땅 얼구엇던 몸
슬슬 녹여 줄려고
불을 세게 높인다

그동안 받아왓던
서러웟던 차가움

부글부글 끓다가
소주한잔 건넨다

원망은 녹아들어
매콤하게 넘친다

그래 그렇구말구
당신맘 내 다안다

그래도 어떡하냐
그래도 참아야지

소주잔 비워주고
센불을 낮춰준다

얼굴은 얼큰해져
후끈 달아오른다

꽁꽁 얼어붙은 말
뜨신 열기에 녹아
몬몬하게 씹힌다

가시돋힌 대꾸도
털털한 맞장구로
슬며시 골라낸다

그래도 어쩌갯냐
그래도 살아야지

그리보면 당신 참
괜찬은 사람이다

이마의 땀을 닦고
얼른 눈물 훔친다

진짜 속깊은 맛은
내장이 울어난다

밥 한공기 추가요~
투덜투덜 잘먹는다

내 온생을 끓이면
이런 맛이 나올까 

얼벌한 동태탕에
속이 확 풀려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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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朴文寿)

고향의 봄이 그리운 타향살이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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