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드리헵번—몽실작가가 쓴 책<좌충우돌 몽실이가 사는 이야기>를 받아보았다.받자마자 저녁밥도 먹지 않고 단숨에 읽어버렸다.그만큼 타지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실실 웃음을 흘리며 읽게 하는 몽실작가의 재주에 참으로 놀랍다.글자마다 묻어나는 귀여움은 덤이랄가? 나와 같은 또래로.제왕의 도시와 마왕의 도시에 살고있는 구별이외에는 몽실이와 전혀 이질감을 느끼지 못할뿐더러 격하게 공감하고 있는 이 감정은 참으로 오래간만이다.
몽실작가와 나의 인연을 말한다면 우리는 가깝고도 먼 사이(?)인것 같다. 작년에 가입한 위챗췬에서 두마디 안팎에 단숨에 나를 알아본 몽실작가는 놀라울 정도로 좋은 기억력을 가지고 있었다.팩트만 체크하면 우리는 같은 대학 같은 학년이였고 같은 시기 같이 군사훈련에 참가하였다고 한다.그녀는 대학시절 학교방송실에서 나와의 첫대면까지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었고 군사훈련때 우리 학부애들이 집체로 불렀던 주제가까지 기억하고 있었으며 나와의 특별한 목욕탕인연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나는 전혀 생각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통째로 신상 털린것 같은 이 기묘하고 신묘한 기분… 하지만 그보다 대학교시절의 나를 기억해주는 또다른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에…나도 누구의 기억에 남는 사람이였음에 코끝이 쨍한 감동을 받았었다.그래서 그녀가 쓴 책이 출간되자 그자리에서 오더를 내렸다.
책은 모두 다섯개 파트로. <살며 부딪치며…쓰다><생각을…쓰다><가족,추억… 그 따뜻함을 쓰다><읽고 보고…쓰다><소수자로 산다는 것>로 나뉘여져 있다. 사실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정착하고 있는 우리들의 생활은 끝없는 경쟁과 시달림으로 인하여 어찌보면 고달프기까지 하다.소녀의 말랑말랑하던 감성이 거의 물기없이 퍽퍽하게 말라감은 시간문제.나 역시 엄마가 된 후로는 거의 한옥타브 업그레이드 된 톤으로 아파트 단지에서 아이들을 향해 고함지르고 있다.전투적인 일상을 보내는 육아의 현장에서는 밥도 전투적으로 먹고 커피도 원샷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몽실작가의 글은 여전히 아이와 같은 무한한 호기심으로,솔직한 감성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생활을 글을 떠나 화면으로 생동하게 그려내고 있다. 때로는 푸학 터지는 웃음으로.때로는 눈물 코물 쏙 빼는 감동으로.
같은 또래여서 그런지 그녀의 글은 읽을수록 대입감이 강렬하다.<명랑소녀 상경기>에서는 천방지축 두려움없는 소녀의 제왕의 도시 정착과정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마왕의 도시에 두려움없이 달려들었던 나를 보는듯 했다.<육체의 비만과 정신의 허기>에서는 애를 낳고 엄마가 되여 자아를 잃어버리고 아이의 수요에 의하여 존재해야 했던,정신적으로 피폐한 시기를 이겨낸 이야기를 쓰고 있다.나 역시 애를 낳고 혼자 정처없이 방황하던 기나긴 터널같은 시간들이 있어 너무 격하게 공감햇었다.
그녀의 글은 가족과의 소소한 이야기.직장에서의 소소한 이야기.소수인으로 살아가는 이야기 등은 소소하지만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진실한 감정,나아가 감동을 담고 있었다. 그녀의 재치있는 필치에 부러움을 넘어 질투라도 하고 싶었다.
끝으로 우리세대가 우리말로 글을 쓰고 문학작품을 창작하는 마지막 세대일거라는 무거운 현실속에서도 꿋꿋하게 창작을 이어가며 항상 당돌하게 세상을 향하여“왜 그렇죠?”라고 외치는 몽실작가의 용기에 다시한번 박수를 보낸다.이름하여 <무데뽀>몽실이!
2019. 12. 16.
마왕의 도시의 여인이
몽글이 동글이~^^ 언젠가 재회할 날을 기다립니다
꼭 만나기쇼.격하게 안아보기쇼.
작품평 좋아요. 진심을 다 해 쓰신듯요. 뚱땅페이 하며 수락해주셔서 고맙고, 요리 야무지게 잘 써주셔서 다시 고마워요.
비번을 잃어버려서 겨우 적어논거 찾아서 등록하고 인제야 댓글 확인했습니다.
여직껏 한번도 글이란걸 써서 어디다 발표한적이 없는데 이리 중요한 임무를 선뜻 넘겨주셔서 실제로는 거의 메가톤급 공포와 걱정과 불안을 느꼈습니다. 어찌어찌해서 쓰긴 썼는데 지금 봐도 영 부끄럽습니다.과분한 칭찬 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