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머 하나 알려줄가
– (게슴츠레)
– 얘네 반에 1학년부터 얘를 좋아한 남학생이 있다. 근데 지난번에 고백했대
– (휘둥그레)
– 이튿날 소문이 퍼져서 녀학생들 몇몇이 얘기하고있는데 마침 반주임선생님이 지나갔대. 그 중 한 학생이 선생님께 얘기했고 샘은 얘가 이쁘니 그렇다고, 그러나 공부에 지장주지 말라고 하셨대. 그리고 그날 얘가 남학생에게 사귈 마음 없다고 했고
– 야, 그런건 당장에서 안된다고 했어야지
– 요즘 애들은 그렇지 않다고~ 니가 만일 그날 알았다면 어땠을거 같애? 거저~ 로미오와 줄리엣을 만들어버렸겠지
– (침묵)
– 유치원 때두 그랬재 흐흐흐흐. 그때는 하도 어렸으니망정이지, 지금 그래바라
사실 나도 엄청 걱정했거덩. 다행히 친구들이 그애는 안된다고 조언했고, 선생님이 잘 인도해주셔서 이틀만에 해결했지. 애는 동네에서 키운다는 말이 맞다. 부모말은 이제 안들으니…
***
10년전.
딸래미 유치원 같은 반에 맞벌이부부가 키우는 남학생이 있어서, 두 집이 가까이 지내며 서로 돕고 있었다. 애들이 자연스레 친해졌고 어느날 딸래미가 그 애가 좋다고 했다. 그냥 좋다고 했을뿐인데 아빠가 왈: 걔는 안된다!!!
그 기세와 말투와 소리에 놀라서 애가 왕왕 울어버렸고…
아부지가 놀라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