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니 고요한 방 안에 희미한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문득 집 밖으로 나가고 싶어졌다. 내게는 따스한 햇빛이 필요했다. 다행히도 다음 날은 적당히 따뜻한 날씨였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진한 파란색으로 물든 가을 하늘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다. 요즘 이 색갈이 가장 마음에 든다. 가을 하면 오렌지 색 혹은 노랑을 먼저 떠올릴텐데, 나는 올해의 가을을 높은 하늘 파란색으로 기억해두기로 했다.
파란 하늘
도착한 곳은 내가 사는 곳에서 약 30분 거리에 있는 탄천로 습지생태원이었다. 가까운 거리 덕분에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겨울에는 산책하러 나왔었고, 봄에는 벚꽃을 보러 왔었다. 계절은 매번 변했지만, 이곳의 새들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듯했다. 내가 갈 때마다 종류별로 가까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늘은 흰색 몸에 검정색 무늬가 있는 새를 가까이에서 보았다. 큰 몸집에 긴 목선, 그리고 가는 다리로 우아하게 걸어다니며 먹이를 사냥하는 모습은 언제 봐도 신기하다.
학종류-왜가리?!
물고기 떼
습지생태원에 발을 내딛는 순간, 가을의 풍경이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는 햇살을 받아 반짝였고, 잔잔한 강물 위에는 여러 종류의 새들과 야생 오리들이 여유롭게 떠 있었다. 흔들리는 코스모스의 리듬에 잠시 내 몸과 영혼도 같이 흔들어 본다. 무엇보다도 강물 위로 쏟아지는 햇빛이 눈부시게 아름다워 한참을 바라보았다.
코스모스
좀 더 앞으로 걸어 가보니 햇볕을 쬐며 머리를 털 속에 묻은 채 쉬고 있는 야생 오리들을 보았다. 나도 그들과 마주서서 눈을 감아보았다. 선선한 바람이 얼굴을 스쳤고, 멀리서 들려오는 새소리와 흐르는 강물 소리가 나의 귀를 감싸 주었다. 이곳은 마치 도시의 소음을 뒤로 하고, 자연 속의 고요함에 나를 맡길 수 있는 완벽한 안식처처럼 느껴졌다.
물고기와 파란 하늘
햇빛 쪼임을 하는 야생오리와 흰색 학
억새
햇빛은 내 등을 따뜻하게 데워주고, 앞에 펼쳐진 풍경은 피로에 지친 내 눈을 치유해 주었다. 자연의 고요함이 마음 깊숙이 스며들어, 그동안 나도 모르게 쌓여 있던 피로가 강물따라 천천히 씻겨 내려가는 것만 같았다. 자연이 가져다 주는 치유의 힘을 마음 속에 하나씩 하나씩 쌓아보는 시간이었다.

글이 읽기 편했슴다~
(사진 왜가리 옳슴다)
그렇군요~OK!!
억새와 으악새는 어떻게 다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