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주가 시작되면서 방 안의 공기는 묘하게 흔들렸다. 이미 글을 발표한 여섯 명의 숫자는 계속 쌓여가고 있었고, 외부 독자들이 남긴 조회수와 댓글은 매일같이 그래프처럼 올라왔다. 남은 이들은 그 수치를 보면서 마음속 계산기를 두드렸다. ‘나는 언제 글을 올려야 할까. 지금 쓰면 너무 성급해 보이지 않을까. 늦으면 묻히지 않을까.’ 그런 망설임이 각자의 가슴을 눌렀다.
그러던 9월 12일, **최은별(009)**이 글을 발표했다. 제목은 “조선족 사이트, 조선족 유튜버, 그리고 나.”
그녀의 글은 개인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하되, 사회적 키워드를 교묘히 얹어낸 에세이였다. 외부의 시선을 정조준한 듯한 글은 공개되자마자 빠르게 확산되었다. 몇 시간 만에 조회수는 500을 넘었고,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천을 돌파했다. 댓글에는 찬성과 공감이 이어졌지만 동시에 날선 비판도 쏟아졌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숫자가 압도적으로 치솟았다는 사실이었다.
방 안은 술렁였다.
민태리(004):
“이건… 글이라기보다 마케팅이네요.”
송유진(013):
“흥미롭네요. 저도 제목부터 다시 고민해야겠어요.”
조한솔(005):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그들의 대화는 짧았지만, 방의 무게를 바꿔놓기에 충분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었다. **최은별(009)**의 글이 경쟁의 흐름을 완전히 흔들어 놓았다는 사실을.
다음 날, 신중하던 **윤태강(024)**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윤태강(024):
“저는 조금 불안합니다. 이렇게 숫자만 바라보면, 결국 글이 아니라 전략 싸움이 되는 거 아닐까요?”
잠시 정적이 흘렀고, 곧 **강범수(002)**가 반박했다.
강범수(002):
“경쟁에는 늘 전략이 따릅니다. 조회수를 얻기 위해 키워드를 선택하는 것도 능력이죠. 진심만으로는 남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문다연(015):
“…그럼 진심은 어디에 남나요? 우리는 글을 쓰러 모인 거잖아요.”
커서가 잠시 멈췄다가 다시 깜박였다. 그러자 **최은별(009)**이 직접 등장했다.
최은별(009):
“진심과 전략은 반대가 아닙니다. 저는 제 경험을 쓴 겁니다. 다만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제목을 붙였을 뿐이죠.”
논쟁은 오래 이어지지 않았지만, 여운은 짙게 남았다. 누군가는 ‘진심도 전략의 일부일 뿐’이라고 스스로 정리했고, 누군가는 ‘숫자가 글을 잠식한다’는 두려움을 가슴에 새겼다.
그날 밤 붉은 벽은 불규칙하게 고동쳤다. **이주안(001)**은 그것을 “방이 기뻐하는 신호”라 해석했지만, **윤예린(003)**은 “불안의 전조”라고 속삭였다. 각자의 해석은 달랐으나 모두가 공감한 사실은 하나였다. 방은 외부의 반응까지 삼켜서 다시 그들에게 되돌려주고 있었다는 것.
그 이후 참가자들의 움직임은 미묘하게 달라졌다. 몇몇은 키워드와 전략을 노트에 적기 시작했고, 어떤 이는 댓글의 흐름을 분석하며 성공의 조건을 계산했다. 아직 글을 쓰지 않은 이들은 불안 속에 잠겨 더 깊은 침묵에 빠졌다. 그 침묵조차 방을 무겁게 만들었다.
오세준(008):
“이제 뭐라도 써야 할 것 같아요. 가만히 있으면 뒤처질 뿐이에요.”
권나래(017):
“하지만 너무 전략적으로만 쓰면 내 글이 사라질 것 같아요.”
방 안의 균열은 점점 뚜렷해졌다. 누군가는 더 빠르게 달리려 했고, 누군가는 끝까지 진심을 고수하려 했다. 그러나 분명한 건 하나였다. 숫자는 모든 것을 드러냈고, 그 숫자가 사람들의 마음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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