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포
하늘을 가르며
물빛 칼날이 벼랑끝에서 빛난다
산의 뼈를 깍는 소리
물방울이 휘어드는 자리
절벽이 바람을 삼키는 소리
메아리가 고요를 파고드는 자리
높이를 버리고
구름이 무너진다
무게를 잃고
허공이 흩어진다
목숨이 끝나는 경계에서
이슬이 스스로를
낭떠러지에 내던질 때
흐름이 한 줄기 시간이라면
벼랑에 홀로 드리운 모습은
무릎 꿇은 운명의 기도인가
이어짐이 한 가닥 빛이라면
부서지는 메아리의 여운은
태양이 남긴 무지개의 그림자인가
낮은 곳으로
더 깊은 공허로
뿌리내릴 심연으로
계곡의 줄기를 타고
산릉의 가지에 피어올라
하늘의 잎사귀에 열매가 맺힌다
바다에 뿌리내리고
허공에 뻗은 물의 모세혈관
무게를 버리는 법을
비방울이 깨달을 때까지
높은 곳으로 솟는 한 가닥 기운
한 자루 번개로
구름을 찔렀다
천둥이 터질 때
소나기가 운다
투명한 폭포가
바다 위에 거꾸로 선다
이슬의 폭으로
하늘의 깊이를 재는 시간
물방울을 타고
시간이 하늘로 올라간다
햇살을 거슬러 오르는
그 찬란한 역류의 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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