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
뒤뜰에 황혼이 내렸다
목련이 지고 있다
어머니가 빨래를 걷는 손길로
목련은 진다
조용히, 서둘러
한 잎
또 한 잎
하늘이 꽃잎을 접어넣는다
촛불이 꺼지자
연기 한 줄기 빈 심지를 휘감는다
한 철 견딘 꽃잎
남은 숨을 흙에 내려놓는다
바람이 쓸고간 빈 자리에
가지가 한 번 떨린다
꽃잎 하나
손바닥에 펼친다
손금 사이로
목련 향이 쏟아진다
그제야 꽃은
윤곽을 잃고
그림자마저 흩어져
뿌리로 돌아간다
목련이 다 지면
석양도 숨을 거둔다
노을이 꺼진 하늘에
둥근 것 하나 떠오른다
영정 한 폭
달의 테두리에 걸린다
밤은 깊어만 가는데
어둠이 별을 밀어올린다
새벽이 빛을 삼킨다
별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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