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의 인연은 대학입학통지서를 받은 후 부터다. 

그날은 설레는 날이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조문학부에, 그것도 가장 가고 싶었던 중앙민족대학교 조문학부에 입학된 소식을 접한 날이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이 보면 뭐 청화대학 북경대학도 아니고 참 호들갑일수도 있겠지만, 학교가 얼마나 일류대학인것이 아니라 사람마다 원하는 학교나 전공이 있는데 두가지가 다 부합된 날이기 때문이다. 

나한텐 최고의 소식이었다. 더군다가 생각지 못한 건 우리학교가 985/211 학교라서 학비가 4년 전액 면제였다. 

하지만 그것보다 이 사건이 후에 그를 만날수 있는 계기가 될줄은 그땐 몰랐다. 그의 부모님은 내가 어릴때부터 우리 부모님과 서로 아는 사이었다. 나도 이모한테 아들이 있는줄은 알았지만 나이 차이가 좀 있다보니 직접 만난적도 없고 자주 마주칠 일도 없었다. 그때는 그의 엄마를 이모라고 불렀을 때다. 대신 이모는 우리 집에 자주 놀러왔으니 내가 크는걸 보고 자랐다 해도 말이 됐다.

그때, 그의 아빠는 일본에 계셨고 그러니 당연히 난 본적이 없었다. 그는 소학교 월요일 아침마다 하는 국기계양식에서 국기를 올리는 학생으로 나는 내가 서있는 자리에서 아주 멀리서 바라보는 좀 궁금하진 않지만 또 신비로운 존재였다. 그냥 어렸으니깐, 저런 건 어떤 학생이어야 할수 있지 ?  아마 공부도 잘하고 반장이고 하나보다 …근데 뭐 나랑은 뭔 상관?  딱 그 정도였다. 솔직히.

대학입학통지서를 받고 며칠 안돼서 이모가 자기 아들이랑 밥 먹지 않겠냐고 제안해서 된다고 했다. (이모는 그떄 미국에 있었는데 이모랑 우리 엄마아빠랑 친한 방큰아버지라고 있었다. 그분이 자꾸 우리둘이 사귀면 좋을것 같다고 촉매작용을 한 분이다. ) 그는 그때 이미 소주대학 재학중이었고, 후에 보니 이모는 내가 대학에 붙길 기다렸던거다. 당연히 좋은 대학에 입학된 건 여기서 플러스 점수였다.

그때 나는 고중때 사귀던 남자친구가 있었고,  그도 사귀던 여자친구가 있었다. 우린 어색하게 만났고, 밥은 잘 먹었고, 그는 나를 동생처럼 귀엽게 바라봤다. 

잘해주고 이뻐해주고 맛있는 거 다 사주고 두번째 만남에 빽에 지갑에, 지갑안에 용돈까지. 나는 여태껏 이렇게 매력있는 남자를 본적이 없다. 매너있고 똑똑하고 선물도 사주고…이렇게 그를 좋게 생각할수밖에 없었던 건 그가 진짜 우수해서이기도 하고 아마, 고중때까지 연애를 한다해도 공부에 지장이 될까바 조마조마하며 했던 나인지라, 맘놓고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본적이 없는 연유일거다. 

대학입학날짜까지 시간이 스무날정도 남았던 터인지라 우린 자주 만났다. 말도 많이 하고 웃고 떠들고 그렇게 어느순간 진짜 서로를 좋아하게 되었다. 난 원래 남자 친구와 헤어지자고 했고, 그는 부모의 의견을 더 존중하는지, 아님 여친이랑 원래 좀 사이가 벌어졌는지 모든걸 정리하고 나랑 진지하게 만나기로 했다. 듣기로는 그의 부모님들이 원래 여자친구를 맘에 안들어 해서 반대를 엄청 했다고 한다. 부모가 반대할 정도이면 이유가 있어는 보이지만 그땐 딱히 그걸 파헤치지도 않을만큼 생각이 단순했다. 

그렇게, 그는 어느날 우리집까지 찾아와서 우리 부모님한테 인사도 드리고… 난, 뭔가 우린 이렇게 부모님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끝까지 갈것만 같았다. 지금 생각하면 많이 단순한게 그때 고작 19살밖에 안돼가지고 내 미래 남편은 이 오빠구나 생각했단게 웃기다. 

-연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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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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