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으로 나름 큰 영화관에서 보게 된 첫 영화는 2012이였다. 세계종말을 소재로 다룬 재난성영화였다. 처음으로 남자친구와 영화를 본것도 이게 처음이다. 

고중때 연애는 많이 단순했고 대부분은 같이 공부하고 밥먹고 커피마시고 … 이런 기억밖에 없다. 더군다나 그 시절 훈춘에는 극장 같은곳이 있긴 했으나 분위기를 내면서 둘이 영화를 가서 보는 일은 없었던 것 같다. 

대학을 붙고 처음 맞이하는 국경절에 나는 많이 신나있었다. 중국의 수도 북경은 옛날부터 오고 싶었던 곳이고 이제 학교주변도 좀 적응됐으니 국경절은 칭구들이랑 이곳저곳 놀러갈려던 참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일할때에는 참 갈데가 없던 북경이, 그땐 어디를 가볼까 생각만 해도 부푼 가슴을 억누르던 꿈같은 곳이었다. 

그가 북경에 나를 찾으러 오겠다고 문자가 왔다. 

좀 놀라기도 하고 좀 싫기도 했다. 그땐 내가 후에 소주를 놀러갈때랑은 다르게, 사궈서 처음으로 훈춘이 아닌 다른 도시에서 만나는 데이트었기때문이다. 숙소 친구들은 다 남친이 없던 시기라 나만 괜히 나가서 남친을 만나는 게 어색하기도 하고 뭔가 여러가지로 마땅치 않았다. 

<아… 오지 마요, 설에 집에 가면 우리 만나요>

<왜? ㅋㅋㅋㅋㅋ 내가 다 알아서 할게. 너는 나와서 나랑 놀기만 하면 돼>

그의 목소리에는 섭섭한 감정과 오기가 반반 섞여있었다. 신기하게도 그 오지말란 말이 그를 더 오고싶게 했다고 한다. 그는 국경절전날 이미 북경에 도착했고, 이튿날 우리 학교 정문에서 나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원래는 많이 반가워야 하는데, 나는 어딘가 모르게 어색했다. 아마 나는 새로운 도시 북경과 새로운 학교 친두들에 관심이 더 많았나보다. 그는 나보다 북경을 훨씬 잘 요해했다. 가본데도 많았고 먹어본 것도 많았고 아는것도 많았다.

어릴때부터 국내여행뿐만아니라 해외여행도 많이 해본 그에게 있어서, 북경은 단순히 나를 만나로 온 장소일뿐, 크게 구경하고 싶은곳이 없었다. 워낙에 세심하고 여행시 공략 같은걸 잘 짜는 그지만, 모든 건 내가 원하는 대로 스케줄을 짜겠다고 헀다. 

나는 처음으로 欢乐谷를 가봤고 처음으로 고가의 뷔페를 먹어봤고 처음으로 명품을 사입었고 처음으로 비싼 와인을 마셔봤고 처음으로 그렇게 멋진 야경을 봤고 처음으로 영화관을 가봤다. 

모든 건 꿈같았고 새로운 세상이었다. 큰 스크린을 통해 보여지는 3D는 충격이었다. 그 영화는 내 인생영화였고, 나는 영화에서 눈을 뗄수가 없었다, 그런 나를 그는 그냥 웃으며 바라볼 뿐 영화엔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우린, 영화관에서 첨으로 손을 잡았고 난 심장이 떨렸다. 

지금 생각하면 네일은 밥 먹듯 하는 일이지만, 그땐 난 왜 네일을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그는 나의 손을 보더니 네일을 해보지 않겠냐 했다. 그게 내 첫 네일이다. 비싸기도 참 비싸서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렇게 중관촌 영화관은, 후에 그 와의 영화같은 스토리를 내 맘속에 남겨 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곳중 한곳이다. 

-연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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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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