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회사로 출근.
점심 식사 후, 회사 휴게실 자판기 앞.
역시나 은하랑 회사서 사적인 얘기하기 제일 좋은 공간.

“저기… 은하야… “
“응? “
“너… 회사 들어와서… 요즘 회사내서 살기 편해…? “
왠지 말도 더듬더듬 잘 안 나가네…
은하가 의아한 눈길로 바라본다.

“응? 괜찮은데. 따로 집 걱정 안 해도 되고, 돈도 안 나가고… “
“오… 그래? 너 잠시라도… 밖에 나가 살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 “
역시나 은하는 의아한 눈길이다.
“응. 미처 못 해봤는데… 너 왜 그래? “
아… 몰라! 내 사정을 말해야겠다.
나는 은하하고 내 사정을 구구절절이 얘기했다.
“오, 그렇구나. 근데 너 집은 멀어? 나 아직 못 가봐서… “
그렇다. 은하는 아직 내가 사는 집도 못 와봤네.

“응, 읍 내 중심 쪽인데 교통수단만 있으면 가까워! “
은하가 좀 천천히 얘기한다.
“근데… 우리가 뭐 친한 친구긴 하지만 사귀는 것도 아니요, 내가 거기 들어가 살면 남들이 뭐라 하지 않을까? “
“어… 그게 전혀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되는게… 집에 방 세개나 있어. 룡이형네가 살던 좀 큰 방도 있고 좀 아담한 작은 방도 있어. “
“그럼… 방이 몇개가 중요한게 아니고, 그냥 남들은 우리 둘이 한 집에서 산다고 생각할꺼 아니야… “
은하가 당황해한다.
어… 답답해…
갑자기 내 입에서 소심한 나로서는 전혀 생각지도 못 할 큰 소리가 튀어나왔다.
“사랑해! 사랑한다고! 내 마음 모르겠어?! “
억… 질러버렸다…
어디서 이런 용기가…
은하는 눈이 동그래졌다.
다행히 휴게실에는 우리 둘 뿐…
은하는 한참이나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만 보았고…
나도 이글거리는 큰 눈은 아니지만 은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솔직히 대시하기에는 장소도 좀 구리고…
내가 입은 옷도 회사서 일 할 때 편히 입을 수 있는 작업복…
나는 그런 걸 고려할 새도 없이 앞으로 다가가서 은하의 두 손을 꽉 잡았다.
“음… 인호야… 너 무슨 소리… 하고 있어… 나 니 베프 은하라고… “
“알아. 나 진지해! 이 말 하기까지는 좀 많이 힘들었지만… 해버리니까 속이 후련하네. 우리… 함 진지하게 만나볼래?! “
은하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린다.

“잠깐… 나 너무 갑자기라서… 잘 모르겠고… 나… 사실… 이럴려고 이렇게 니 옆에 온게 아닌데… “
“됐어. 그런 생각은 집어치고 내가 싫지만 않으면 그냥 나 만나주라! 내 소원이란 말이야! “
나는 은하의 뜻은 상관도 안하고 막 밀어부치려 했다.
그러면서 은하를 품에 끌어안으려는데… 은하가 뒤로 잠시 물러난다.

“알았어… 니 마음 알겠고… 그럼 잠시 좀 더 가까이 지내는 볼께… 그러나 막 밀어부치지는 마… 나… 혼전 순결주의라서… “
아… 90프로 동의는 받아낸거다!
나는 뛸 듯이 기뻤다.
내 눈에는 눈물까지 핑 돌았다.

은하가 얘기한다.
“너… 오바하지는 말고, 회사서. 그럼… 내가 거기 들어가 살면… 집세는 어떻게 부담하지…? “:
“됐어, 그까짓꺼 내가 다 낸다! 넌 몸만 들어와. “
사실 룡이형하고 한 사람이 500원 씩 부담은 했으나, 은하가 들어온다면 그 까짓꺼 술 둬 번 적게 먹고 나 혼자 부담하리라!

“정말? 그래도 돼? 그러면… 교통수단은 어떻게 하고…? “
“걱정 마! 내 회사경력으로 회사차를 신청할 수도 있고, 나도 짬밥이 좀 되니까… 그래도 안 되면 작은 스쿠터 하나 구입하던가, 아님 자전거 두대를 구입해서 같이 타고다니지, 뭐… 우리 학교 때 다 타고 다녔잖아… “
은하가 아직도 날 똑바로 쳐다 못 보면서 얘기한다.
“그렇긴 해… 나… 주말에 들어갈께… 그럼. “

너무 좋다.
혼전순결이고 뭐고간에…
사람의 감정이, 마음 중심이 중요한거 아니야!
그리고 회사서는 이제 당당한 공개커플로 남들의 축복을 받으면서 지낼 수도 있고, 하하!
내 모태솔로도 이제 드디어 탈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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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모아 읽기 (우리 둘 1-14화)

https://wulinamu.com/series/s2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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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호

오랫만에 다시 글을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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