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살에 대학을 졸업해서 올해 나이 32살이니까…
거의 10년 가까이 출근 생활을 해왔는데 (미국와서, 중간에 잠깐 화장품 비지니스 한답시고 2년은 늦잠으로 아침 시간을 挥霍 한적도 있는데, 어찌됐건 그 시간동안 월요일이 두려운 순간은 단 하루도 없었으니, 그걸 빼면 정확히 7년 ) 아직도 월요병은 그대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라고 하던 데카르트 명언이 생각난다. 뭔가 출근이 존재하는 한 월요병은 사라지지 않을거 같단 생각이 든다. 한주마다 방문하는, 금요일 저녁의 행복이 늘 두배로 부풀려져 일요일 밤이면 월요병을 곧 맞이하는 불면의 밤의 연속이 되어버리는 이 기묘하고도 고통스런 루틴 …
드뎌 내일은 바람스치듯 가볍게 무시해도 된다는 생각에 오늘밤은 오히려 조금 신이 난다.
예전에 어떤 다큐를 본 적 있는데,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맹수들의 습격을 피하기 위해 걍 중간에 있는 언덕 같은데 살고 있었다고 한다. 사냥 갈 때 그곳을 항상 건너야 하는데 물살이 너무 쎄서 그냥 건너면 안되고 몸에 무거운 돌을 들고 무게를 지탱하고 건넜다고 한다.
내가 이 다큐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지난 3개월 동안 (그러니까 작년 10/11/12월) 글도 한편밖에 업뎃 못하고 도대체 뭘하고 지냈는지에 대한 썰을 풀려고 예를 든거기도 하다.
좀 핑게 일지도 모르지만, 그 세달은 진짜 내 출근역사상? 역사라고 말하기엔 좀 어울리지 않는거 같고 무튼 출근했던 경험중 제일 느리고도 빠르게 지난 년말이였다. 참, 한치의 마음의 여유도 없이 보낸, 다신 겪고 싶지 않은 삼개월이었다. 어떤 이유로 회사에(뉴저지/ 뉴욕만 포함) 나 빼고 다 신입인 이상한 세달이었다. 그 신입들도 그 와중에 몇명 더 바뀌고, 암튼 고작 일년 좀 넘게 일한 내가 제일 년장자라는게 심지어 웃기기까지 했다.
내 코가 석자인데, 앞사람 남기고 간 일 같이 거들면서 새 사람들도 업무 배워줘야 하고, 뭐가 뭔지 어리둥절 허둥지둥하던 정신없고 희안한 시간들의 연속이었다. 스펀지도 아니고 배워준다고 다 흡수하는 거도 아니고, 사람마다 성격이랑 성향이 다르고 생각하는것의 차이도 있다보니 같은 방법으로 배워줘서 될 일도 아니었다. 가끔은 그 와중에 각자의 기분까지 배려해서 할라니 초짜인 나로서는 쉽지는 않았다. 거기다가 새로 오신 분들이 다 나랑 거의 나이차가 20-30은 되니까, 어떤 말은 어떻게 해야 서로 기분 안 상하게 최대한 지혜롭게, 당돌하지만 싸가지 없지 않게 들릴지도 나름 엄청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렇다고 공들여 업무 다 알려드렸다고 모든 사람이 우리 회사에 남는 건 아니라는 점이 날 더 기가 빠지게 만들었다. 뭐 각자 사정(일이 본인이 생각한 거랑 다를수도 있고, 더 좋은 일자리가 생길수도 있고, 짤릴만 한 소지가 있어서 짤렸을수도 있고, 핑게대고 그냥 나갔을수도 있고)이 있었겠지만, 내 입장에선 또 그 사람들이 남기고 간 뒷처리까지 맡아 해야 했으니, 은근 부담감이많았다. 덕분에 책임감도 생겼지만, 내가 숨이 쉬어지지 않게 짓누르고 있었던 더 많은 부분은 두터운 부담감과 무언의 기대치였다.
그때 내가, 우연히 본게 저 다큐 이야기였다. 아, 이 무거운 짐은 어쩌면 거친 사회에서 낙오되지 않게 도와주는 고마운 짐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듬..은 아니고 , 이렇게 나를 세뇌시켜보잔 결심은 대신 하게 되었다.
언젠가 이 시간은 지나갈거고 그러면 그 고생에 대한 보상은 내면의 단단한 성장으로 나에게 보답하지 않을까란 긍정적인 생각도 억지로 했다.
뭐 거의 울며 겨자먹기 식이지.
별로 단단해진 줄은 몰루겠고, 확실히 저 석달은 거의 멘탈이 나가 있었고 머리카락이 많이 빠졌었다. 고마운 게 한가지 있다면 , 한동안 살이 많이 빠져서 못 입고 걸어두었던 예쁜 옷은 몇벌 입을수 있었다는 점.
살면서, 성인이 되면 그 누구보다 멋지게 살 줄 알았던 어린날의 나에게 좌절했던 시간들이었다. 먹고 살기란 존나게 빡씨네!
빡세게 살다보니 가끔은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때도 많았다. 가짜 워커홀릭 같기도 했고, 조기에 돈 많은 백수가 되고 싶어 안달나 하는 하지만 결국 짠 월급 받고 기계사람처럼 돌아치는 멍청이 같기도 하고, 가끔은 아예 나란 존재는 없다, 나는 무이다 하고 싶을 만큼 생각자체를 하고 싶지 않은 멍때리는 순간도 수두룩했다.
폭주하는 기관차에 무슨 생각이 존재하겠냐만 , 나는 어쨋든 새해만은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다. 열심히 살았을 뿐인데 점점 빡세게 살고 있다는 걸 지친 내 몸이 감지했을때 쯤 나는 멈추기로 마음 먹었다.
사회적에너지를 다 쓴거 일수도 있다. 일이라는 게 인간관계나 비지니스 결합이라 에너지를 안 쓸수가 없다. 온 갖 손님들 이야길 잘 들어주고 오더아이템은 넣어야 하니 정확하게 문서로 전달하고 할말 안 할말 구분해서 해야 되고 눈치보면서 일해야 하고 그 와중에 미소는 유지해야 하니, 귀가하면 자연스럽게 축 늘어지는 건 당연한 거고…
난 밥 해주는 남편이 없었거나 징징대는 아기가 있었거나 둘중 하나만 걸렸어도 버티지 못했을거다.
투덜대다보니, 글이 술술술 써진다. 찬양을 하라고 했으면 두줄에서 끝날 내용인데.
하지만, 지나고보니 또 별거 아닌거도 분명함, 대개는 힘들었던 거 보단 결과가 더 크게 남았다는 게 오히려 위안이 되는 부분이 큰 건 인정..
중요한 건, 새해부터 이젠 나를 챙기면서 발란스를 맞춰갈 것이고 , 코로나 덕에 위에 첫 시작에 말한 월요병을 잠시 한두번 정도는 잊어도 된다는 소소한 행복거리…
사실, 이런 내용들을 보면 누군가는 무조건 그릇이라든지 능력 이런걸 말해서 자신들만의 버블속에 우릴 가두려 할 것이다. 뭐 그 사람들의 입장이 이해 안되는 건 아니다. 세상 모든 일은 상호적이니까.
하지만 정은 주되 마음까지 줄 필욘 없고 존중은 하되 을이 되진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 이용가치가 있고 필요하기때문에 관계유지가 되기때문에. 그리고, 본질적인 문제 해결의 출발선은 그냥 경험 조언 이런식의 도덕적인 판단에 의한 설득은 진심 없어보이고, 오히려 인간대 인간의 인간애가 넘치는 대화거나 돈을 더 주는 현실적인 제안이 훨 매력적이다. 더 디테일하게 표현하자면 후자가 사실적이다.
그리고, 솔직히 사람에게 그릇이란 건 없는데 우리가 단정짓는 그 그릇들은 우리의 재능같은 객관적인 부분이 아니라 내 마음가짐에 달려있다는 걸 사람들은 잘 몰룬다.
무수하게 얽힌 인간관계의 불합리성을 인정 안하는 건 아니다.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의 의미도 알겠는데 그게 뭔 대수겠냐만, 살아보니 인생은 필연보다 우연에 좌우지되고 세상은 생각보다 우스광스러운 곳이였다. 결국, 시간이 다 해결해 준다고 하지만 이것저것 겪어보니 시간이 해결해주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그 시간속에서 단단해 진 내가 해결할 뿐.
-연재중
“인간은 왜 사는가? 어려운 질문이다. 하지만 꼭 이 질문에 대답이 필요할까? 인류는 자신의 삶에 너무 지나친 의미 부여를 하는 경향이 있다. 어쩌면 인간은 엄청난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그냥 어쩌다가 태어났기 때문에 죽을 때까지 그 자리에 존재하는 것뿐일 수도 있다. 분명한 건 각자에게 한정된 삶이 주어졌다는 것이다.” – 어느 책속의 문구가 갑자기 생각나서 그대로 옮겨봤슴다. ㅋㅋ 오늘에 충실하기, 그거로 됏다 임다.
가끔은 간단하게 생각하기, 현재를 살기에 동의와 동감을 표시! ㅋㅋㅋ어느 작가가 말한 말이 생각남다. 인간은 고유한 존재이지 특별한 존재는 아니다. 그럼에도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 의미를 부여한 주관세계에 살고있죠. 결국은 세계가 어떠한가가 아니라 당신이 어떠한가 문제죠.하루는 열심히, 인생은 대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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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유없는 잠수는 없다 ㅎㅎ 많은 일들이 있었네
별 건 아닌데 ㅋㅋㅋㅋㅋ 풀어서 쓰다보니 좀 길어졋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30대 되어서야 졸업을 앞둔 저는 성숙은 커녕 곧 맞닥뜨려야 할 사회 생활이 두렵기만 하네요. 여님의 책임감과 단단함이 부럽기만 합니다.
오래전, 제가 제 모멘트에 어떤 글을 올리면서 이렇게 쓴적이 있습니다. 나는 이 사람이 궁금하다. 글을 여러편 읽었는데, 매력이 있는 사람이 분명하다. 언젠가 만나서 얘기를 나눠보고 싶은 맘이 든다 …. 그리고, 오늘 전 그 사람으로부터 먼저 제 글에 따뜻한 댓글을 받는 행복을 체험했습니다. 좋다아~
결국, 시간이 다 해결해 준다고 하지만 이것저것 겪어보니 시간이 해결해주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그 시간속에서 단단해 진 내가 해결할 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