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여행3] 팝콘 보며 영화 먹을래요?

[과거여행]을 테마로 한 2022년 노랑글방 특별기획 3탄_노래 말고, 놀이 말고, 이번엔 영화다. '영화'는 과거를 떠올리는 버튼이다.


A: 최근에 언제 영화관을 갔었어?

Y: 퇴근하고 평일 야심한 시각에 영화관을 갔었지! 영화관에 한사람도 없어서 팝콘에 영화에 호강을 제대로 누리고 왔어! ㅎㅎ 너는 최근에 본 영화 중에 재밌게 본 거 있어?

A: 팝콘에 심야영화! 한사람도 없는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건 나도 꼭 해보고 싶었는데! 너무 좋았겠다. 오붓하게 ㅋㅋㅋㅋㅋ. 나는 공조2가 나와서 영화관에 갔었어. 마지막 타임이었는데도 사람이 꽤 많더라. 추석연휴 마지막날에 재밌는 영화로 마무리 하고 싶어서 찾아갔는데, 만족했어. ㅎㅎ

Y: 나도 ‘공조2’는 간만에 재밌게 봤던 영화였어! 영화를 특별히 좋아해서 챙겨보는 게 아니라서 시간이 지나면 스토리가 가물가물해 진달까. 지금까지 이야기나 이름이 딱 떠오르는 영화는 손에 꼽는 정도인 것 같아.

A: 그래~? 나는 나름 영화를 많이 챙겨보는 편인 것 같아. 지금은 어떤 영화가 딱 떠올라?

Y: 2018년 중국에서 봤던 ‘超时空同居 (어쩌다 룸메이트)’라는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아. 그건 영화관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본 기억이 있어. 깊게 여운이 남아서 OST ‘房间‘도 찾아서 들었는데, 사랑을 다룬 영화 중에 가장 인상 깊어.

A: 와! 어떤 부분이 와닿았던거야?

Y: 두 사람이 시공간을 초월해서 동거를 하다가 나중에 헤어지는 장면에서 주고받는 대사들에 감명을 받았어.

A: 오호!! 이렇게만 말해줬는데, 뭔가 보고싶어진다! 어떤 대사였던지 안 말해주니 더 궁금해지잖아. ㅎㅎ 이번주엔 시간내서 이 영화를 봐야겠다.

Y: 사실 대사가 구체적으로 떠오르진 않는데. ㅎㅎ 남자는 능력이 없고 여자는 잘 사는 설정으로 나왔었어. 현실 앞에서 모든 걸 감수하고 사랑을 택한다는 스토리라서 더 극적으로 다가왔어. 특히 서로 다른 시대에 사는 두 사람이 일상을 같이 하다가 갑자기 헤어지게 됐을 때 익숙함에 몰랐던 사랑이란 감정을 깨닫는 장면이 신선했지! 그렇담 너는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가 뭐야?

A: 그런 장면들이 너에겐 신선했구나! 나는 너무 많은데? ㅋㅋㅋ 예상했던 대답이 아니라서 당황하진 않았지? ㅋㅋㅋ 최근에 나도 영화를 보며 신선한 경험을 한적이 있는데,  처음 느껴보는 분위기라 아주 기억에 남아. 집에 혼자 있었고, 창문으로는 빗소리가 들렸지. 방안이 어둑어둑하기도 하고 그날따라 영화가 보고 싶어지더라고. 그래서 아껴두고 있었던 영화 ‘미드나잇인파리’를 봤지. 흠! 그때의 그 분위기는 진짜 말로 표현을 못하겠어. 너도 영화를 봤다면 아마 조금은 알 수도 있겠지만, 밖에서 들려오는 빗소리가 신의 한수였달까? 영화에 완전히 몰입하게 만들었어. 그래서 비오는 날이면 영화를 찾아보게 되는 고집(?)이 생겼어. 그날의 모든 감각들이 아직도 생생해서 너무 신기해. 

Y: 그때의 분위기가 기억에 남았구나! 듣고 보니 영화를 보면서 분위기를 느끼는 것도 참 낭만적인 일인 것 같아. 화면에 담긴 평면적인 이야기를 눈과 귀와 또 다른 감각을 통해 오롯이 느낀다면 더욱 그 기억이 생생하게 남을텐데!

A: 맞아맞아! 우리 소학교 다닐 때 말이야. 나는 그때 뭘 봤던지 하나도 생각이 안나(대충 애국정신 뿜뿜하는 영화들이었던 것 말고는 인상에 없음. 애국영화였다는 것도 영화 감상문을 써오는 숙제때문에 기억에 연쇄반응이 생겨서 떠오름). 근데, 학교 단체로 영화관을 걸어갔던 길이며, 먹었던 간식이랑, 영화관 냄새는 사진처럼 기억속에 남아있어서 신기해. 아마, 영화보다는 영화보러 가는 일이 엄청 신나는 일이었나봐. ㅎㅎㅎ

Y: 군복을 입고 치열하게 전쟁하고 분투하는 영화만 봤었지! 그때는 영화보다 밖에 나가는 게 더 좋았던 ㅎㅎ 그리고 무리에서 누구라도 잃어버릴 까봐 손을 잡고 영화관에 아장아장 걸어갔었는데! 영화를 감상하는 묘미는 좀 더 크고 나서야 알게 되었어.

A: 하하하하하 맞아맞아! 손두 잡았었지. 그때 화룡에 영화관이 딱 하나였잖아. 그리고 학교랑 가깝지도 않은 거리에 있었는데, 그길을 다 같이 걸어갔었지. 그때는 팝콘이고 뭐고 영화관 문화라는 것도 모를 때였고, 辣条랑 冰红茶 요렇게 가방에 넣어가서 영화볼 때 먹었던 것 같아.

Y: 지금도 팝콘과 콜라가 영화 볼때 빠지면 크게 섭섭하지 ㅎㅎ 그래도 취향껏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찾아보게 되었고, 내가 어떤 영화를 좋아하는지 점점 알아가고 있어.

A: 좋은데 너무! 너의 취향을 알아가는건 정말 멋진 일이야. 취향*도 생기고, 나이를 먹어가며 보고 싶은 영화도 폭넓어지는 것 같아.  20대 초반에는 로맨스 영화도 첫사랑 막 이런 풋풋한 영화에 끌렸는데 지금은 어른연애도 너무 재밌고 막 그래. ㅋㅋ

Y: 최근에는 유행이 돌고 돈다*는 걸 많이 느껴. 불과 2년 전만 해도 유튜브를 광적으로 좋아했는데, 어느새 TV에 방영되는 드라마를 다시 찾게 되더라고. 그만큼 취향은 언제든 바뀌고 생각도 시시각각 바뀌는 것 같아. 무작정 좌우명, 꿈에 대해 정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이제는 물 흐르듯 사는 것도 나름 재밌단 생각이 들어. 빈틈이 있으면 부족한 대로, 부자연스러운 것도 지나보면 그것대로의 매력이 있는 건데. 틀에 굳이 맞추지 않으려 ‘놓는’* 습관이 생겼달까. 을 지나 새로이* 시작한 에서는 나름 다르게 살아보려 준비 중이야 ㅎㅎ

A: 완전 공감해. 그래서 입버릇이 하나 생겨버렸잖아. ‘요즘’, ‘최근’, ‘지금’ 이런 말들을 많이 한다는걸 발견했어. 난 어떤 것을 단정 지어 말하는 것에 조심스러워지고, ‘지금은 이렇지만 나중은 아닐 수도 있다’는 식의 변화에 여지를 두려고 하는 것 같아. “을 지나 새로이 시작한 ”라! 뭐일지 너무 기대되는데! 너에게 찾아오는 변화를 응원할께!

Y: 너의 응원을 받으니 뭔가 든든한걸! 하지만 거창한 건 아니고 그냥 마음속 작은 다짐이 생겼어.

A: 작은 변화든 거창한 변화든 너의 이야기가 기대돼. ㅎㅎ 영화로 빗대어 말하자면, 너가 주인공이고, 나는 카메오 정도로 闪亮登场하는 성장 스토리가 기대되는걸!

Y: 우리 서로의 빛나는 인생 영화에 든든한 카메오가 되어주자!


<비하인드>

*돌고 돈다:

“하루 정도는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아 / 그럼에도 여전히 완벽하군 / 마치 하루하루가 삐뚤은 동그라미 같아 / 도망쳐도 여기로 돌아와” – 아이유 중에서

삐뚤은 동그라미를 따라 내가 잠시 피해뒀던 골칫거리들이 나를 향해 걸어온다. 사실은 내가 그를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예전에는 마냥 싫었고 도망쳤다면, 이제 그 문제가 반드시 인생에서 한번쯤은, 아니 어쩌면 평생토록 마주해야 할 일임을 알고 스스로 어깨에 짊어맨다. 이걸 넘지 않으면 평생 여기에 머무를 것 같다는 생각에 오롯이 나 스스로를 위한 선택을 한다. 그래서 더욱 이 가삿말이 마음에 와닿았다. 불과 몇년 전에는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구절이 위로로 더욱 다가왔다면, 이제 ‘삐뚤은 동그라미, 도망쳐도 돌아와’라는 말이 더 솔직하게 파고든다. 그렇담 이젠 반대로 내가 더 앞장서 걸을 순 없을까. 결국에 이 문제의 답을 시간에 맡겨둔다.

*놓고 / 새로이 : 

유독 타이밍이 안 맞는 날, 유독 모든게 완벽한 날이 있다. 하지만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찾아온 행운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고, 아주 다양한 순간에 찾아온 ‘행운’은 어느샌가 내가 해둔 노력의 결과물이 아니었을까. 너무 큰 기대와 희망은 놓고 이제 새로운 파트를 시작하려 한다. 순간 순간에 집중하는 법, 내 앞의 이 사람을 소중히 하는 것, 그리고 너무 많은 걸 바라지 않는 것. 그렇게 돌고 돌아 다시 마주한 그 짐이 조금은 가벼워지기를.

*취향:

나의 영화 취향은 대개는 ‘호기심’으로 결정된다. 영화 평점이 높고 낮고보다는 이 영화가 궁금하다 싶으면 지체없이 보는 편이다. 영화도 한편의 예술작품이라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심오한 깊이를 따지는 일에는 영 소질이 없어서, ‘즐거우면 그만이지’라고 생각한다. 물론, 영화를 보고 생각을 나누는 일도 무척이나 즐거운 일이다. 같은 영화를 봤는데도, 이렇게 다른 생각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나의 좁은 시야를 넓혀주어 감사한 일이기도 했다.

영화를 보는 일이 시간낭비라고 생각했었다. 불과 7년 전만해도 그랬다. 아마 영화를 보는 일이 썩 유쾌한 경험이었던 적이 없어서 그랬나 싶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쉬워진 것도 있지만, 영화를 같이 보는 사람의 영향이 큰 것 같다. 함께 영화를 보며 쌓았던 추억이 좋아서, 영화를 보는 시간이 즐거워졌다. 영화 보는 즐거움을 경험하고 나서는 어떤 영화를 봐도 그 시간이 주는 재미가 색달라졌다. 즐거움을 좇아 많은 영화들을 봤다.

그래서 내가 어떤 영화를 좋아하냐고? 취향… 같은 건 없다. 아무거나 다 본다.

올해 본 영화들을 수줍게 공개힌다.

1월 The Amazing Spider-Man2(2014), 长津湖(2021), 
急先锋(2020), 古董局中局(2021), 我和我的父辈(2021), 
조선명탐정2_사라진놉의딸(2014), 임금님의 사건수첩(2016)
2월 택시운전사(2017)
3월 扬名立万(2021)
4월 这个杀手不太冷(2021), 奇迹笨小孩(2022)
5월  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2022),  狄仁杰之通天帝国(2010)
6월 Fantastic Beasts: The Secrets of Dumbledore(2022), Good will Hunting(1997),
Dallas Buyers Club(2014), Midnight in Paris(2012)
7월 The Elephant and The Butterfly(2017), Thor: Love and Thunder(2022), 
밀정(2016), 범죄도시2(2022)
8월 Jurassic World3: Dominion(2022), Zack Snyder’s Justice(2021), 
倚天屠龙记之九阳神功(2022), 倚天屠龙记之生活雄风(2022), 
비상선언(2022), The gun: Maverick(2022), Death on the nile(2022), 
狙击手(2022), 悬崖之上(2021), Chief(2015), 无双(2018), 외계인1(2022), 
让子弹飞(2012), Sherlock Holmes(2009), Sherlock Holmes: A Game of Shadows(2011)
9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2022), 공조2(2022)
10월 Instant Family(2018), Thor: Love and Thunder(2022), 独行月球(2022), 
Serial Bad Weddings(2014), Serial Bad Weddings(2019),육사오(2022), 
LaLa Land(2016), The Notebook(2014)


썸네일 BY 유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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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ang Geul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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