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 희미해진 물건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내가 소유하고 있던 것인지, 누군가의 것이 부러웠던 것인지 조차 기억이 나질 않지만 지금 이 순간에 가장 생각나는 그때 그 물건을 끄집어내본다.
행운을 상징하는 인형 속의 인형, 마트료시카처럼 좋은 뜻을 지닌 인형이라 더 눈길이 갔는데, 어린 마음에 볼 땐 좀 기괴해 보이기도 했다. 인형 안에 인형이 수도 없이 나오고, 쓰러지고 쓰러지기를 반복해도 또 다시 일어나는, 무언가가 반복되다보면 큰 변화를 이룰 수 있다고 되뇌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반복해서 주입했다.
어린 시절 작문 주제로 ‘오뚝이’가 꽤 많이 출제된 것 같다. 그때마다 너무 구체적인 주제여서 피하곤 했다. 항상 굳센 의지와 포기를 모르는 정신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늦은 주말을 또 다시 업무로 뒤덮은 오늘은 왠지 그가 공허해 보이기도 한다. 조금은 다른 생각을 적을 수 있을 것 같아 ‘오뚝이’를 주제로 선뜻 골랐다.
마냥 잘해야지, 해내야지, 꼭 이뤄야지라고 수없이 되뇌던 어제를 오뚝이에 대입해보면, 그가 불쌍해 보이기도 해서. “그냥 이대로 무인도까지 가줘. 거기서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같이 살자”. 여행길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이 무거운 건, 쉼을 끝내고 또 다시 다가오는 치열한 시간이 두려워서였다.
바쁜 틈에 놓쳐버린 기회를 생각하다 “내가 뭘 하려고 이리 아득바득 이를 가는거지?”라는 대답 없는 질문을 던져도 본다. 올해도 어느새 다섯 개월이 저물어간다. 이런 틈은 어떻게 메꿔야 하나. 파고드는 생각들 틈으로 어렴풋이 떠오르는 물건이라도 매만져본다.
썸네일 BY 아단향 : https://grafolio.naver.com/works/1518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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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ang Geulbang
저희 때는 오또기라 했던 같슴다
오또기가 더 입에 감기네욤
오또끼 라고도 불렀던거 같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