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질 무렵, 2주간 집안에만 있던 아이를 데리고 머리 깎으러 나섰다.
– 춥다. 겨울이다. 내복 입구 등산복 입어라
= 에이 안추워
– 뭐… 알아서… 근데 추워도 내 옷은 안준다
2주 전 날씨에 입던대로 입고 나선 아이는 엄마가 말한 정도가 아니라며 으쓱했다. 다만 왜 멀쩡하던 나무잎들이 다 떨어졌냐고 한다.
***
머리를 깎고나니 날이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 아… 너무 춥다
그제서야 겨울 기온을 느낀 아이는 옆에 딱 붙어서 옹송그렸다.
= 매일 학교에 갔더면 이렇게 입고 나오지 않았을텐데…
– 매일 학교에 갔더면 에미도 옷 껴입으라고 잔소리 안했을게다. 말 좀 듣지…
***
– 웬지 익숙하지 않아? 이빨 닦고 치실 하라는 잔소리도, 꼭 충치 생겨야 엄마 말이 맞았구나… 공부 하라는 잔소리도 그렇고… 지금 기어코 안듣다가 나중에… 지금 추운것 처럼…
= 그런 잔소리 어디 끝이 있나요
– 몇개 안돼. 1 이빨 닦고 치실 해 2 일찍 자 3 악기 련습해 4 공부해 5 외국어 배워
= ……
뭐, 듣고 안듣고는 너의 몫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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