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대화 엿보기

한 평 너비의 골목길에 아침이 드리웠다. 밤을 꼬박 샌 아무개와 그의 친구가 목 언저리에 두른 피곤을 햇살로 털어내려 애쓴다. 펑소 입을 다물지 못하던 둘은 정신의 반이 잠들어 있음에도 서로에게 말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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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속의 재미를 모두 챙겨갈 수 있는 방법(빠밤!)

1. 글에 나오는 아무개가 되어보기.

2. 아무개의 질문을 댓글로 남겨보기.

    -Q1 오늘만 사는 사람이 존재할까?

    -Q2 인간은 왜 미래를 궁금해 하는가?

    -Q3 살아온 인생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Q4 "나중에 한번 봐요"가 지니는 의미는?

*고리타분하게 교훈을 주려고 쓴 글이 아님을 미리 밝혀두며 (누구에게 교훈을 줄 자격도 안되거니와), 다만 티끌 같은 머리속 생각이 가져다준 궁금증을 소통의 방식으로 해소하고 싶어서 쓴 글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오늘만 사는 사람이 존재할까?

한 평 너비의 골목길에 아침이 드리웠다.

밤을 꼬박 샌 아무개와 그의 친구가 목 언저리에 두른 피곤을 햇살로 털어내려 애쓴다. 펑소 입을 다물지 못하던 둘은 정신의 반이 잠들어 있음에도 서로에게 말을 던진다. 

"또 오늘의 해가 떴군."

"그러게."

건조한 답변에 한 명의 입이 삐죽 나왔다. 그는 잠시 침묵하다 뜬금없는 화두를 입에 올렸다.

"…… 야, 오늘만 사는 사람이 과연 존재할까?"

"글쎄."

"아, 좀 진지하게 생각해봐."

"어휴, 난 없다에 한 표."

"왜?"

"불치병 환자도 내일을 기대하게 되는데, 오늘만 생각하며 사는 사람이 있겠나 싶어서, 그러는 너는?"

"난 '있다'! 이 많은 사람들 중에 그런 사람이 하나도 없을까 싶어서"

 

인간은 왜 미래를 궁금해 하는가?

아무개가 물었다.

"미래가 뭡니까? 미래라는 것이 대체 무슨 의미를 지니기에 인간은 이리도 미래를 궁금해하는 건가요?"

 노인이 답한다.

"미래란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그러나 만들어질 수 있는 세상의 가능성이지. 사람은 그 가능성을 믿어 꿈을 꾸고,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이란 걸 하지. 내가 말해 줄 수 있는 것은 단지 이것뿐이라네. 자네는 자네의 답을 만들어 보게나, 그것이 자네의 미래가 되지 않겠는가."

 한참동안 적막이 흐르다가 아무개가 또 물었다.

" 인생은 뭡니까? 어떤 인생을 살아오신거죠?"

 노인은 자신의 무릎을 매만지며 과거를 회상했다.

"인생, 적당히 살아가면 되는 걸세. 적당히 슬퍼하고 적당히 즐거워하며. 내 인생은 즐거운 것을 찾기 위한 여행길이었지. 꽃이 잔뜩 핀 들에서 햇볕을 쬐고, 내리는 비를 맞으며, 쌓인 눈을 손으로 흩뿌리는… 그런 재미난 삶이었다네."

노인은 고요히 웃음을 지었다. 입가에 번진 그의 미소가 표지판처럼 보인다.

"나중에 한번 봐요"가 지니는 의미는?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이 있겠지요."

 과장되게 눈썹을 추어올렸다가, 이내 시선을 떨구며, 그녀가 담담히 인사를 건넸다.

"그러게요. 나중에 한번 봐요."

 따라 아무개도 태연한 척을 해 본다. 매우 높은 확률로, 그 둘은 다시 만나거나 한번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냥 서로를 언젠가와 나중에로 기억하고 싶을 뿐이다. 그들의 지금은 어색한 침묵만이 흐른다.

 늦은 오후 햇볕이 창을 타고 넘어든다. 탁자 유리를 딛고 튀어오른 햇살이 그녀의 눈에 가닿는다. 눈부셔 찡그린 것인지 과장되게 웃는 것인지 모를 표정을 짓는다. 침묵과 함께 매끈하게 조용했던 얼굴에 변화가 일자 그녀의 입술도 다시 열린다.

"갈게요."

 다시 흘러나온 인사는 짧고 단정적이었다. 그렇지만 그 편이 차라리 좋았을 것이다.

"네, 잘 가요."

 서로 그렇게만 인사했다. 그 정도면 되었다고 생각했다.

* 썸네일 사진 출처:  https://grafolio.naver.com/works/2077196

GRAFOLIO by 록시콘 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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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ang Geul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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