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수학숙제를 할 때 문제를 멍하니 보고 있길래 한마디 했습니다. 수학문제는 눈으로 보는게 아니라 손으로 써야 풀어진다. 

말주머니가 터지자 걷잡지 못했습니다. 선생님도 초고지 한장 놓고 문제 풀라 했지, 아무리 문제를 보고 있어도…

아이 반응은 이랬습니다: 내 방에 왜 들어왔어, 나가세요.

남편과 대화할 때에도 비슷한 상황을 겪습니다. 법륜 스님이 말씀하시기를… 내가 요즘 보는 책에서는… 어느어느 드라마에 이런 장면이 있는데…

남편 표정이 점차 이그러지다 폭발합니다. 말이 너무 길다, 빙빙 에둘지 말고 핵심부터 찍자. 무슨 말을 하는지 도통 모르겠다. 

흥, 몰라, 더 말 안해. 

직장에서도 그렇습니다. 점심을 먹으면서 동료가 말합니다. 아이를 혼냈어. 아이가 어제 냈던 숙제를 날자만 슬쩍 바꿔 오늘 숙제인척 올린거야. 거짓말은 안되지.

내가 불쑥 말합니다. 아이도 어른도 본인 잘못을 인정하는게 쉽지 않아. 사람들 보기에 매우 나쁜 짓인데도 본인은 잘못이 없고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 그랬다고 생각한대.

그리고 대화가 끊겼습니다.

옳다고 생각되는 말을 공유하는데, 듣는 사람이 거부합니다. 공감을 원했던 상대도 답답하고 마음을 전달하지 못한 나도 답답합니다. 

왜 이럴가 관찰해보니 내가, 상대를 공감하거나 상대에 도움을 주려 하기보다, '나는 이런 옳은 말을 알고 있다'고 과시하려는 것 같습니다. '메롱~ 나는 이런걸 알고 있지롱.'

아니면 '응당 이래야 하는데 그랬으니 너가 틀렸지'라는 식으로 상대로 하여금 본인이 뭘 잘못하고 있나 조바심을 내게 하는 것 같습니다. '어이쿠, 그러면 안되는데.'

공책과 연필을 갖다 주면서 눈길만 마주쳐도 쓰면서 문제 풀텐데, 얘기를 들으면서 그랬구나, 잘했다야, 마음 아팠겠네 하면서 듣고 있다는 반응만 보여도 상대 마음이 편했을텐데, 요청하지도 않은 조언을 한답시고 내 잘난 에고를 만족시키려 했으니 말입니다.

***

그래서 이번에는 옳은 말을 하고 끝내 는것이 아니라 옳은 방향으로 변화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을 소개합니다. 쉽게 말하면 '운동하면 좋아'가 아니라 '이렇게 하면 운동습관을 기를 수 있어'라고 알려주는 책이고 제목은 <아주 작은 습관의 힘>입니다.

운동을 례로 든다면 우선, '1년 후에 아래배를 평평하게 만들겠어'와 같은 목표나, '매일 한시간 운동하겠어'와 같은 과정이 아니라, '나는 운동하는 사람이야'라고 아예 정체성을 바꾸라고 합니다.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유혹할 때 '배살 까야 하는데'라고 하는 사람, '오늘 고생해서 칼로리를 소모했는데' 하는 사람과 '나는 운동하는 사람이니까' 라는 사람 중 누가 넘어가지 않을 확률이 높을가요.

'배살 까야 하는데' 이어서 '뭐, 어차피 아이스크림 하나 적게 먹는다고 배가 평평해지지 않아'라고 할 수 있고 '오늘 고생해서 칼로리를 소모했는데' 이어서 '그래, 고생한 보람이 있어야 힘이 나서 더 운동하지' 할수 있지요. '나는 운동하는 사람이니까, 운동하는 사람 답게 음식도 건강하게 먹어야지'가 자연스럽고요. 

목표나 과정을 념두에 둔다는 것은 '나는 아직 그런 사람이 아님'을 전제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무의식에서 나는 운동하는 사람, 건강하게 먹는 사람이 아니라고 하니 저도 모르게 행동도 따른다고 합니다. 

반면 목표나 과정이 아닌 정체성을 확 바꿔 '나는 운동하는 사람이야' 라고 정의한다면 역시 거기에 맞게 생각하고 행동하게 된답니다. 

담배를 끊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지만) 담배를 끊었어' 보다는 '나는 담배를 안피워'라고 말하는 사람이 담배를 끊을 확률이 높대요.

또, 책을 읽는 것이 목표라면 독서가가 되는 것이 정체성이고 마라톤을 하는 것이 목표라면 매일 달리는 사람이 되는 것이 정체성입니다. 

***

'나는 이런 사람이야' 라고 정의하고나서 이런 사람에 걸맞는 습관을 키워야 하는데요, 작가는 네가지 팁을 줍니다. 분명하게, 매력 있게, 쉽게, 만족스럽게.

분명하게. 원하는 습관을 촉발하는 사물은 눈에 잘 띄게, 원하지 않는 습관을 촉발하는 사물은 보이지 않게. 

아침에 운동하기로 했다면 깨나서 바로 보이는 곳에 운동복을 미리 두는 것이 방법이겠지요. 심지어 운동복을 아예 입고 자는 독자도 있다고 합니다. 저녁에 운동하기로 했으면 집에 와서 아무 생각 말고 운동복부터 갈아입는 것도 좋겠지요.

그리고 '[언제] [어디서] [어떤] 운동을' 할지 미리 구체적으로 생각해 두라고 합니다. 5시 알람이 울리면 집에서 keep앱으로 요가, 점심 먹고나서 주변 공원 산책, 저녁 식사 한시간 후에 동네 한바퀴 달리기 등입니다.

반대로 휴대폰을 적게 보려 한다면 휴대폰을 옷장이나 가방 깊숙히 묻어두어 꺼내기 번거롭게 하는 것이 방법이겠지요. 알람음도 소거하고요.

저는 [출퇴근] [지하철]에서 [일본어책]을 읽습니다. 손바닥만해서 지하철에서 읽기 좋은 크기라 시작했는데 지금은 지하철만 타면 책을 꺼내게 됩니다. 대신 다른 시간에는 잊고 삽니다. 매일 읽는 량이 많지 않으나 4년 넘으니 40여권을 읽었네요.

그런데 거실에 덩그라니 놓여져 있는 피아노는 하루에 몇번씩 지나치면서도 치지 않은지가 1년이 됩니다. 시간을 정해 알람을 울려봤는데 슥~ 꺼버리고는 아무일 없는듯 하던 일을 계속합니다. 파아노 건반이 보이게 뚜껑을 열어두면 다가갈라나.

매력 있게. 원하는 습관은 평소에 자주 하거나 좋아하는 일과 이어주고, 원하지 않는 습관은 싫어하는 일과 이어주기.

계획를 세우거나 결심을 내릴 때에는 식은 죽 먹기 같던 일이 정작 실행하려고 하면 몸이 천근무게라 말을 안듣곤 합니다. 아침이면 따스한 이불속이 좋고, 저녁이면 쏘파에 파묻히는게 편하잖아요. 

그래서 운동하기 전 달콤한 꿀 한숟가락이나 곶감 하나를 먹는다든지, 매우 마음에 드는 운동복을 입는다든지, 친구와 공원에서 만나 같이 운동하기로 약속하는 등 방법이 있겠습니다. 

반대로 단 음식을 적게 먹으려 한다면 단 음식 한 입 먹을 때마다 소스 없는 샐러드 세 입 먹는다든지, 물을 세컵 마신다든지 할 수 있고요.

지하철 책읽기를 얘기하자면 쏙쏙 빠져드는 책으로 고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잡화점의 기적>이 시작이였는데 추리소설이다보니 읽을수록 빠져들더군요.

피아노는 가끔 아이와 합주하는 것이 매력 포인트여서 한때 즐기기도 했는데 아이와의 실력차이가 늘어남에 따라 점점 흥미를 잃게 되네요. 새로운 매력을 부여해야 하나 봅니다.

쉽게. 원하는 습관은 손쉽게 반복할 수 있게, 원하지 않는 습관은 번거롭게.

작가는 헬스장으로 운동장소를 정했으면 처음에 헬스장에서 2분만 있다가 오라고 합니다. 가기 싫어도, 어차피 2분만 있다 오면 되니, 그까짓 2분이야뭐 하면서 습관을 들일 수 있습니다. 매일 2분이라도 다니다보면 짧은 시간이지만 그동안 나는 운동하는 사람이고 매일 반복하다 보면 내가 운동하는 사람이라는 신념이 확고해진대요. 

그렇다면 원하지 않는 습관은 단 1분도 손을 대지 말아야겠지요. 1분이라도 반복하다보면 정체성이 이루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일본어를 배우긴 했으나 잘하지는 못합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한자로 대충 뜻을 짐작하는 경우가 많고 뭉텅이로 무슨 말인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그냥 지나갑니다. 큰 흐름을 아는데 지장이 없거나, 큰 흐름을 몰라도 군데군데 공감하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피아노도 매일 2분씩 앉아만 있어도피아니스트가 된듯 뿌듯해지면서 습관이 되지 않을가 기대해봅니다.

만족스럽게. 원하는 습관은 실행한 후 보상을, 원하지 않는 습관은 실행한 후 불편함을. 

작가는 운동하고나서 거품목욕으로 보상하는 것도 좋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이스크림을 먹는것과 같이 운동 목적과 일치하지 않은 보상은 삼가하라고 해요. 

그렇다면 아이스크림을 먹은 후에는 평소에 가장 하기 싫었던 청소 같은걸 하면 어떨지 생각해 봅니다. 

저는 어깨가 아파서인지 어깨를 지점으로 거꾸로 서는 요가 동작이 좋더라고요. 졸리는 아침에 혼자 하는 요가가 따분하기도 한데요, 어깨를 시원히 눌러주는 동작으로 마무리하면  매번 견지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어책을 읽으면 어떤 보상이 따르는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출퇴근길이 설레인다?  피아노는요, 피아노 맑진 소리에 마음이 울린다?

***

작가가 얘기한 네가지 팁 중 저는 세번째 '쉽게' 하기에 가장 공감했습니다. 조금씩 쉽게, 가볍게 부담 없이 하면 억압이 없어 마음도 편하고 결과적으로 요요현상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나다운 습관이라면 쉽게 자연스럽게 이루어 질 것이고, 남들 보기에 좋은 습관이지만 내게 적절하지 않다면 억지로 습관을 들여도 오래 가지 못하거나 억압된 부분이 다른 데서 표출되지 않을가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내가 정의한 정체성이 나답지 않아서 습관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는 말인데요. 

작가는 유전자의 차이를 무시할 수 없는 차이라고 하면서 외모로 보이는 차이도 중요하지만 성격이나 기질로 나타나는 차이도 인정해야 한다고 합니다. 다리가 짧은 운동선수가 달리기보다 수영에 어울리듯이 민감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는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야 하는 일보다 혼자 또는 익숙한 몇몇 동료와 함께 탐구하는 일을 더 잘할 수도 있습니다. 

잠재력과 습관의 매칭이라고 할가요.

잠재력은 습관을 통해 밖으로 나온다고 합니다. 한편으로는 본인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습관을 길러야 할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잠재된 힘이 밖으로 나올 때까지 조용히 꾸준히 견지해야 겠지요.

잠복기는 외롭고 단조롭습니다. 잠복기인만큼 눈에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분명하게, 매력 있게, 쉽게, 만족스럽게 순환되도록 시스템을 만드는겁니다. 작가는 목표를 잊어버리고 시스템을 만들라고 합니다. 

나는 피아니스트다, 몇년 후 밴드의 일원이 될것이다 하고 신분을 정하고 나서 알람이 울리면 피아노 앞에 2분간 앉았다가 좋아하는 노래 한곡 듣기를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실력이 늘어나 있을가요. 한번 시도해봅니다. 

***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일임을 깨닫는 것도 큰 수확입니다. 내게 없는 잠재력을 밖으로 내올수는 없으니.

그러고보면 '옳은 말'을 공유하려는 것이 내 유전자에 알맞는 소통의 방식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옳은 말'을 공유하면서도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방법이 있나 찾아봅니다. 상대의 말을 더 귀담아 듣고 상황에 착 맞는 구체적으로 도움이 되는 옳은 말이면 좋을듯 한데요.

아주 작은 습관으로부터 시작하려 합니다. '옳은 말'을 하고 싶을 때 10초만 기다리기. 10초만 상대의 말을 더 들으면서 과연 도움이 될가 생각해보기. 

'열심히' 단번에 아니라 '슬렁슬렁' 쉽게 가볍게 조금씩 천천히 변화하기. 

그래도 쉽지 않을겁니다. 지식과 지혜가 다르다고 합니다. 지혜에 대한 지식을 알고 있는 것과 지혜롭게 처사하는 것이 엄연히 다르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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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습관의 힘

Atomic Habits 

原子习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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