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글방 주인들 A와 Y는
유년시절에 함께 나눈 놀이의 이모저모를
조금의 아쉬움마저 그리움을 채워주는 아름다운 추억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놀이에 과거의 감정을 입혀보기로 한다.
추억이 된 놀이, 추억이 될 글,
기억에 감정을 담아 추억을 적어보겠다.
A: 벌써 가을이야. 그리움이 송골송골 피어나는 계절이야 ㅋㅋㅋㅋ
Y: 가을이면 낙엽을 채집하러 산을 찾았던 기억이 떠올라. 어릴적 살았던 시골에는 제철을 맞은 옥수수로 가마솥을 한가득 채웠고, 온 집안에 달달하고 후덥지근한 화기가 감돌았었어. 옥수수, 감자, 고구마에 짠지, 김치를 올려 먹으면 그렇게 맛있을수가!
A: 짠지 너무 그립다!! 맛이 둘이 먹다 한명이 죽어도 모를 지경이짐!! 옛날에 동네 친구들이랑 같이 놀고 친구집에 가서 얻어먹는 옥수수라메 진짜 꿀맛이짐!
Y: 맞지! 동네 친구들이랑은 해가 질 때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었어. 휴식 시간, 체육 시간에 단체로 했었던 놀이들은 더더욱 기억에 남는 것 같아.
A: 종소리 울리기 바쁘게 교실 밖으로 뛰쳐나갔지! 둘 이상만 모이면 놀기에 바빴던 그때가 사뭇 그리운걸! 생각만해도 웃음이 새어나오는군. 흨!!
Y: 시간이 흐르면서 그때 그 시절 놀이들도 서서히 잊혀져 가는게 아쉬워. 그때는 놀이로 친구랑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온전히 놀이에 몰입하면서 시간을 보냈었어. 다양한 놀이를 떠올리다보면 해맑은 얼굴 표정과 웃음소리가 눈앞에 펼쳐져!
A: 진짜진짜!! 심심할 틈을 용납하지 않았지. 정신없이 뛰어 놀고는 저녁에는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자고. 막 자면서도 노는 꿈꾸메 헤뜨구 ㅎㅎ 맘껏 뛰어다니며 놀 수 있었던 그때가 축복이었어! 제일 놀이에 진심이었던 때는 아마도 소학교 때이지 않을까 싶어. 물론 유치원 때도 놀이를 많이 했겠지만, 생각이 안나. 핰ㅋㅋ!
Y: 아주 어렸을 때는 동네에서 숨킬래기를 했는데 크면서 좀 더 어렵고 나름의 규칙이 있는 놀이들로 진화를 했어.
A: 그랬었지! 나는 숨킬래기 할 때 오이하기 그렇게 싫더라.ㅋㅋㅋ 숨는건 잘했지.ㅋㅋ 바깥에서도 놀고, 친구집에 놀러가서 집안에서도 놀고(친구의 집이 좀 컸다. 숨킬래기 하다가 구석에서 잃어버린 물건들을 얻어보기도 함.) 막 침대 밑에 기어 들어가서는 옷에 먼지를 다 묻히고 그랬는데. 숨킬래기를 말하다 보니 기억이 막막 연달아 떠오르네. 또또! 숨킬래기는 어스름 저녁에 노는게 진짜 재밌다.(물론 늦게까지 싸돌아 다닌다고 어머니에게 된통 잔소리를 듣기도 함.)
Y: 나보다 더 다채로운 숨킬래기의 묘미를 맛봤었군! 나는 실외에서만 했어서 날이 저무는게 그렇게 싫더라. 사실 지금도 완전히 정복하지 못한 고무줄놀이는 남들이 현란하게 해낼 때면 얼마나 부러웠는지.
A: 잉? 내 기억에는 니 고무줄 놀이를 영 잘했던 것 같은데? 고무줄놀이할 때 편가르기를 하면 너랑 한 편 됐으람 했어.
Y: 뭔가 단단히 오해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 물론 놀이는 실력보다 재미가 더 중요하니깐. 지금은 그렇게 정신을 놓고(?) 놀려고 해도 기회가 잘 없잖아. 너는 가장 기억에 남는 놀이가 있어?
A: 나는 뭐든 같이 어울려서 노는 놀이가 다 인상에 남는 것 같다. 어렸을 때는 놀기는 좋아했지만 꽤나 내성적이어서 먼저 놀자고는 못하고 같이 놀자고 끼워주면 재깍 따라가군 했지. 고무줄 놀이 노래도 몇개 생각난다. 제일 많이 논거는따따메지짐(’따따메지’는 높이에 따라 난이도도 높아지는데, 발꿈치에서(?) 시작해서 팔을 하늘로 뻗어올리는 만세까지, 때론 휴식시간에 놀다가 채 놀지 못하면 끝내기가 아쉬워 다음 휴식시간에 이어 놀군 했다). 또 学习雷锋好榜样도 있었고, 우리엄마 기쁘게 한번웃으면 노래에 맞춰하기도 했지. 동작들은 어렴풋한데, 놀고 있는 장면들은 머리속에 선명하게 저장되어 있지. ㅋㅋ 그리고 꼬매(꼴매)두 있지 않았나?
Y: 꼬매는 그나마 룰이 간단해서 재밌게 놀았었지! 그리고 제기뿌릴래기, 독수리 꼬리잡기도 뛰어다니면서 신나게 놀았던 기억이 나. 나는 약간의 스릴감과 뛰어다니면서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놀이가 가장 인상이 깊어. 대신에 룰이 조금만 어려워지면 몸이 따라가질 못한달까. 조금 크고나서는 체육 시간에 스케이트, 배드민턴, 수영, 탁구나 배구 중에 한 종목을 골라서 배워야 해서 놀이보다는 기준에 맞추는(적성에는 맞지 않는ㅎㅎ) ‘운동’을 했었지.
A: 알지알지!! ㅋㅋ 제기뿌릴래기 할 때, 선 밖에 있는 술래들이 제기를 잡으면 定할 수 있잖아(定: 선안에 있는 사람들이 정지하게 되는 것). 나는 맨날 남의 뒤에 숨어서 피하는 작전을 썼는데, 제기 뿌릴 때 재빠르게 제일 멀리 달아가서 피하려다가, 너무 뒤에 서있는 바람에 定하면 술래랑 제일 가까워서 탈락하군 했지. 또 선 안에서 제기를 잡으면 목숨이 하나 늘어나는데, 제기를 잡는데는 영 소질이 없어서 맨날 빨리 탈락해서 옆에서 구경이나 했짐.
Y: 밖에서 신나게 뛰어노는 놀이가 있는 반면에 교실 안에서 막간 휴식 시간을 이용해 책상에서 했었던 놀이들도 있었지! 田子本에 다른 색깔의 연필이거나, 한명은 빈 동그라미, 한명은 까만색으로 칠한 동그라미로 해서 오목을 놀았는데, 몸보다는 머리 쓰는 놀이라 쏠쏠한 재미가 있었어. 대신에 수업 시간에 거기 한번 빠지면 온 필기장이 오목판 천지로 변하고 선생님한테 걸리는 날에는…ㅎㅎㅎ
A: 분필이 슝~ 날아오짐. 분필이 딱 이맨대기에 맞는 날에는 온 교실이 웃음바다가 되짐. 우리 수자로 丁老头도 필기장에 그리며 놀지 않아? 한 획에 집을 그리는 것도 깨알재미였짐. (손바닥쌓기도 있었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지는 순서대로 손바닥을 쌓아올리고 맨 마지막에 이긴 사람이 살아있는 손바닥으로 쌓아올린 손바닥탑(?)을 내리치는 놀이다. 한명이라도 손등을 맞은 사람은 딱밤이나 손목을 맞는 벌칙이 있다. 어찌나 아짜아짜한 놀이었던지.)
A: 중학교에 와서는 고무줄놀이를 거의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여우야여우야, 수건돌릴래기, 신호등놀이, 몇발뛰기(?) 등 놀이들은 중학생이랍시고 소학생들이 노는 놀이 취급해서 놀지 않았어.ㅋㅋ 체육시간은 방방 뛰어다닐 수 있는 자유시간이짐. 운동장에서, 그때는 모래 운동장이었잖아. 모래 위에 낭기꼬재로 놀이판(?)을 그려서 별이별거 다 놀아봤지. 신발뺏을래기(?)라메, 만티라메. 자기만 오이한다고 심술 쓰던 애들도 있었고. ㅎㅎㅎ
Y: 문득 요즘 아이들은 뭘 하면서 놀지 궁금해지기도 하네. 생각보다 다양했던 놀이들을 거쳐왔구나 생각도 들고.
A: 맞아맞아!! 요즘 친구들은 놀이를 하는지도 의문이 들어. 대학생들보다 더 바삐 보내는 것 같기도 하고 핸드폰을 더 많이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이런 놀이들이 세대별로 달리 불리기는 하지만, 위에서 아래로 전달되는 것 같아(祖传秘方처럼). 놀이의 룰은 조금씩 달라져도, 그런 다른점을 함께 이야기 하는 것도 너무 즐거운 일이겠지? ㅋㅋ
Y: 나도 아랫 세대들을 마주칠 기회가 거의 없어서 뭘 하고 노는지 궁금하기는 해. 나름 건전하게 살아와서 좀 커서는 노래방은 가도 클럽을 못가본게 좀 아쉽다고 할까. 나이를 잊고 할 수 있는 자신만의 놀이와 취미를 찾아가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어릴 때처럼 그 첫발을 무작정 내딛는다면 훨씬 더 다채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A: 오~~ 클럽!! 한번쯤은 체험해 봐도 나쁘진 않지. 나의 첫 클럽은 색달랐어. 사촌언니랑 외삼촌이 나를 데리고 갔었거든. 대학 진학하기 전 고중 때의 마지막 방학이었어. 그때 클럽에서 빅뱅 CD를 걸고 추첨행사를 했었는데, 당첨되어서 너무 신기해서 똑똑히 기억나. 한국은 코인노래방이 잘 되어 있어서 중학생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데, 화룡이나 연길은 그당시엔 그런게 없어서, 노래방에 가고 싶어도 돈도 없고, 위험할 것 같아 못 갔지.
Y: 가족들이랑 건강하게 체험을 했다면 다행이네. 요즘은 경치 좋은 곳을 걷거나, 등산하거나 바깥 공기를 쐬는 것도 힐링이 되는 것 같아. 너무 늙었나 하하하하. 불과 몇년 사이에 이렇게 바뀌어 버렸는데 앞으로는 부디 좋은 방향으로 변화해가자고 다짐하고 있어.
A: 너 자신에게 무슨 그런 심한 말을! 늙었다니! 너무 뼈 때리는 말을 했잖아! ㅋㅋ 우리 늙어가는 중이긴 하지. 하하하하. 바램(원곡:노사연)이라는 노래에 시같은 가사가 있어.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라는. 취미에 나이가 어디 있겠어. ㅎㅎ 어린시절엔 놀이에 진심이었다면, 어른이 되고는 놀기에 진심이고 싶어. 그렇게 살아보자 우리. ㅋㅋㅋㅋ
Y: ‘놀기에 진심이고 싶다’ 그말에 너무 공감해! 어느덧 20대 후반이라니, 시간이 이렇게나 훌쩍 흘렀어. 이번 특집에 적어넣은 수많은 놀이들을 떠올리며 어린 시절을 그만큼 유쾌하게 즐겁게 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친구와 소통하는 창구였기도 했지만 놀이는 온전히 나 자신에게 활기를 불어넣는 소중한 시간이지 않았을까.
A: 그럼! 놀이 하나가 풀어낸 과거의 추억들이 참으로 소중하다. 그치? 먹고 죽은 귀신보다 실컷 놀다 죽은 귀신이 더 때깔이 좋을걸?! 어린 시절만큼이나 천진난만하고 유치찬란한 시간이 다시 올까 싶기도 하지만, 놀기에 진심인 어른이 되어볼래. 놀이가 활기를 주었던 것처럼 메말라가는 삶에 놀기로 활력을 얻어야지 않겠어? ㅎㅎ
Y: 그래, 나이가 대수인가!
비하인드:
대화에서 언급하진 않았지만, 남녀가 다같이 어울려놀았던 붙잡을래기도 있고, 두편으로 갈라 ‘왜왔니 왜왔니 우리집에 왜왔니’ 노래 부르며 상대팀 선수를 빼앗아 오는 놀이도 했다.
심지어 길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돌멩이를 주어서 놀기도 했는데 땅따먹기라든가, 공기, 또 수제비 등.
모으는 재미에 더 애착을 가졌던 다마치기와 땅치치기도 빼놓을 수 없다.
교실에서 떠들며 놀다가 ‘어째 이리 와자자하야, 조용 못하겠니?’하고 선생님께 주의를 먹기도 했던 말뚝박기도 있고, 선생님이 데리고 놀던 물건 넘길래기도 있다.
어디 이뿐인가. 봄에 학교에서 산보가면 보배찾기도 했고, 여름에는 개울가에 가서 발담그며 물장구를 치고, 가을에는 잠자리를 잡으며 놀기도 했고, 단풍채집하러 떠나기도 했다. 겨울에는 온 천지가 다 놀거리인데, 눈뿌릴래기도 했고, 쌀포대를 끌고 경사진 곳에 가서 눈 위에서 미끄럼도 탔다.
좌우간 이렇게도 놀고 저렇게도 놀고, 놀이에 진심을 다했던 그시절, 우리가 했던 놀이들이 손가락 발가락 다 동원해도 세어도 차고 넘친다.
*놀이: 숨킬래기, 고무줄놀이_따따메지, 学习雷锋好榜样, 우리엄마기쁘게, 꼬매/꼴매, 제기뿌릴래기, 독수리 꼬리잡기, 오목두기, 丁老头, 한획에 집그리기, 여우야여우야, 수건돌릴래기, 신호등놀이, 몇발뛰기, 신발뺏을래기, 만티, 붙잡을래기, 왜왔니왜왔니우리집에왜왔니, 땅따먹기, 공기, 수제비, 말뚝박기, 물건넘길래기, 보배찾기, 물장구치기, 단풍채집, 잠자리잡기, 눈뿌릴래기, 미끄럼타기 등.
*첨부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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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ang Geulbang

아… 그동안 잊고 살았던 “신발 뺏을래기” 게임이 이렇게 이 글 덕분에 저의 머릿속에 다시 소환되는군요. 어릴때 분명 놀았었는데 희미하게 룰은 잘 생각나지 않습니다 ㅋㅋ 시간되면 룰이나 노는 방법에 대하여 간단하게 알려주면 감사하겟슴다 ㅋㅋ 좋은 정보 잘 읽고 갑니다.
신발뺏을래기 뭐였던가요? 이름만 인상 있고 전혀 기억이…
‘신발뺏을래기’ 사진을 올렸는데, 사진을 참고하면서 설명을 해보자면, 10명이서 놀이를 할때:네 귓둥이의 동그라미 안에 최대로 몇명이 들어갈 수 있는지 정하고, 정원이 초과되면 주범자의 신발 한짝을 중간에 동그라미 안(오이의 집이라고함)에 놓아야 함. 동그라미 사이를 이어준 길은 위험지대, 이 길에서 오이에게 잡히면 가위바위보를 하게되는데, 지면 신발 뻇기고, 만약 한컬레를 이미 뺏겼는데, 또 걸리게 되면, 그사람이 오이를 하게 됨. 오이도 신발을 몇 개 뺏으문 이긴다는거 정해서 놀기도 했습니다. 암튼 고도의 전략을 짜서 오이를 정신없게 만드는 놀이였지욤. ㅎㅎ
답변 감사합니다. 더 많은 기억이 돌아온거 같습니다 ㅋㅋ 근데 궁금하고 기억나지 않는게 하나 더 생겼는데. 원 안에만 서있으면 되지… 굳이 위험지대로 나와야만 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던가요? 오이를 약 올리려고? ㅋㅋ
아! 그때는 금이 되게 중요했습니다. 조금만 금을 밟아두 세상 진지하게 목소리를 높히면서 놀았습니다.
‘놀이와 놀기’글을 발행하고 난 후에도 자꾸 생각나는 놀이들이 많습니다. 짬짬이 시간 쪼개가며 놀이방법에 대해 기술해 두고 있습니다. 기대해주세요~^^
제기뿌릴래기 놀다가 뿌리는 제기를 받으면 한명 다시 살릴수 있었는데, 고거 한번 받으면 영 뿌듯하지므… 어떨 때는 우정나 받자 하다가 맞아 죽기도 하고..
맞슴다!! 제기를 받으면 목숨이 하나 생기는데, 그거 남을 살리는데 쓸기고 하고 자기 목숨 두개 되게 하기도 하면서 놀았습니다.. 저는 제기 받는거 진짜 못해서.. 걸음아 날 살려라 하메 놀았슴다. 하하하
제기를 콩으로 만들어 오는 얘들두 있었는데, 콩으로 만든 제기는 진짜 맞히면 아픔다. ㅠ 근데 한번은 얼굴에 맞아서 막 얼얼해내메 눈물이 핑 돕데다. ㅎㅎ
콩알 넣어 만든 제기는 그냥 차는 것두 마이 차므 발이 아픔다.. 그래두 발에 닿는 촉감이 뭔가 개성있긴 하짐.. ㅎㅎ 오랜만에 잊어먹었던 촉감 데이터가 다시 소환됐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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