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가장 긴 지명 '안돌이지돌이다래미한숨바우'. 

강원도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에 있으며 바위가 많아서 두 팔을 벌려 바위를 안고 돌고 등지고 돌고, 다람쥐도 한숨을 쉬며 넘어가는 곳이라는 뜻이라 합니다.

이 지명은 원래 가장 길다고 알려졌던 대전광역시 유성구 학하동의 "도야지둥그러죽은골"보다 넉 자가 더 긴데요. 도야지둥그러죽은골은 골짜기가 너무 험해 돼지가 굴러서 죽은 골짜기라는 뜻으로 붙인 이름이라네요. 

순 우리말로 된 지명들 참 재미가 있는데요, 아래에 한글로 된 지명들로 인해 생긴 재미있는 사례들을 살펴 보겠습니다.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요꼴사거리

왜 요모양 요꼴로 되어있을까 보니,

요골(窑谷): 그릇 굽는 가마가 있던 골짜기라고 함

잇달아 충북의 올망졸망 지명들:

충남 금산군 복수면

충북 괴산군 불정면 목도리

충청남도 당진시 송산면 무수리

여기 A/S는 안되는가 봄.

이제부터 반도의 후각을 찾아서,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방구마을

얼마나 방구를 뀌길래 ㅋㅋ

X섬…

허걱, 전라도에만 이 이름의 섬이 14개…

충남과 경남에도 하나씩,,, ,,,

제주 서귀포 강정마을

"서건도"라 하지만 썩은섬을 한자음으로 적은 것.

충북 충주시 소태면 야동마을

야동(冶洞), 대장간이 있던 마을이란 뜻.

덕분에 동네 모든 시설들도 따라서… …

계속해서 재미있는 학교이름:

전남 영광군 백수읍의 초등학교

이 모임은 백수들 모임인가요 -.-

이 읍 자체가 기가 안 좋을듯, 군 이름은 괜찮은데…

한자로는 "白岫"라고 함.

헉, 이런 고등학교가??

알고보니 서울 송파구의 방산(芳山)고등학교

글자 일부가 떨어진건지,

아니면 누군가 컴으로 장난을 친것 같음.

다음은 한국인의 밥상을 찾아갈 차례인가요?

전북 부안군 주산면 소주마을

경북 군위군 효령면 마시리

경북 군위군 의흥면 파전리

세 마을이 합치면 회식세트-.,-

흥청망청 마시고 놀다 보면….

경북 구미시 고아읍 파산리

읍 이름부터가 짠하지요..?

꼬리 파(巴)에 뫼 산(山) 자를 쓰는데, 

원래는 뱀 사(巳) 자로서 마을에 뱀을 쫓는  의미로 

점 하나를 더 찍어 巴자가 되었다고 함.

이건 뭐 뱀 쫓으려다 파산당하게 생김.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통삼리 통곡마을

파산한 분들 여기 마을회관으로 오셔야 할듯.

실은 "통골"인데 한자로 표기해서 통곡이 되었다 함.

경기도 여주시 산북면 하품리

왜 우리가 下品이냐고 품질 좋다고 주민들 반발해서 명품(名品)리로 개명.

근데 그보다 졸릴 것 같은 난 뭐지..zzz

비슷하게, 경기도 파주시 조리읍 죽원리,

발음상 "죽었니"로 들려서 "대원리"로 개명.

전북 무주군 안성면 공정리

한국에 그 흔한 교회 여기는 하나도 없다 함

실은 사탄(沙灘), 즉 모래여울의 뜻

경상남도 거창군 웅양면 죽림리

전설의 고향, 귀신의 집이 나타났다!

경남 함양군 수동면 우명리

이 마을 사람들 신뢰감 제로일듯.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

홀로 떨어져 있다고 해서 딴산

계속 다른 산으로 가자고 해서 영원히 도착 못할듯

딴사 가자고 딴소리 하기 없기 ㅋㅋ

부산 사하구 다대동

여기도 길찾기 힘들듯,

어디 가냐 하면 "모룬대" ㅋㅋ

전북 순창군 풍산면

주민 왈: 대가리 마을 사람입니다…

실은 대가(大佳), 크고 아름답다는 뜻.


이름을 잘 활용하여

지역 관광과 특산물 개발에 성공하고

사람들을 끄는데 성공한 실례도

여럿 있다고 함.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고사리(古士里), 먹는 고사리와는 관계가 없지만, 

실제로 고사리가 많이 나고 

지역특산으로 잘 팔리고 있음.

경북 예천군 용궁면

이름을 살려 "토끼간빵"을 개발해 잘 판매하고 있음.

속초 여행 떠나는 고속도로 중 걸려있는 표시판

회사생활 뒤로 하고 떠나는 여행길,

이제부터 신남!! 기분 업! 업!!

● 웃기는 지명 뒤에 뭐가 있는가? 

자, 여기서 웃음기 빼고 조금만 머리 사용하는 얘기 하고 갑시다. 위에서 본 여러 지명 에피소드들은 사실 상당 부분이, 첫째로 좋은 뜻의 한자로 이름을 짓고 한자음으로 소리내었을 때 순우리말과의 동음이의 현상때문에 생기는 사례들이거나, 둘째로 순우리말의 지명을 비슷하 한자음으로 적다보니 생기는 소리의 변화로 인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한자어와 순우리말의 소리와 뜻 사이의 괴리(乖離) 때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것은 사실 역사적으로 꽤나 긴 시간동안 내려져온 우리 말과 글의 문제의 한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신라 제35대 경덕왕(757년) 때 고유어로 불리던 지명을 두 차례에 거쳐 대거 중국식을 본딴 두 글자의 한자로 고치게 됩니다. 당나라와 가깝게 지냈던 신라는 반도에서 한자화를 많이 진행한 정권입니다. 지명을 포함해서 인명, 관직명까지 대규모로 고유어를 폐기하고 한자어로 바꿉니다. 국호 "新羅"부터가 고유어 "서라벌"을 비슷한 한자음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여 고친 것이지요.

신라의 이러한 정책은 자신의 정권을 강화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나 우리말의 역사에서 보면 참으로 큰 손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언어생활에서의 고유어의 위치가 빠르게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것입니다. 일제가 침입하고 나서는, 전국적인 지명조사와 통계 과정에서 지방의 작은 행정단위까지 대부분 고유어 지명을 일본식 한자명으로 바꾸게 됩니다.

예를 들어 현재 수원시 같은 경우, 지명 개칭 이전에는 백제, 고구려가 차지했던 "매홀(買忽)"이었다가 "수성군(水城郡)"으로 바뀝니다. 그러다 고려시기에 현재의 수원(水原)이라는 명칭이 등장합니다. 그중 "매(買)"는 사다는 뜻이 아니라 고유어 "물"을 한자의 소리를 빌린 것이고, "홀(忽)" 역시 한자 소리만 빌린 고유어 "성, 골짜기" 등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우리가 지금 쓰고있는 말 중에서 90% 정도가 한자어라는 설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역사상 이러한 한자화의 과정을 거쳐서 오늘날의 모습으로 바뀌게 된 것으로서, 이는 탈고유어화의 과정이기도 합니다. 불과 몇백년전의 우리말 문헌과 문장이 현재의 우리에게 퍽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 이러한 문제에서 기인된 것이기도 합니다.

일본과 같은 경우, 똑같이 한자를 사용하고 있지만 음독(音讀)과 훈독(訓讀)을 구분하여 고유어를 많이 보존해 왔습니다. 예를 들면 익히 하는 천자문의 하늘천 따지로 설명하면, "하늘"과 "따(땅)"이 훈독, "천"과 "지"가 음독이 되겠습니다. 일본어에서는 표기는 한자를 쓰지만 읽을 때에는 "음독"이 아니라 "훈독"하는 단어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입니다.

예: 故鄕(한자)

우리말: 음독-고향(O); 훈독-옛고장(X), 쓰지 않음;

일본어: 훈독-후루사토ふるさと(O); 음독-코쿄こきょう(X), 거의 안씀;

이와 같은 고유어의 몰락으로, 우리말은 그 표현의 폭이 작아지고 이해의 깊이가 얕아지는 문제들이 발생합니다. 그런 시각에서 한자교육을 없애다시피 하면서, 순우리말의 발굴과 개발에는 힘을 쓰지 않고 외래어를 대량으로 차용하는 남쪽의 언어정책은 큰 문제가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한자는 없앴지만 일본식 한자어를 제거하고 순우리말 어휘들을 많이 사용하는 북쪽의 언어정책에는 점수를 줄 필요가 있습니다.

언어는 생각을 지배하고, 언어력이 발달하면 창의력도 올라갑니다. 그래서 우리말의 고유어를 살리고 파헤치는 작업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아니면 우리의 머리 자체가 굳어지고 비뚤게 나갈 수도 있는 큰 이슈입니다.

곰소염전, 여우골, 뚝섬과 같은 지명들이 더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습니까? 고유어의 불길이 꺼져가게 내버려두면 안됩니다. 아래 지명이 시사해주는 바가 있을런지요.

우리의 말과 머리와 앞날을 놓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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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강

떠돌면서 듣고 모으고 배우는, 이야기 "꾼"이 되고싶은. 연변, 북경을 거쳐 교토에서 고전과 씨름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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