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가면서 영화관보다는 집에서 작은 화면으로 보는 영화나 드라마에 익숙해진다. 치솟는 물가와 코로나 시기 영향도 적지 않게 있는 듯하다. 작은 모니터지만 나만의 취향과 입맛에 맞게 화면을 띄워 놓는다. 분할로 띄워진 다른 창에선 전혀 다른 행동이 발생하기도 한다. 한, 두시간을 골몰할 만큼 그 내용물이 가치 있는 것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나의 모든 집중력을 오로지 하나에 쏟아붓는 다는 점이 불안하다. 뇌는 점점 두 가지 이상의 생각을 하는 것에, 하나에 오롯이 파묻히지 못하는 것에 익숙해져 간다. 자꾸 서두르고 조급해져 간다.

사진 속 핑크 소파는 비현실로 다가온다. 푸르른 들판에 놓여진 안락한 소파는 내가 아직 닿지 못한 낭만과 꿈을 보고 있는 듯 하다. 무엇 하나 모자람이 없는 때깔 좋은 전망이 크게 와닿지 않는다. 꼭 지난 여행처럼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 꿈결 같다. 분명 내가 겪은 일들인데 비현실적이다. 과거의 내가 행복을 온전히 느낄 겨를도 없이 지나온 찰나의 여행처럼, 날씨와 환경과 모든 것이 흠 잡을 데 없는 사진이다.

행복했던 찰나의 순간들은 항상 기억 저편으로 흘러가 있다. 시골길의 들풀, 따사로운 햇볕에 바짝 말린 이불, 막 청소를 끝낸 방안, 잘 마른 빨래들, 이른 봄 잔잔히 내리는 비, 계절이 바뀜을 알리는 바람, 그 모든 자연스럽지만 반짝이는 것들이 자아내는 향을 좋아한다. 몇 번을 돌려본 드라마, 반복해서 가게 되는 여행지, 습관적으로 사는 일상 용품까지. 얕고 작은 체계들이 모여 삶을 풀어가고, 나만의 알고리즘을 형성해간다.

P.S. 사실 그림은 거들 뿐, 내가 하고 싶은 말들만 적어서 이게 테스트가 맞나 의문이 들긴 하지만, ㅎㅎ 이 또한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련다.


썸네일 및 본문 사진 by 크크큭셀

https://grafolio.ogq.me/project/detail/794c49043e124845baf7822e19b65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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