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내 삶은 레벨 자체가 달라졌다. ㅎㅎ
일단 집 환경이…
원래 룡이형네랑 같이 살 때도 깨끗하고 좋았는데, 지금은 은하 정성 때문이랄까 내 편견 때문이랄까…

집 안 공기 자체가 달라졌다.
은하는 시간만 나면 집안 구석구석 청소도 하였고, 크지는 않아도 이쁜 그림도 두어개 벽에 걸어놓았고, 작은 인테리어 스티커 같은 것도 쫌 추가됐다.
그것 뿐일까, 은하는 세탁기에 들어간 빨래도 다 잘 널어서 말리고, 당연히 일부 소중한 빨래는 손으로 직접 빨아준다.
그리고 다 마르면 개일 껀 잘 개여서 넣어주고, 간혹 셔츠, 기지바지 같은건 다리미 질까지 해준다.
그리고 옷걸이에 잘 걸어서 옷장 안에…
그것 뿐일까, 그는 너무 냄새가 중하지 않게 페브리즈도 살짝 쳐준다. ㅋㅋ
우리 같이 아침에 회사 출근 할 때는 간단한 내 옷 코디까지…

그리고 주방 안 냉장고에는 항상 먹기 좋은 김치며, 겉절이며, 과일이 들어있다.
커피, 녹차 등도 정수기 옆에 자리하고 있고…
정말이지, 은하는 이 집 살림에 모든 정성을 붓는 듯…
아니, 나한테 지극정성인건가? ㅋㅋㅋ

우리 둘은 회사서도 직원들의 축복을 한몸에 받았다.
회사 애들도 우리가 잘 어울린다는둥, 빨리 결혼했으면 좋겠다는 둥…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고,
우리 사는 집에 종종 방문을 하여서 과일이라든지, 생활용품 같은거 선물로 들고오기도 했다.
너무 좋다.
학교 때도 못 해본 이런 느낌을 지금이라도 이렇게 느낀다는게 너무 환상이다.

은하도 마냥 싫지 않은 눈치다.
얼굴엔 마냥 기분 좋은 미소에, 감정기복도 많이 없다.
드라마랑 봐도 녀자들은 감정기복이 심하고 힘들어보이던데…
우리 둘은 마냥 큰 다툼 없이, 잘 지낸다.
그냥 나 자신의 생각인데, 많이 뒤틀려져 있는 나의 괴팍한 성격을 은하가 잘 포용해 주는 듯 싶다.

그냥 아무 큰 일 없이 시간은 수개월이 후딱 지난다.
이제 사흘만 있으면 중국 국경절 연휴…
그냥 회사 실험실서 좀 할 일이 없어서 멍 때리고 있는데…
딩동댕… 전화벨이 울린다.

어, 엄마?
“응, 인호야, 국경절 연휴가 금방인데 뭐 할 일이 있어?”
“아니, 뭐 딱히 없는데… 왜요? “
“응. 엄마 부탁인데 너 국경절 연휴에 상해 나가서 누굴 좀 만나주라. “

엄마가 약간 뜸들이더니 얘기 계속한다.
“응. 너 나이도 비슷한거 같고, 녀자 만나야지. 내 친구 조카인데, 사람이 좋고, 집안도 좋아! “
어, 이건 뭐지?

나는 황급히 말렸다.
“엄마, 이건 아니지. 나 이제 스물 다섯 밖에 안 되고… 그리고 아직 녀자 만날 생각이 없는데… “
“아니야, 인호야. 지금 당장 결혼 하는거 아니고 사람도 좀 만나 봐야 되고, 우리 집안 특성상 배우자의 모든 면을 다 잘 고려해서 만나야 해! 거짓이 아니고 얘는 정말 모든 방면에서 빠지는데 없는 진국 며느리가 될만한 아가씨란 말이야. “

헐! 어떡하지?
우리 집안 자체가 잘 살지도 못 하고, 량반 집안도 아니고, 뭐 하나 내놓을게 없 는데…
뭘 따지고 있어?
“어… 그게 엄마, 나 지금 할 일 쫌 있어서… 바쁘기도 하고… 저녁에 다시 전화 드릴께요… 그럼… “

이렇게 전화 끊고나서 나는 생각에 잠긴다.
어떡하지?
엄마가 나한테 부탁한 일은 마다해야겠고…
은하랑 사귀는 것도 집에 알려야겠는데… 이러한 일이 생기는걸 막기 위해서라도 말이야…
은하랑 얘기해 봐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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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모아 읽기 (우리 둘 1-16화)

https://wulinamu.com/series/s2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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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호

오랫만에 다시 글을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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