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아이가 저녁 6시 반부터 “주무시는” 덕에 (매일 11시경 정상 취침) 일찍이 “육퇴”하고 미루고 미뤘던 그동안의 생각들을 조금씩 적어보고자 한다. 실은 남편이 뭐라도 끄적여보라고 계속 부추겨서 오늘 한번 번데기 앞에서 주름을 잡아보기로 했다.

  

1년반 전 나는 9년간 살아온 정든 북경을 떠나, 남편과 뱃속의 아이와 함께 일본 교토에서 새롭게 삶을 시작했다. 부끄럽지만 임신, 출산, 육아에 쭈욱 묶여있는 몸이라, 아직도 나가면 “스미마센”만 달고 산다. 긴 일본어 대화는 아직이다. 지금의 나는 하루 24시간 동안 슈퍼맘과 좀비맘 사이를 자유로이 체인지하는, 16개월 된 귀여운 딸을 키우고 있는 85후 전업맘이다. 전에 커피 한잔 사들고 컴 앞에 앉아 기획안 내던 그녀는, 이제 육아장비로 전신무장된 특전사의 몸으로, 머리로는 아이와 엄마의 삶을 고민한다. 

요즘은 국경의 제한 없이 신속한 정보공유의 힘을 빌 수 있기에, 육아가 쉽다면 쉽다. 하지만 또 어렵다면 진짜 어려운 것 같다. 손가락 터치 몇번으로 수많은 “전문가/선배맘” 들의 다양한 육아팁을 얻게 된다. 초보맘한테는 진짜 단비다. 반면 또 이로 인해 적지 않은 혼란과 초조함도 덤으로 선물받는다. 우리 아이의 황금발달기, 우리 아이의 교육, 우리 아이 미래발전…너무나 좋고 이익이 되는 부분도 많지만, 이리저리 듣고 또 보고 하다 나면 괜히 조급해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어쩌면 엄청난 체력과 정신력과 물력의 투자가 쭉 이어져야 하는 듯하다. 지금도 체력이 딸리는데, 어린이집 보내기 시작하면 육아에서 해방하고 내 삶 만끽할 계획인데, 아직은 직장 없이 떠돌아다니는 자유영혼인데… 넓디넓은 지식의 바다에서 공감가는 것들을 고르면서 나는 아래의 몇가지를 실천하기로 했다.

1. 크리스천으로서 그 무엇보다도 믿음이 바탕이 된 가정에서 믿음의 아이로 키우고 싶다.

2. 자연과 가까이 하는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

    (아빠가 감수성이 굉장히 풍부함)

3. 다양한 언어를 통해 세상을 넓게 바라볼수 있는 아이가 됐으면 너무 좋지 않을까. 

    (엄마가 언어는 많이 접했는데 수준이 영 아니어서 도움이 될런지는 미지수)

그리고 이 모든것에 앞서 아주 중요한 한가지가 있다. 바로 엄마의 삶이다. 육아맘 특히 전업맘의 삶은 저평가되기 마련이다. 어느 한구석이라도 자신감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몸매는 망가지고 머리는 금붕어가 되고 해도해도 끝이 안 보이는 살림에 시달리는게 현실이다. 

육아하는 동안 엄마의 삶을 어떻게 재정비 할것인가? 아이 뒷바라지만 하고 아이가 이것저것 마스터할 것만 바라는 엄마가 아닌, 아이와 함께 성장해 나가는  동반자가 되고 싶다. 이 시기 또한 엄마 제2의 황금발달기가 아닐까. 

실속적인 것은 별로 다루지 못해서, 집의 영도 분이 이 글을 통과시킬 지는 모르겠지만, 아이의 성장과 더불어 멋진 엄마로서의 인생 제2막을 계속 글로  다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있다. 어떤 책에서 본 말을 인용하며 오늘은 여기서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 

“아이에 대한 힘을 빼라. 기대를 낮추고 욕심을 내려놓았을 때 비로소 존재 자체만으로 보석처럼 빛나는 내 아이가 보인다. 그리고 엄마 자신에 대한 요구는 높이라.”

2019/06/28 

우리가 함께 할 가슴벅찬 앞날을 기대하며

울이맘으로부터 

이 글을 공유하기:

혜당당

작가를 응원해주세요

응원합니다 응원합니다
60
응원합니다

댓글 남기기

글쓰기
작가님의 좋은 글을 기대합니다.
1.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글의 초고는 "원고 보관함"에 저장하세요. 2. 원고가 다 완성되면 "발행하기"로 발행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