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나. 바로 나.


언제부턴가 나는 나와 예술을 분리하는 작업을 시도 하면서 여기까지 떠밀려 왔다.  

이제와서야 알았다. 

내가 예술과 거리를 두려고 애썼던 것이 아니라 이미 예술로부터 떨어져 있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나는 이 사실을 끝내 받아들이지 못하고 우리 사이를 만회를 하려는 온갖 시도를 시행하였다.


잃어버린 것들은 무엇인가? 

열정은 어디에?

나는 어디로?

이러한 현실을 마주할 때면 종종 당혹스럽기만 하다.

무엇이 잘못된 것 같은데

어딘가로 잘못 걷고 있는 것 같은데

내 마음이 향한 궤도가 보이지 않는다.

나. 바로 나. 

그 확고하고 확실하고 확정했던 내가 해체되었던 것이다. 

흩어진 나의 조각들은 세상, 우주 만물에 흡착되어 

그들의 삶의 이치 속으로 몸을 맡기고 있었다.

'무아'가 과연 최고의 경지인가?

이런 경우엔 '놉'인 것 같다.

흩어진 나를 다시 수렴하는 일은, 

사랑, 열정, 의미를 되살려 낼 수 있는 전제 조건이 되었다.

어떻게 자기자신을 다시 수렴한단 말인가?

목적성을 버리도록.

이익은 언제나 뒷전으로.

마음의 지향성에 충실하면서

믿고 걷기.

그때도 이랬지 않았던가?  

파국을 경험하고 나서

단지

이 길에 대한 믿음만 쌓아졌을 뿐이다.

2022.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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