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어느 한 주말, 드디어 올해 첫 등산을 했다.

등산 입구까지만 한 시간, 오르는데 한 시간 남짓. 오르는 걸음걸음이 어찌나 무거운지 그간 운동을 안 해온 티가 팍팍났다. 숨은 가빠오는데 나만 빼고 평온하기 그지없는 거만한 경치. 올라온 경사도를 돌아보니 다시 내려갈 엄두도 안 나고 다른 등산객들 따라 열심히 올랐다. 사서 고생이라는 말이 계속 스쳐갔다.

정상에 오르고, 불현듯 울리는 전화에 ”설마 또 회사?“이라는 섬찟한 생각이 든 것도 잠시 다행히 엄마였다. 운동 좀 하라는 잔소리가 어느새 위험하게 뭔 등산이냐는 잔소리로 바뀌어있었다.

오전에서 오후로 바뀌고 땀이 흐르고 식기를 반복하며 참 많은 사람들도 스쳐갔다. 가져온 물과 딸기를 부랴부랴 해치우고 드디어 하산!

3월 봄을 알리는 진달래와 개나리가 움트고 있었다. 고요한 산길에 생각들을 비워본다. 마음 먹기가 제일 힘들었는데 이제와서 드는 생각은 ‘이게 뭐라고’였다. 나에게만 거창한 다짐들을 하나 하나 해나가는 성취감이 제일 크다.

어제와 오늘, 내일이 반복되는 도미노, 도미노는 한번 스타트를 끊으면 뒤를 돌아보지 않고 쉬임없이 쓰러진다. 더 빨리, 더 신명나게 급물살을 타가는 도미노처럼 자신만의 궤도를 찾아가는 중이다. 그리고 언제나 그 시작은 크고 작은 다짐들이었을 것이다.


썸네일 BY 정효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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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연구실 MT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한라산 등산했던 기억이… 저의 의지과 상관없이 눈앞에 놓여진 험난한 등산길이었는데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니 힘들어도 즐거웠고 심지어 안개때문에 정상의 백록담은 보지도 못했지만 하산길 풍경이 너무 이쁘고 하산해서 함께 먹을 흑돼지 생각에 신나서 하산했습니다 ㅋㅋㅋ 뭔가를 다짐해서 하든 떠밀려서 하든 함께하는 사람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 갑자기 했습니다 ㅎㅎ

    1. 저도 제주도 한라산은 언젠가 꼭 도전해보고 싶은데 아직 망설이는 중입니다..! KURT-K님 말처럼 함께하는 사람도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같이 좋은 취미를 공유한다면 같이 몸도 마음도 튼튼해질 것 같네요ㅎㅎ 더 더워지기 전에 한라산 한번 도전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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