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으로 무언가를 함께 함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것은 의사소통, 즉 커뮤니케이션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의견을 제기하고, 솔직한 피드백을 주고 … … 하면서 팀원들간의 대화가 쉽고 빠르게 진행될수 있어야 한다. 코로나때문에 대부분 집에서 일하고 있는 이 시점에도 우리는 여러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툴들을 이용하여 매일 팀과 연결되어 있는걸 보면 그 중요성을 쉽게 알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근본은 언어이다. 즉석에서 말을 주고받는 대화든, 채팅툴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대화든 모두 통일된 언어로 진행되어 간다. 한글, 중국어, 영어, 일어 등 부동한 팀마다 자신들이 사용하는 특정된 언어가 있다. 하지만 언어 자체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성들때문에 어떤 언어에서는 수평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기가 더 쉽다. 예를 들면 영어에는 존경어가 없다. 하여 팀에 John이라는 나이 드신 분이 있으면 "John"이라고 부르면 된다. 월요일이 되어 회사에서 만났을때 지난 주말 안부를 "Hey John, how's your weekend?"라고 하면 된다. 중국어도 내가 아는 범위내에서는 你와 您만을 빼면 거의 존경어가 없이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你吃饭了吗?" 와 "您吃饭了吗?" 처럼 복잡하지 않다. 

이와 다르게 한글에는 문장 앞과 뒤를 포함하여 그 오묘함들이 참 많다. 나이가 많아 보이면 "밥을 먹었습니까?"가 "진지를 드셨습니까?"로 된다. 비교효과를 나타내려고 예를 너무 높여서 들기는 했지만 이렇듯 우리말에는 존경어가 존재한다. 하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돌아오는 대답을 "어, 먹었어."라고 할수 있다. 물론 집에서 윗 사람들과 대화할때는 문제가 일도 없다. 윗 사람을 존경하고 잘 모시는게 우리 민족의 미덕이 아니던가?

하지만 회사에서, 혹은 회사밖에서 팀으로 함께 일할때에는 문제가 있다. 일상 생활 잡담을 할때는 상관이 없지만, 프로젝트 미팅을 하거나 중요한 의견을 주고 받고 할때에는 이런 "누군가는 존경어를 구사"해야 하고, "누군가는 야자"를 하는 구조는 커뮤니케이션에 득이 되지 않는다. 1) 프로젝트에 신경을 다 쏟아도 모자랄 판에 존경어를 머리속으로 구사해야 한다. 2) 누군가가 말을 놓고 야자를 한다면 명령으로 들릴수 있다. 3) 수평구조가 될래야 될수 없다. 절대로.

이걸 개선하려고 노력한 한국의 유명한 IT회사들이 있다. 카카오에서는 매 사원마다 영어이름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부장님", "대표님" 하지않고 부장과 대표라도 "Jonh", "Mark" 로 불린다고 한다. 왜냐하면 신입사원이 "부장님, 제 의견은요…" 라고 할때부터 이미 수평적인 구조는 깨져버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사내의 업무에 연관된 일에서만 이렇게 진행하고 밖에서나 혹은 다른 회사에 팀으로 갔을때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직위를 지켜준다고 한다. 카카오에 인수합병된 "다음"회사는 "xx님"의 호칭을 만든 시조라고 한다. 직위의 높고 낮음을 떠나 이름뒤에 무조건 "님"을 붙여서 서로를 불렀다고 한다. 부장이나 대표가 신입사원에게 "철수님"이라고 했던 것이다. 두가지 시도가 모두 좋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카카오의 이 문화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우리 언어의 고유의 특성과 윗사람을 존중해야 하는 문화때문에 결코 쉽지 않다. 실리콘벨리에 있는 IT회사들과, 중국의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회사들에서 부동한 나이대의 사람들이 막힘없이 서로 수평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가면서 오직 일에만 집중하는 그런 환경과 모습이 참 부러웠다. 

우리 Evolver Design 팀은 처음부터 서로에게 존경어를 썼다. 연변식으로 말하면 "…슴다", "…해주쇼", "…않겠슴까", "…하기쇼", "…어떻슴까", "네", "좋슴다", "아이, 그건 아닌거 같슴다" … 등 존경어로. 그래서 동창한테도 존경어를 사용하면서 커뮤니케이션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뭐든 중요하지 않다. 뜻을 모아서 함께 이루려고 하는 일만 잘 진행되고, 서로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쉽고 빠르게 진행될수만 있다면 말이다.

프로젝트를 위한 자신의 의견이나 태도를 어떠한 고민도 없이 솔직하게, 자신의 모습 그대로 자신답게 공유할수 있을때 그 팀은 더 조화롭게 일을 할수 있고 프로젝트도 성공할수 있다고 믿는다.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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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범이

UX/UI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느끼는 생각과 경험들을 글로 적습니다. 때로는 주제를 벗어나는 글을 쓰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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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의 한 부분인 호칭이나 화법은 잘못이 없는데, 문제는 그걸 동반한 오래된 수직구조가 모두의 몸에 배여서 대화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내려다보거나 올려다봐야하는 전제가 있다는거죠. / /동창끼리도 다나까체를, 재밌네요. 한 테이블에서 습니다와 쏘쏘와 야자를 부동한 대상에게 해야 할 때, 불편하면서도 재밌긴 했습니다. 3개국어를 구사하는 듯한 스릴을 느꼈습니다.

  2. 유툽채널 joe튜브, 예전엔 호주노예로 엄청 핫햇던 유투버분이 영상에서 호주에서 일할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알바할때의 경험과 비교해서 회사내 (일방적인)존칭을 씀으로써 일어나는 많은 불편한 점과 안 좋은 점들을 까는걸 재미로 웃고 봣었는데, 심각하게 생각해 봤을때 뭔가 창의성과 협력성등을 요구하는 생산활동에는 확실히 원할한 의견교류에 阻力를 가하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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