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김치
한겹,한겹
조심스레 또 한겹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해
서리맞고 벌레먹은
시들해진 겉잎 벗겨내고
속 깊이 패인 만남들로
아팠을 검팃하게 멍든
큰잎도 몇벌 벗겨내니
봄날의 새싹같은
기쁨의 속잎을
드디어 만난다.
시절을 맞춰 내린
단비의 도움을 알아본
잔잔한 기쁨
강풍,가믐과 같은
어려운 시절들을 인내한
성숙의 기쁨
단물이 고이게 하던
든든한 뿌리와 함께 한
감사의 기쁨
이 모든 기쁨들을 알기에
소금,고추,마늘,생강의
맵짠 맛에 더 이상 놀라지 않고
부드러운 속잎으로
더욱 깊이 감싸 안으며
하나가 되는 큰 기쁨으로
붉은 축제속으로 물들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