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회사 근무시간이 만료되고 있고 날은 어둑어둑 해진다.
나는 일단 일을 마무리하고 회사 퇴근복으로 갈아 입고 은하 데리고 퇴근했다.
어차피 집도 효명이 집하고 가깝고 효명이 집 아파트 밑에는 회사 애들 오토바이가 좀 있었다.
효명이 집 초인종을 누르니까 효명이가 얼굴에 웃음을 띄고 문을 연다.
“오… 들어와요. 그런데 음? 은하선생도… “
“오, 내가 데리고 왔어. 괜찮지? “
나하고 은하는 그렇게 효명이 집으로 들어왔다.

집은 너무 크진 않았지만 아늑하고 살기 좋아보였다.
효명이 엄마, 아빠도 만면에 웃음을 띄고 우리를 맞이한다.
어느새 밥상은 거실 중앙에 푸짐하니 떡 차려져있었다.
정말 산해진미가 따로 없을 정도로 상다리가 부러지게 푸짐하게 세팅돼 있었다.
이거 다 효명이 아버지 작품이란다.
중국은 원래 집 안 요리며, 가사일들을 남자들이 많이 하는 편이다.

나는 인도하는대로 밥상으로 가서 은하 옆에 꼭 붙어 앉았다, 효명이하고 좀 떨어진 자리에…
그리고 나서 은하한테 물을 떠준다, 티슈를 챙겨준다. 앞접시를 챙겨준다 하며 부산을 떨었다. 난 원래 이런 놈이 아닌데…
효명이 집 식구들도 회사애들도 이런 우리를 이상하게 바라보는 듯 싶었고, 은하도 싫지 않은 미소가 띈 얼굴로 나의 모든 것을 잘 받아준다.
이런 은하가 고마웠다.

다행이 요리도 맛있었고, 그냥 분위기는 괜찮았다.
밥을 다 먹고 거실에 앉아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자리…
간단한 다과가 준비되어있고, 역시나 나는 은하한테 모든걸 챙겨주고 있었다.
갑자기 효명이 아빠가 묻는다.
“저기… 김주임… 옆의 은하씨랑 사귀는가? “
앗싸, 그럴 듯한 효과를 보여줬네!

나는 얼굴이 상기되는 척 약간 수줍은 미소를 띄우면서 대답했다.
“아직 그런건 아니구요… 그냥 옛 동창이고 회사 신입이라 챙겨주는 것입니다. “
“옛 동창이라… 얼마나… “
“예, 초중, 고중 합쳐서 6년 정도였구요, 둘이 정말 친한 단짝이였어요. ㅋㅋ “
나도 은하도 같이 살짝 웃었다.

아까부터 보니까 효명이는 이것저것 심부름을 한다, 챙긴다 하면서 좀 바빠보였지만…
그의 얼굴에 스치는 그 약간의 서운함도 좀 보이는 듯…
그냥 내 나름대로의 자심감에서 오는 생각이랠까?
이런 근거 없어보이는 자신감은 나 혼자 묻어두고 살아야지… ㅋㅋ
그러나 소학교 때부터 범생이였던 나는 그 누군가의 첫사랑이였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ㅋㅋ
이런 앙큼한 생각을 항시 나는 가끔씩 하고 있다.

어쨌거나 오늘 저녁 목적은 성사된거 같고, 나는 은하를 숙소로 데려다주고나서 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오늘 저녁은 정말 고마웠어! 들어가서 잘 자… “
“뭐 이런 것 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지. 너도 조심해서 잘 돌아가고… “
우리는 이렇게 간단한 이별을 했다.

며칠이 지나 회사에서는 정식 채용 광고로 신입사원을 여러명 모집했다.
각 부서에 한두명씩 배치될 정도로…
우리 Q.C. 부서에도 한 소수민족인 회족신입이, 관리부에도 두어명, 그리고 효명이가 일하는 재정출납 쪽에도 한 녀자애가 있었다.
나는 우리 부서에 온 신입을 환영하고 나서 생각했다.
아… 또 신입교육부터 바빠지겠구먼…
어떻게 잘 해봐야지…

—–

지난 이야기 모아 읽기 (우리 둘 1-10)

https://wulinamu.com/series/s2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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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호

오랫만에 다시 글을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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