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말문이 트이면서 말로 감정 표달을 하기 시작하였다. 

울이: ” 엄마 안 삐졌어?! 엄마 웃었어?! ” 

물음표와 감탄표를 같이 친것은 엄마가 느끼기에 아이의 말투에는 물음과 바램이 섞여 있었기 때문이다. 풀어서 얘기 하자면 ” 엄마 화났어? 아니지, 엄마 웃어봐” 하는것처럼 말이다.

어떤 날에는 이 말을 여러번 듣는다. 그 뜻인즉 여러번 화를 낸다는것이다. 이러면 안된다는걸 알면서도 주체가 안될 때가 많다. 그리고 한번 터지면 줄줄이 쏟아져 나올 때도 있다. 굳이 비유하자면 스페인어 발화속도(语速)와 비슷하다. 

심리학에서 아이와의 관계에서 엄마는 대개 엄마의 어릴적 성장과정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한것을 피뜩 들은것 같다. 그때 해결되지 않은 갈등들이 맘속 깊이 묻혀져있는데, 훗날 자신의 아이가 그것을 쉽게 터치하므로 부모들은 “욱” 한단다. 그래서 기억을 더듬어봤는데 생각이 나지 않는다. 유일하게 생각나는건 나는 고집이 엄청 쎈 아이였고 내가 원하는걸 꼭 얻어내야 분에 찼던거 같다. 그래서 내 뜻대로 안되면 엄마랑 삐지고 속이 풀릴때까지 말 안하고… 엄마가 엄청 힘들었을것이다. 그냥 그 시절 나에 대한 나의 인상이다. 그런데 거기서 현재 나의 정서 표출에 대한 답이나 원인을 찾지 못했다. 

내가 요즘 자주 화내는 포인트는 아이의 “잠” 문제이다. 

우리 아이는 잠이 좀 적은 편이것 같기도 하다. 남편은 임신때 내가 매일 늦게 자서 아이가 잠을 안잔다고 투덜댄다. 나는 유전으로 몰아간다. 시어머님 말에 의하면 남편은 10분마다 깨는 아이여서 여러 사람 등에 업혀서 살았고 유치원 다니는 4년 동안 합해서 낮잠 딱 한번 밖에 안잔 애였다고 한다. 아무래도 내 쪽이 더 설득력 있는것 같다. 

백일부터 통잠 자준다는 다른 애들의 얘기를 들을때마다 부러우면서 한편으로는 “그게 가능해?” 하며 의아해했다. 나는 기적이 아닌 기절의 백일을 맛봤다. 밤수를 못뗀 나의 잘못일가. 아무튼 우리 아이는 18개월에 젖을 뗐고 20개월 좌우부터 완전히 통잠을 자기 시작했다. 요즘은 보통 아침 7:30에 일어나 저녁 10:00 좌우에는 푹 재울려고 노력한다. 낮잠도 자기 어려워 한다. 낮잠 안잘 때도 가끔 있고 반시간 잘 때도 있고 평균은 한시간 반 정도 잔다. 낮잠 적게 잔다고 저녁 일찍 잘거라 기대하면 실책이다. 더 화내기 쉽다. 

일단 재우러 들어가는것부터 어렵다. 

울이: ” 엄마 더 놀고싶어…엄마 이것만 놀고…엄마 이거 집만 짓고…”

들어가서는 지구전이다. 

울이: ” 엄마 앙팡망 바이킨망 이야기 해줘”

엄마: ” 알았어. 바이킨망이 땀이 삐질삐질 나서 …”  무한반복 하다가 엄마가 못참고 이야기 그만둔다.

울이: ” 엄마 미도리(绿色) 노래 해줘”

엄마: ” 알았어. 仁爱,喜乐,和平…” 위에 패턴을 유지하다가 엄마가 포기한다. 

그러면 애가 협상을 걸어온다.

울이: ” 엄마 세번이다, 두번이다, 마지막이다~”

이것만 다하면 잔다 하고 엄마는 희망걸고 계속 한다. 그런데 이게 웬걸?

울이: ” 엄마 마지막 세번이다.” 

엄마는 폭발한다. 소리가 점점 높아진다. 

엄마: ” 빨리 자라고, 엄마가 뭐라했어, 잘 때는 자고 놀 때는 놀고…니 계속 이러면 혼자 자, 엄마 찾지마…”

그럼 아이는 이 말을 반복한다. 잘 때는 자고 놀 때는 놀고 그리고 한마디 보태서 먹을 때는 먹고…

그리고 조금 조용해지더니 “잠자기” 3대 필수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울이: ” 엄마, 키라키라(반짝반짝 별) 이불, 앙팡망(인형), 물”

다 옆에 두고 있던터라 바로 주면 또 물은 꼭 일어나서 앉아서 마셔야 한다. 빨대컵이라 굳이 안 일어나도 되는데 말이다. 물을 여러번 마시고 누웠다 일어났다를 반복한다. 그리고 심심하면 ” 엄마, 엄마, 엄마…” 

엄마는 자는척 한다. 그러면 아이는 나가서 아빠 찾을 때도 있고 뒹굴뒹굴 하며 온갖 생중계를 하다가 잘 때도 있다. 이 과정이 보통 한시간 좌우다. 엄마는 시작 때 천사에서 잠들기 직전 사자로 변한다. 그리고 자는 아이를 보며 후회한다. 미안해한다. 

” 울이가 제일 좋아하는 책중에서 “

요즘 이렇게 한 연속 네댓새 화낸 적이 있는데 하루는 아이가 아침에 일어나서 하는 첫마디에 놀랐다.

울이: ” 엄마, 왜 성질을 해(내)?” 

꿈에서도 엄마가 화를 냈는가 하며 무척이나 자책했다. 아이한테 마음의 상처라도 준것일가? 트라우마가 생긴것일가 온갖 걱정에 휩싸였다. 사실 아이랑 화내는 날엔 엄마의 소모도 어마어마하다. 그 하루가 열심히 놀아준 하루보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훨씬 힘들다. 그냥 하루가 허무할 때도 있다. 내가 아직 철 없어서 그런지 진짜 아이랑 냉전을 하루종일 할 때도 한두번 있었다. 지나고 나서 어른의 마음으로 생각해보면 아이는 그 하루가 얼마나 길었겠는가? 낮잠 자고 일어나면 엄마 마음이 풀렸겠지 하면서 기대하진 않았을가? 엄마랑 놀고 싶은데 하며 엄마 앞에 와서 괜히 웃을 때도 있었다. 

엄마는 진짜 아이 재우기가 너무 힘들어서 화가 났을가? 그것이 피곤해서 화가 났을가?

진정하고 곰곰히 생각해보면 사실 그 뒤에는 더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빨리 재우고 엄마가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아이가 제 시간에 자지 않으면 엄마는 계획했던 일을 하지 못하게 된다. 설령 그 일이 그냥 조용히 앉아 있는거라 할지라도 말이다.

그 외에도 남편과 싸웠을 때 아이는 평소대로 하고 있지만 나는 더 예민해져서 인내심이 인츰 바닥이 나서 버럭할 때가 있다.  “뚝 해” 혹은”쓰읏” 방울뱀 소리를 쉽사리 낸다. 아이가 가장 싫어하는 소리라 한다.

종합해보면 아이의 문제는 아니다. 그럼 엄마의 문제인가? 그때그때의 정서가 마음같이 정리가 안되고 빨리빨리 출구를 찾지 못하는 엄마 역시 약자다. 다만 아이가 가정에서 감정의 하수구가 되여서는 안된다는건 확실하다.

부모는 아이에게 감정적으로 안전적(安全)이여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자랄수 있다고 한다. 아니면 아이는 점점 커가면서 부모한테 완전히 다가가지 못한다고 한다. 가까이 가고 싶은데 또 부모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갑자기 얼굴이 변할지 모른다는 심리적 불안을 갖고 살게 된다고 한다. 

아직은 그 과정에 있는거 같다. 사랑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견고하게 다져나가는 훈련과정에 있다고 믿고 싶다. 나도 남편도!

But as for me and my household, we will  serve the LORD

JOSHUA 24:14

시리즈 링크
<독박육아 울이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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