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가 삐약삐약 잘 자라고 있다. 

암탉은 먹이를 주고 깃털을 쓰다듬고 독수리의 습격을 막는다.

수탉은 가끔 흘끔 들여다보는데 거의 번마다 같은 말을 한다:

– 그래 가지고 독수리를 당해낼 수 있겠나. 빨리 뛰자면 근육이 튼튼해야지. 지금 근육량으로는 어림도 없다. 남에 집 병아리를 봐라. 어서 나가서 근육단련 좀 해라.

– 남에 집 암탉을 봐라, 너두 좀 어째바라

(전달하는 메세지는 하나다: 你不够好)

암탉은 병아리가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면서 자연스레 독수리 대처법을 익힐 거라 믿는다. 암탉도 그렇게 컸거든. 

수탉은 여린 병아리를 쪼아보기도 한다. 독수리는 훨씬 무섭다면서 지금부터 이런 쪼임에 견뎌야 한다는 리유로 병아리를 아프게 한다.  

거기까지는 암탉도 눈감기로 했다(그러면 안되는거였다). 

(어른이니까. 혈육인데 설마…)

그런데 수탉이 아예 독수리로 변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변장이 아니라 아예 독수리가 돼버린다. 병아리를 잡아먹을 기세다. 

일부러 변한건지, 스스로 통제 불가한건지는 모르겠다. 듣건대 화를 내거나 상처를 주거나 할 때에는 이미 리해관계에 대한 계산을 마친거라 한다. 이렇게 대해도 특별한 불이익이 없을 거라는 철저한 계산 아래 행해지는거다. 상대가 권세 있는 자였다면 수탉은 독수리로 변신할 엄두도 못냈을테지. 

(약자 앞에서 강한척 하는건 나약하기 때문이다)

병아리가 무슨 힘으로 수탉을, 독수리 기세를 내뿜는 수탉을 당할라나. 

암탉은 깜짝깜짝 놀란다. 함께 독수리를 몰아내야 할 수탉이 독수리로 변신하다니!

(诈尸防不胜防)

그리고 놀란 병아리를 다독여야 한다. 

병아리는 아마 수탉과 독수리를 헛갈려 할 것이다. 얼마나 복잡할가. 

암탉도 헛갈릴 것이다. 독수리를 몰아내야 하는데, 저 놈은 대체 수탉이냐 독수리냐.

한순간이라도 독수리로 변신한다면 그 순간은 독수리만큼 위험할텐데 그게 어느 순간인지 예상할 수 없다면 독수리로 취급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지 않을가. 

또한 언제 독수리로 변할지 모르는 두려움에 떨게 한다면 사실 그는 한순간이 아니라 항상 독수리인 것이다. 

만보를 양보하여 수탉이라 하더라도 늘 你不够好의 메세지를 내뿜는 수탉이라면 독수리에 못지 않을 정도로 위험하다(有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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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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