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18일, 교토는 코로나로 인한 “긴급사태”가 해제됐다. 한달간 지속됐던 “긴급사태” 선포는 그래도 효과를 좀 본듯 하다. 6월 5일까지 연속 22일 신규 확진자 제로였다. 그리고 어제 밤 (6일) 다시 신규 확진자 1명이 나타났다. 기사를 본 나는 조금 긴장을 풀었던 신경을 다시 곤두세운다. 6월부터 모든 시스템(회사, 학교, 자영업 등등)이 차차 정상화를 시도하고 있다. 학교는 요즘 격일 등교 등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언녕 신청됐던 보육원도 아직 보내지 않고 있다. 상황 지켜보가며 가을쯤 보낼 예정이다. 집콕은 조금 벗어났지만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기엔 무리다. 아직은 좁혀지지 않는 사회적 거리다. 

요 며칠은 집 근처나 사람 없는데를 찾아서 아이와 잠깐 산책을 다닌다. 아이는 또 바로 적응해서 아침에 눈만 뜨면 밖에 가자 한다. ” 하 …아직 그럴때 아니야 ” 하며 속으로 중얼중얼 거린다. 밖에 나갈때 되면 아이가 먼저 말을 걸어온다. 

” 엄마, 마스크 줘.” 

이젠 완전 여름이라 집 근처 5분거리에 있는 공원에 가는데도 울이의 인중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어른도 답답한데 아이는 오죽하겠냐… 그래도 마스크를 쭉 착용하고 있는게 기특하다. 이미 습관화 된거 같다. 

” 엄마, 사람 없는데서는 마스크 벗고 사람 있는데서는 마스크 쓰고.”

” 응 그래…”

” 엄마, 집에 가면 또 소독해야돼?”

” 응, 해야지.”

아주 작은 공원이라 사람이 별로 없다. 요즘은 풀도 확 깍아놓아서 산책하기 딱 좋다. 그 전에는 진짜 공원인지 야생 풀밭인지 구분이 안갔다. 평일에는 보육원 애들도 가끔 오는것 같은데 오늘은 주말이라 나와 아이 둘뿐이다. 공기도 좋고 기분도 좋고 오랜만에 자유로운 느낌이다. 개미도 보고 나비도 보고 까마귀도 보고 자연속에서 아이는 무지 행복해 보인다. 

며칠전 아빠가 시간내서 세식구 같이 자전거 투어를 간 일이 생각난다. 말이 투어지 그냥 자전거 타고 교토의 한적한 골목 골목을 지나 교엔(御苑, 천황이 살던 곳)에 다녀왔다. 거기가 곤충의 종류가 아주 다양해서 아이들을 조직해서 많이 다닌다는 소리를 들은적 있다. 나는 벌레를 아주 싫어하는데 아빠랑 아이는 너무 좋아한다. 곤충의 이름을 척척 대는 남편이 조금 멋있어 보이기도 한다. 

” 도마맴, 도마뱀이다!!!” 

나오는 길에 남편이 흥분해서 아이한테 말한다. 나도 본능적으로 남편이 가리키는 곳을 봤는데 꼬리만 봤다. 그런데도 징그럽다. 얼마전 친구네 아들이 도마뱀 잡은 사진을 보여줬던것도 생각났다. 집앞이 바로 소학교인데 애들이 가끔 곤충 채집통을 들고 다닌다. 카모가와(鸭川)에 가도 아이들이 그러루한 통을 많이 갖고 다닌다. 울이가 좀 더 크서 이런 저런 곤충을 집에 데려올가봐 순간 걱정했다. 울이는 지금도 오리강 가면 무당벌레만 찾아다닌다. ” 울이야 , 엄마가 부탁한다. 제발 집에는 데려오지마~”

오늘은 아이가 시냇물에 들어가 놀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나온지 반시간만에 강제 귀가조치 했다!!! 남편한테 자유시간도 좀 주고 오래 놀자고 놀이 장비는 갖춰 나왔는데 여벌 옷을 안 챙겼다. 옛날에는 외출하면 진짜 이것저것 한 보따리 들고 다녔었는데 이젠 많이 느슨해졌나보다. 

코로나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사람들은 전보다 마스크를 더 열심히 착용한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안심이다. 벚꽃철이 한창일때 사람들이 마스크도 안하고 삼삼오오 벚꽃아래 모이는걸 보고 속으로 엄청 걱정했던 기억이 있다. 사실 조금씩 시작된 아주 잠깐의 외출외 우리의 생활 패턴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두주일에 한번씩 장보고 외출했다 들어오면 전부 소독하고 세탁기 돌리고 어디가나 마스크 착용하고 귀찮지만 이젠 좀 익숙해졌다. 손이 그렇게 움직인다. 

이틀전 마트를 갔다 오면서 다시 실감했다. 좁혀지기엔 아직 불안한 거리이란걸. 우리가 자주 다니는 집 근처 작은 쇼핑몰인데 마트, 음식점 등 거의 일상 수요물을 다 해결할수 있는 곳이다. 입구부터 곳곳에 진열된 소독수, 카페, 벤치, ATM, 마트 등 곳곳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결산대 앞 막아둔 비닐…티비에 나오는것 보면 일부 상가에서는 테이크아웃 벤또에도 휴대용 손 소독제를 넣어준단다.

긴급사태일 때는 거의 대부분 점포들이 문을 닫았다. 지금 영업은 다 정상화 되었지만(마트 등 일부는 아직 시간단축 영업중) 곳곳에 코로나가 휩쓸고 간 흔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들이 다시 한번 경고를 주고 있는거 같다. 조금 달라진게 있다면 이젠 마스크와 소독수가 공급이 된다. 여전히 제한적 판매(限购)이고 가격이 좀 비싸지만. 그토록 찾기 어렵던 물건들이 마트 진열대에 있는거 보고 갈때마다 조금씩 비축해둬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몸소 체험한 경험이다. 북경에 있는 친구가  마스크 거덜나기전에 부쳐줘서 다행이였지만 실은 일본에 코로나가 터지기전부터 지인이 마스크 비축해둬라고 했다. 딱 두통 사놨다가 진짜 곤란해질뻔 했다. 아마 코로나 시기 필수품들이 나중에 일상 비축품으로 될것 같다.

다시 육아의 일상으로 돌아오면 아직도 집콕 위주이다. 어차피 다음주면 매우 (梅雨) 계절이라 또 집콕할수 밖에 없다. 요즘은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아날로그식 CD기계에 나의 커피타임을 부탁한다. 친한 언니가 준건데 진짜 유용하게 쓰고있다. 영상노출에 대한 부담이 있고 아직 아이가 스마트 기기를 어떻게 유익하게 다룰것인가를 깨달을수 있는 단계도 아니다. 솔직히 어른인 나도 스마트 기기에서 자유를 얻을려고 안깐 힘을 쓰고 있는 중이다. 유용하게 다루면 엄청난 도움이 되겠지만 얽매이면 바이러스보다 무서운거 같다. CD를 넣고 꺼내고 다시 넣고를 반복하며 흘러나오는 노래에 흠뻑 빠져 있는 아이를 보면 그 순간이 평화롭다. 

코로나 그 이후, 사회적 거리는 더 멀어질가 더 좁혀질가 그대로일가?! 6~7월은 수국화(绣球)가 한창일 때다. 어제 자전거 타고 집으로 오면서 찍은 수국화, 담장 넘어 한껏 뽐내는 그 아름다움 느껴지나요~ 꽃의 색갈에 따라 꽃말이 다르다고 하는데 자주색은 “영원, 다시 만남”을 뜻한단다. 


But as for me and my household, we will  serve the LORD

JOSHUA 24:14

시리즈 링크
<독박육아 울이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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