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알레르기

그저 내가 그 사람들 중의 한 명일 뿐이다.


알레르기는 처음에 어떤 물질이 몸속에 들어갈 때 그것에 반응하는 항체가 생긴 뒤, 다시 같은 물질이 생체에 들어가면 그 물질과 항체가 반응하는 일이라고 한다. 천식, 코염, 피부 발진 따위의 병적 증상이 일어난다고 한다. 그리스어에 알레르기아는 "이상 작용"이란 뜻으로 이 단어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상 작용이라…고양이 알레르기는 왜 생기는 걸까? 검색을 해보면 딱히 답이 없다. 그냥 면역력에 따라 반응이 약했다 심했다 할 수 있다고 하고, "고양이의 타액에 함유된 특별한 단백질 성분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 "라고 나온다. 그저 내가 그 사람들 중의 한 명일 뿐이다.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면 순간적으로 연속 재채기를 해대기 시작하고,  눈이 가려우면서 콧물이 난다. 아주 복합세트이다. 약을 상비하여 두고 있지만 웬만해선 약을 안 먹고 지나가길 버티는 편이다. 약도 자주 먹으면 약효가 떨어진다고 한다. 신기하게도  이런 알레르기는 없었다가도 생길 수 있고, 아주 드물게 생겼다가도 없어질 수 있다고 한다. 참 쓸데없는 이상 작용이 아닌가? 초콜릿 알레르기, 알코올 알레르기 이런 거면 건강을 위해서라도 못 먹는 게 덜 억울할 텐데. 아니면 고양이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만 있던가. 

가을쯤 되면 심해지는 남편의 알레르기 반응에 동네 이비인후과에서 알레르기 검사를 받아보기로 했다. 그냥 동반하여 갔다가 남편이 왔던 참에 같이 해보라고 해서 나도 했다. 의사는 피를 뽑고 3일쯤 기다리면 결가가 나온다고 했다. 주사로 피를 뽑는 간호사는 5일쯤 지나면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고 했다. 진료비 납부하는 창구에서는 7일쯤 지나면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고 했다. 재밌는 병원이다. 급할 것도 없었던지라 일주일 뒤에 다시 병원을 찾았다. 백 개도 넘는 알레르기 원중 모두 패스 하고 고양이 알레르기에만 체크되어 있었다. 어느 정도 기대하고 있던 상황이어서 그러려니 했다. 남편 보고서가 의외였다. 계절성으로 보이는 알레르기 반응이라 그저 특종 나무 알레르기거나 꽃 알레르기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도 고양이 알레르기란다. 수치는 나보다 더 심각한. 

고양이를 키운지 2년도 넘는데 이제 와서 부부 모두 고양이 알레르기라는 결과가 나왔다. 원래부터 알레르기가 있었는지, 키우면서 생긴 건지는 모를 일이다. 나는 고양이를 안거나 만지지 않으면 그래도 괜찮은 편이었다. 남편은 고양이와 같은 공간에 있거나 고양이가 머물렀던 공간에 가면 바로 증상을 보였다. 나는 눈으로만 이뻐해야지 하다가  참지 못하고 안아버린다. 안고 있으면 팔에 꾹꾹이하고 만져주면 좋다고 골골거리는데…어떻게 안하냐고…그러곤 어김없이 찾아오는 재채기를 요란하게 해대고, 가려운 눈을 지그시 감고 인공눈물을 떨구며 증상이 지나가길 기다린다. 명상하듯이 증상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 집중을 해버리면 버티는 일도 꽤 할만하다. 

백 개도 넘는 알레르기원 중에 고양이 알레르기만 나올 확률과, 그것도 나와 남편이 동시에 나올 확률을 생각해보면 경이로울 지경이다. "왜 하필"이란 질문은 독이다. 하도 쓸데 없는 질문이다. 가끔은 질문이 답보다 중요하다. 질문 자체가 답인 경우도 많다. "왜 하필"같은  질문은 노답이라서 독이다. 분노와 혈압만 키울뿐이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흘려보내는 편이 훨씬 힘이 덜 든다. 피부 발진 정도 까진 아닌게 얼마나 다행인가. 적어도 아이는 알레르기가 아닌 게 얼마나 다행인가. 

알레르기 검사 뒤에 바뀐 일상은 딱히 없다. 세 번 안을 것 을 한 번으로 줄이는 절제를 조금 더할 뿐이고,  공기청정기는 더 강력 모드로 돌아갈 뿐이고, 나는 알레르기와 면역에 관해 좀 더 궁금해졌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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