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해의 봄 !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늘 그래왓듯이 때가 되니 어느덧 만물을 소생시키는 봄날이 마치 수줍은 노랫방 마담마냥 저 머나먼 우주 한끝으로부터 사뿐사뿐 걸어나와 섬섬옥수로 누덕누덕 벌거벗은 나무가지위에 도화랑 옥란이와 목란이까지 떨기떨기 걸어놓고 태양사장님의 가게영업을 시작한다.
봄 아가씨의 간들간들한 입김은 봄바람이 되고 흰구름들은 복무원오빠들마냥 굴레벗은 망아지가 되어 분주히 뛰여다니며 <어서 오십시요 !>를 한껏 웨친다.
싱그러운 복숭아 꽃향기 코를 살살 간지럽히고 새싹들은 약속이라도 한듯 빠끔이 얼굴을 내밀어 옥란 목란이 두 자매를 넑을 잃고 쳐다본다.
스프링(spring)~스프링~ 하더니 그야말로 삼라만상은 용수철마냥 퉁퉁 튕겨오르고 우주는 짝짝 하품을 하고 척척 기지개를 편다.
2. 오늘은 연길에서 완행열차(绿皮车)로 출발하여 이 도시에 발을 들여놓은지 정확히 12년이 되는 나한테는 아주 기념이 되는 날이다.
12년전의 오늘 상해역에 도착하자마자 택시로 이동하여 세집에 짐을 풀어놓고 龙柏程家桥 유림정에서 친구랑 처음 5원짜리 三得利맥주를 마이고 너무 맛잇어서 감동받앗던 추억이 아직도 새록새록하다.
그 당시 어린 나이에는 일본놈들이 만든 구수한 산토리맥주가 내 고향 빙천맥주의 텝테부리하고 누르끼리한 맛이랑 확연히 차원이 달랏으니깐 !
3. 상해 ! 이 도시에도 봄은 왓다.
연변가수 故김성삼이 불럿던 <타향의 봄>이 귀전에 쟁쟁하다.
봄이 왔다고 제비들도
고향에 갔으련만
고향으로 가고파도
갈수 없는 이 사연을
그 누가 알아주랴
안타까운 이 내 심정을
구름 넘어 나는 새야
이 내 마음 전해다오
4. 작년 5월에 고향에 들어가서 한동안 지낸적이 잇엇는데 그토록 고향친구들은 百威를 즐겨 찾앗지만 유독 나만 冰川一品麦가 아니면 冰川9度만 찾아먹엇다.
외국에 나와잇어 보아야 비로소 애국자가 된다고 12년이란 타향살이 세월이 나한테 준건 고향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엿고 다시 찾게되는 乡愁엿다.
지금도 문득문득 영문자모 A B C 를 보게 되면 조건반사적으로 고향맥주 BC를 떠올리게 되고 12년전 일본산 싼토리맥주의 구수한 맛에 반하여 고향의 빙천맥주를 비웃엇던 자신이 한참 후회된다.
필경 Suntory가 제 암무리 구수해 바야 그건 일본술이고 버드와이저가 제 아무리 달달해봣댓자 그건 미국술이니깐.
암튼 !
2018.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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