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 가을날

텅 빈 가을의 어느 저녁 두런두런 두려움을 나누고


텅 빈 가을의 어느 저녁
두런두런 두려움을 나누고
느릿느릿 누런 얼굴로 돌아왔다

무릎을 일으켜 세우며
눅눅한 땔감을 들여다
아궁이에 불을 지핀다

입안 가득 연기를 물어
연신 기침을 하며
침침한 생애도 뭉클뭉클 토했다

낡은 창문으로
뻘건 저녁노을이 비끼더니
어느새 당신의 눈으로 옮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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