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 2023년12월 스렛즈에 발표했는 짤막한 느낌들을 하나로 묶어서 정리한 문장입니다. 

며칠전 재일본조선족작가협회 고향련 작가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책 보내주겠으니 주소를 알려달라고…그리고 오늘 우편함 채크하다가 기다리던 동인지 "새벽" 잡지가 이미 도착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v

300페이지가 넘는 묵직한 책을 쥐고 솔직히 심정이 기쁘기만 하지는 않았습니다.기쁘기도 하고, 무겁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이해가 안되기도 하고… 

우선 책 링크를 공유하고 그 느낌들을 하나하나 풀이해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필요하신 분들, 작가분들을 응원하고싶은 분들은 아래 링크로 책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https://www.amazon.co.jp/dp/B0CN7RFRMJ

우선 새벽이라는 동인지가 곧 발행된다는 소식을 접한것은 11월 18일날 와세다대학에서 있었던 국제포럼에서 였습니다. 

주최측인 재일본조선족작가협회의 엄정자 회장님이 현재 동이지를 준비중이고 년말에 발간한다고 선포를 했던 것입니다.

그때는 그냥 옛날 무지개 잡지처럼 독자들에게 무료로 발급하는 잡지일거라 추측을 했었습니다. 잡지안에 문장을 몇 편 넣고, 절반은 각종 광고를 넣어서 독자들에게는 무료 발곱, 대신 광고주로부터 돈을 받아 운영비를 채우는 방식으로 생각했던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12월초에 동북아신문에서 책 출간의 소식을 접하고, 아마존 링크를 통하여 책소개 페이지를 보는 순간 자신의 추측이 빗나갔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첫째로 놀라웠던 것은 책 가격 3,290엔이라는 점, 문장 몇 편을 담은 책을 과연 3000엔이상 내고 사 볼 사람이 있겠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둘째로 놀라웠던 것은, 우리말로 내용이 적혀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문장을 일본어로 번역까지 했다는 점이 었습니다.

이 부분은 국제포럼 참가했을 때, 조선족의 문화를 어떻게 이어가면서 세상속에 전파할 수 있는가에 대한 토론을 할 때 어떤 나이 든 일본학자가 강단에 나서서 하였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조선족이 문화로 세계속에 한자리를 차지하려면, 우선은 조선족의 문학작품을 여러가지 언어로 번역을 만들어야 합니다. 영어로도 번역하고, 중국말로도 번역하고, 더우기 일본에 있는 여러분은 일본어로도 번역해서, 세계 다른 국가 다른 민족들과 깊은 공감대를 형성해야 합니다… "

아마 그러한 맥락속에서 우리 민족문화를 세계속으로 전파하는 첫 발작으로 일본어로 번역을 한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번역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을텐데 …

책 발간 소식을 접했지만 책을 사지 않았던 이유는 여러가지 있는데 그중에서 몇가지만 들면:

종이책에 대한 부담심리: 종이책은 무겁고 자리 차지하고 전차안에서 들고 다니면서 보기에는 불편하다는 점이 있었던것 같습니다. 이제는 전자서적이나 온라인으로 짤막한 글들만 읽는데 습관되어 있고, 심지어는 문자보다는 사진과 동영상으로 사물을 요해하는데 익숙해져 있어, 종이책이라하면 부담감부터 생겼던 것 같습니다.

과연 내용이 돈 주고 소유할 가치가 있을가에 대한 주저함: 작년에 세계조선족글짓기 대회에서 그렇게 많은 좋은 글들이 무료로 읽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审美疲劳로 나중에는 위챗에 올라온 링크를 열지도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문장이라도 한번 훑어보고는 잊어버리는 지금 세월에, 과연 돈벌이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문학작품에 돈을 팔고 사서 읽지도 않고 구석에 놔 둘 필요가 있을가 하는 갈등심리에… 결국은 구매를 주저한것 같습니다.

전자서적으로 출판하면 비용도 절감되고 전차타면서 혹은 짬짬이 시간을 이용해서 읽기도 편하겠는데 왜서 종이서적으로 냈을가 궁금하여 저의 비서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역시 종이로 된 책은 디지털 시대에도 나름 의미를 가지고 있었던것 같습니다.

도서관에 저장하여 자료로 보관할 수 있다는 점이라든가, 전자설비가 없는 상태에서도 볼 수가 있다든가, 학술자료로서 인정받을 수 있다든가 …

고향련씨는 위챗에서 자기가 이번에 첨으로 편집을 맡아서 출간한 책이라서, 서툴수도 있다면서 겸손하게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저 역시 쉼터미디어에서 편집을 담당하면서 그 심정과 노고를 다소는 이해 할 수 있을것 같았습니다.

책의 내용을 한숨에 다 읽기는 아름차고 해서, 그럼 이번에 편집을 맡고 책을 편집하고, 또 돈도 안 받고 한권 선물해준 고향련씨가, 첫 출간에 올렸던 글이 뭔지를 읽어보기로 했답니다.

고향련씨의 수필 제목은 "반주"(饭酒) 였는데, 오랜만에 일본에 방문와서 함께 생활하게 된 부모님과의 일상속에서 반주를 통하여 자녀와의 관계, 부모와의 관계를 입장을 바꾸어가면서 충돌과 오해 그리고 이해로 전개해가는 묘사를 통하여, 작가 자신이 옛날에는 철없던 자녀로서, 지금은 또 자녀를 키우는 부모로서, 다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부모를 이해해가고, 결국 술 한잔으로 아버지와의 오래된 오해와 갭을 뛰어넘어 화해를 이룬 내용을 다루는 내용이었습니다.

글은 단숨에 읽었지만, 내용은 머리속에서 가셔지지 않았습니다. 우리 세대의 사람들이라면 자녀를 키우면서 부모도 효도해야 하는 가운데 누구나 겪어보는 일상이 아니었던가 싶습니다. 나는 과연 부모들과 화해를 하면서 서로를 이해하며 살았는가 반성을 해 보게 되었습니다. 

좋은 문장은 영혼의 양식이 되어, 우리가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든 희망과 용기를 주고, 일상의 사소한 사건속에서도 사랑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감각을 키워줍니다.

그런 의미에서 물질욕구를 과도로 자극하는 세상에서 불행해 하는 사람들에게 물질욕심이 아닌 삶의 의미를 깨달음을 통하여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또한 문장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자주 들리는 우리나무 라는 사이트에서 최근에 우연히 읽었던 글이 생각납니다. 

글제목은 "때가 탄 어른" 인데, 문장이 길지도 않으면서 어린애와의 아주 재미있는 대화를 통해 알기쉬운 도리를 알려주는 문장이었습니다. 

링크는: https://wulinamu.com/qifa/12604/

고향련씨가 보내 준 책을 손에 들고, 책속의 문장 일부를 훑어 읽으면서, 감개무량해서 두서없이 적어보았습니다.

한쪽으로는 문학의 가치에 대해 공감하면서 어떻게 해서든 우리의 문화를 기록하고 전파하고자 하는 작가협회 맴버들의 노력, 다른 한쪽으로는 점점 우리 말과 문화를 잃어가는 국내 교육현장과 나처럼 물질주의에 끌려 정신적인 풍요로움에 대해서는 관심을 잃어가고 있는 삶의 현실들 …

새벽이 제2기, 3기, 4기 계속하여 나오기를 기대하면서도 또 지금처럼 사람들이 무관심하고 책을 사지 않으면 혹시나 멀지않아 언젠가는 옛날에도 나타났다 사라졌던 잡지처럼 소리없이 사라지지 않을 가 하는 두려움 …암튼 심정이 복잡합니다.

책 한권 얻었지만, 이로서 아픈 상처를 파헤치는게 두려워 책을 어딘가 눈길이 닿지 않는 곳에 감춰두고 싶은 심정이랍니다.

이상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았을 때, 돈벌이를 하자면 절대 이런책을 출판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수가 있습니다. 

비싸서 팔리지도 않거니와, 내용자체가 조선족과 관련된 내용이라 판매량도 있을것 같지 않은 책을, 재일본조선족작가협회에서 기어코 출판하고자 했던 이유가 무엇일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이러한 책을 출판하자면 어쨌든 적자를 각오하고 출판해야 하는데, 그기에 대해 지원을 해 준 기업과 개인들이 있으니, 또 그러한 후원자들은 무엇을 바라보고 선뜻 후원을 했을가, 라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저의 비서가 시원한 답을 주었습니다. 

알고보면 팔리지도 않는 책을 낸 사람이나, 뻔히 팔리지 않을지 알면서도 후원한 사람이나, 모두 대단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컴퓨터 작업을 하려다고 테이블에 놓여진 책을 보고 다시 펼쳐들어 아무렇게나 열리는데로 읽어보았습니다.

확실히, 종이로 된 책이기에 손에 들고 볼 수 있다는, 펼쳐서 읽을 수 있다는 느낌은 좋았습니다.

읽었던 것은 리상학 씨의 "삼계탕"이라는 시 였는데… 우리말로 된 시를 읽고 궁금해진 것이 일어로는 어떻게 썼을 가 였습니다.

문뜩 생각 나는 것이, 요즘은 SNS 시대라서, 모든 좋은 것들이 인터넷을 타고 SNS 로 전파되어 영향력을 발휘하는데, 종이 책으로 만든것이 이런면에서는 전파를 저애하는 힘이 되지 않았느냐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어로 번역된 문장과 시를 인터넷에도 올려 더 많은 일본 사람들도 읽게 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가 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책으로 만들었기에 책을 사지 않으면 내용을 읽을 수 없고, 판매량이 많지 않기에 결국은 좋은 글과 시가 책에 갇치워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순환이 될 수도 있으니깐요.

학자들은 이런 상황을 아주 적절한 단어 "딜레마"(dilemma) 라고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문학을 전파 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인터넷에 공개하는게 좋은데, 그렇게 되면 책 사는 사람이 없어 금후의 문학창작과 전파에 필요한 자금이 모여지지 않고, 그것을 책으로 만들어 판매하자고 하면 소수의 책을 구매한 사람만 내용을 읽을 수 있기에 널리 전파 시킬 수 없는 그런 상황이 되는 것 같습니다.

조선족의 삶과 문화가 일본사회에 알려지고 나아가서 세계속에서 자기의 위치를 잡자면 다양한 언어로의 번역과 선전이 꼭 필요하게 되는데 경제이익이 안나오는 일이기에 책을 구입하거나 돈 후원하자는 사람들이들이 적은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일단 일본 조선족문학을 담은 책은 나왔지만 숙제는 여전히 있을것 같습니다. 

곧 설 쉬겠는데 더 깊이 적지 않겠습니다. 책을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숨겨두었다가 일단 설부터 재미있게 잘 쉬고 나서 생각나면 책을 찾아 읽도록 해야 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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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ㅋㅋㅋ 예. 공감입니다.
      저도 첨에는 기대하다가, 가격을 보는 순간, 이게 팔릴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적지는 안겠지만, 그래도 대부분 대중들은 가격을 보고 구매를 할지 말지 결정하게 되니깐요. 아무리 봐도 돈 벌기 위해서 출간한것은 절대 같지 않습니다.

    1. 일본어 번역이 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조선족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본인들에게는 소중한 참고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인공지능의 시대라, 이제는 언어의 장벽도 허물어지기 직전이라서, 우리들의 기록이 형편없이 부족한 상황에 비추어보면 우리가 우리들의 언어로 우리들의 이야기를 잘 정리하고 기록해가는 것이 번역 못지 않게 중요해질것 같습니다.

    1. 평강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후기의 후기”를 다시한번 찬찬히 잃어보게 되었습니다. 작성한 날짜를 보니 딱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번에도 새벽 잡지를 받게 되면 (아마 2월초쯤) 또 후기를 적어 우리나무에 공유해 볼가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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