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라는 단어가 내가 만든 결과물들에 비하면 다소 거창한 감이 있어 여기선 ‘음식’으로 지칭하고자 한다. 약 1년반 전부터 매일 적어도 한 끼는 집밥을 먹겠다는 무언의 약속으로 서투른 실력이지만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어릴 적 먹었던 익숙한 음식부터 알고리즘에 뜨는 간편한 레시피까지 하나 둘 따라하기 시작했는데, 음식의 맛은 정말 정직하다고 느낀다. 재료나 간을 대강 보고 허투루 판단했을 때면 그 음식은 어느새 산으로 가 있었다. 뒤늦게 손을 쓸 수도 없을 만치 말이다.
그만큼 시간과 정성을 들여 음식을 만드는 이유는 이제 혼자가 아닌 둘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루 저녁 한 끼라는 기준 역시 여기서 왔다. 혼자 집에 있을 때면 자연스레 수고를 덜고자 배달 음식을 찾게 된다. 자취할 때 습관을 아직 버리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보통의 저녁때가 되면 으레 식자재를 찾아보고 분주히 식사를 준비한다. 어쩌면 결혼하고 나서 가장 달라진 점이 바로 요리에 도전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누군가 내가 만든 음식을 맛있다고 칭찬해주는 기쁨도 빼놓을 수 없다. 그릇을 깨끗이 비운 후 만족스럽다는 듯 서로 볼록한 배를 두드리면서 놀리는 맛(?) 또한 쏠쏠하다. 그렇게 새삼 변화한 자신을 또 한번 느끼게 된다.
주말이면 느긋하게 깨어나 아침을 준비한다. 평소 아침은 따로 챙겨 먹지 않지만 배고프다는 성화에 못 이겨 눈을 비비자마자 주방으로 향한다. 식빵에 땅콩버터를 바르고, 먹다 남은 화이트 초콜릿을 잘게 썰어 올리고 계란물을 입힌 뒤 후라이팬에 노릇 바삭하게 구워준다. 여기에 과일을 곁들이면 배고픔을 달랠 아점 완성이다.
어릴 적 독한 감기로 아팠을 때 할머니가 끓여준 뜨끈한 라면 한 그릇과 거기에 곁들여 먹었던 김치 맛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물론 할머니의 손맛이 담긴 여러 음식들이 눈에 아른거리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은 나의 마음을 알아줬던 라면과 김치였다. 더욱이 아픈 나를 따뜻한 음식으로 또 정성으로 달래줬던 할머니의 푸근한 온정을 잊을 수 없다.
매일같이 식탁에 올려졌던 음식에는 늘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과 정성이 담겨있었다는 걸 깨닫는다. 거창하진 않지만 결코 놓치고 싶지 않은, 음식은 곧 우리의 또 다른 행복이 되고 있다.
썸네일 by 일러스트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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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ang Geul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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